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질드=Kreauzlied는 크로이츠 리드, 즉 책형(磔形)의 노래를 뜻한다.


이곳에 떨어진 이국의 소녀 베라의 부름으로 깨어났다

=the small cry of a foreign maden who had drifted to this land

=この地に流浪してきたある異国の少女の小さな願いによって蘇った。


최후의 크루질드를 깨운 베라(Vera, ヴィーラ)는 누구인가?

Vera는 라틴어로 '진실되다', '참되다'를 뜻하는 형용사 verus의 여성형.


-

「난 가끔 이 마을이 너무 재미없고 무료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

아주 조그만 델피 마을에 사는 평범한 소녀 베라, 마을 근처의 아담한 언덕에 누워 눈을 감고 초여름의 바람을 느끼며 또다시 원망하듯 중얼거린다.

 ─소녀 베라의 우울 1권 中


'델피 마을'은 Delphi, 즉 고대 그리스의 신탁국가, 델포이를 뜻한다.


-

──내 뒤뜰은 우주보다 커──

「그냥 너도 날 도와줘야겠어」 자신을 「에코」라 부른 검은 머리의 소년이 베라에게 식칼 한 자루를 건넨다.

꼬마는 서랍 앞으로 걸어가더니 미친 듯이 촉수를 내리찍는다.

「어서 문 닫는 것 좀 도와줘. 만약 촉수가 널 공격한다면 그 식칼로 내려치면 돼」 에코의 안경에 파란색 점액이 가득 묻어 번들거린다. 「빨리! 이 사악한 신이 델피에 강림하게 해선 안 돼!」

베라는 에코를 도와 문을 닫았다. 비록 촉수를 제압하던 도중에 에코의 등을 몇 번 찌르긴 했지만...에코의 치유 마법이 강해서 다행이었다.

「사실은 말이야...난 천 살이 넘어. 그리고 이 문은 우주의 모든 곳과 통하지. 조금 전에 봤던 건 마젤란 행성의 오래된 신이야. 마젤란 행성에서 가지고 올 게 있어서 갔다왔고.」 에코는 온몸이 점액 투성이라 베라의 치마로 안경을 닦았다. 「음... 뭐 궁금한 거 있어?」

「탈은 누구야?」 베라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하다.

「원래 식인성에 살던 악령인데, 나한테 잡힌 뒤로는 우리 집에서 집사를 하고 있거든. 근데 왜 너한텐 친절히 대하는지 모르겠네」


에코(Ike, エーク)

마젤란 행성의 오래된 신(an old one from the Large Magellanic Cloud, 大マゼラン雲の旧支配者)

탈(Tal, タール)

식인성에 살던 악령(An evil spirit that resided in the man-devouring castle, カニバルキャッスルの悪霊)


-

그러나 베라의 부모는 베라에게 사람은 언젠가는 모두 가정을 꾸리게 되니 먼 곳은 동경의 대상일뿐이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그녀의 친구인 샤키도 활달한 그녀가 먼 곳으로 시집간다면 이 조그마한 마을이 완전히 적막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키는 너무 연약해 보여서 남자아이들과 같이 어울리면 괴롭힘당할까 걱정이 돼서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인류는 아직 정신적으로 덜 성숙해. 그래서 너희가 불가사의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줄게」 에코가 베라에게 두 손을 내민다. 「너흰 언젠가 청춘이 될 거야」

오리온자리 끝자락에서부터 영원히 지지 않는 마신의 성까지, 시간의 홍수 속에서부터 반짝이는 은하수 깊은 곳까지...

에코는 「너한테는 어느 정도 멀어야 먼 곳인 거야? 우주의 모든 곳이 우리 집 뒤뜰처럼 재미없거든」라고 말했다

「흠...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달라」 에코가 말한다.「내 마음은 우주 전체보다도 조금 더 크거든」


샤키(Sachi, サッチ)

오리온자리 끝자락(Orion Arm, オリオン座 ) 

영원히 지지 않는 마신의 성(the Eternal Jahanam, 永久の魔神の城 ) 

시간의 홍수 속(the Torrents of Time, 時間の激流 ) 

반짝이는 은하수(the depths of the Starry Sea, 星の海が輝く奥の奥 )


-

더 쓰려다가 찍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