국가 여러개 나오는 스케일의 스토리에선 주인공이 특정 국가나 세력에 강한 소속감으로 속하면서 선악 구분을 자기 세력에 도움이 되는지, 자기 세력이라도 너무 반인륜적이지는 않은지, 자기 세력인데 배신자인지 이런 걸로 구분하거나


소속감이 없는 여행자 포지션의 주인공이라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열심히 나아가는데 그걸 방해하는 놈이 악, 돕는 놈이면 선 이런 식으로 구분하는데


원신 주인공은 목적이 오빠 찾으러 다니는데 단서가 없으니까 막연히 돌아다니면서 각 국가 대장님한테 질문 한번씩 올리러 돌아다니는게 스토리인거잖아.


주인공이 집정관 편, 국가 편을 드는 이유가 착해서 그런게 아니고 질문 한번 올리려고 가보니까, 질문 받아줄 놈들이 질문 받을 상황이 아니니까 상황을 해결하고 + 집정관이 질문 받아줘야되니까 호감작 하는 것 뿐임


몬드는 뭐 애완동물 일탈한다고 바쁘고, 리월은 뭐 와보니까 뒤져있고, 이나즈마는 집콕해있고, 수메르는 집콕 당해있고, 폰타인은 종말이 온다면서 바들바들 떨고 있고


우인단이랑 대립구도를 세운 것도 우인단은 집정관 뚜드려 패서 체스말 뺏는게 목적인데 주인공이 질문하러 갈 때마다 얘네 때문에 집정관 바쁘니까 방해되서 뚜드려 패는 것 뿐임


주인공은 특정 국가에 소속감이 그렇게 크지 않음. 우인단이 여 썰고 저 썰고 다녀도, 반인륜적인 새끼들 쯧쯧하고 그만이지 우인단 간부 찾아가서 목 딸 정도의 증오는 느끼지 않음. 오히려 우인단 간부면 정보가 급한 주인공 입장에선 좀 거시기하지만 가깝게 지내야 될 대상임


예를 들어 어떤 느낌이냐면, 중국 깡패 집단에 납치된 딸을 찾으러 간 아버지가 라이벌 깡패 집단이랑 친해지는 느낌?



주인공의 행동이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 이유는 주인공 목적을 너무 흐릿하게 해놨기 때문임.


예를 들어 수메르에서 주인공의 목적은 스카라무슈를 저지해서 나히다를 구하는 게 아님.


지혜의 신이니까 점마가 뭐 알겠지. 점마 구해주고 뭐 좀 물어보자. 이거임


수메르 스토리 중에 나히다가 "나 아무것도 몰라" 이러고

방붕이가 "이거 니네 오빠한테 날라갈 수 있는 로봇이니까 같이 타고 가자" 이랬으면 바로 나히다 통수치고 방붕이랑 갔을거



캐릭터가 다 착하게 나오는 건 스토리 상 타지 사람인 주인공이 티바트에 정을 쌓아야하기 때문임


주인공은 일단 심연왕자랑 만나고 1. 집 가는 게 목적이거나 2, 티바트에 정착하는 게 목적일거임

그리고 천리는 주인공의 목적을 막는 빌런으로 설계됨


주인공이 티바트에 정을 안 쌓으면 티바트에 정착하는 게 목적이 될 수 없고, 집 가는 걸 막는 천리와 싸울 때, "어휴 좆같은 티바트 빨리 이 새끼 잡고 집 가자." 이런 병신 스토리가 돼버림


주인공이 티바트에 정을 쌓고 "집 가는 김에 티바트도 구하자 아자아자 화이팅!" 이거나 "티바트에서 살고 싶은데 천리가 못살게 구네 천리 죽이자 화이팅!" 이런 느낌으로 가야됨


그래서 티바트는 국가 간에 각자의 정의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피카레스크 느낌이면 절대 안됨. 그러면 주인공은 "어 그래 열심히들 하고... 난 간다?" 이렇게 돼버림


그리고 우인단이 명백한 악이면 서사가 복잡하고 조잡해짐. 심연왕자를 만나고 집에 가거나, 티바트에 정착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목적에서 상당히 핀트가 어긋난 악이라서 냅두기도 애매하고, 다 죽이면 오지랖이고. 존나 애매한 놈들이 돼버리기 때문에 결국 다 세탁할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