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소. 운 좋게 알게 된 박학다식한 친구들이오. 함께 지내다보니 마음이 잘 맞더군 우린 「역사 속의 암왕제군」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참이네. 자네도 들어보겠나? 동의할 수 없는 의견이군 도와 검에 대한 근거는 묻지 않겠소...모라, 이른바 돈이라는 건 「계약」의 편의성을 위해 생겨난 수단일 뿐이오 인간이 모라를 이용해 거래하도록 하는 게 바로 암왕제군의 뜻이지 암왕제군은 「최초의 모라」도 평범한 화폐처럼 그냥 써버렸을 것이오... 아니…. 난 암왕제군을 깎아내리려는 게 아니라 사실을 말한 것뿐이오 …선과 악 얘긴 잠시 접어두고 암왕제군은 「계약」을 존중하니, 그분께 죽임을 당한 마신은 분명 어떤 「계약」을 어겼을 거요 그건… 말하자면 긴 이야기요. 하지만 진실은 아가씨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네 아니…. 어디서부터 얘기할까 고민 중이었어 그러니까 왕생당 일이라는 소리군 일이라면 어쩔 수 없군. 왕생당 객경이니 신분에 맞게 행동해야지 그럼 조금 전 얘기하던 건 기회가 된다면 가면서 이어가도록 하죠. 참, 너도 같이 가야지 앞으로의 경험이 네 여정에 도움이 될지도 몰라 일곱 신 체계가 구축되기 전의 이야기지...마신은 이미 죽어서 네 여정의 목표가 될 순 없겠지만, 네 여행에 의미를 더해줄 거야 하지만 이 친구는 보물 찾기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네. 고고학 탐사에 큰 도움이 될 거야 ——시야에 들어온 보물 상자는 절대 놓치지 않는 재능이지 이곳은 고운각이네. 마신이나 마신 전쟁 시기의 역사를 연구하고자 한다면 여기가 딱이지 암왕제군은 바위로 만든 창을 이 해역에 던져 마신을 꿰지르고 진압했다고 하네 그 바위창이 오랜 시간 풍화되며 이렇게 색다른 광경을 만들었지 지금 우리 눈앞에 남아있는 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해. 당시 암왕제군이 던진 바위창은 엄청난 크기에 많기도 많았거든 다만 던지는 방향이 저마다 달랐고 창이 워낙 거대해서, 해수에 침식됐거나 중력의 영향으로 바다에 잠겼을 뿐이야 그러니까 풍화뿐 아니라 최초의 붕괴도 고운각을 형성한 중요 요소 중 하나였어 그렇다네, 그게 바로 고운각의 연구 가치지 그때 역사와 관련된 상당수의 물건들은 바다에 가라앉았지만, 「소용돌이의 마신」이 일으킨 거대한 파도가 그것들을 다시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계기가 됐지 음, 그럼 난 내 친구들과 함께하겠네. 내가 잡학에 밝긴 하지만 고고학자 앞에서 주름잡을 순 없지 않겠나 그러지, 뭔가 진귀하거나 희귀한 걸 발견한다면...맞은편 기슭에서 모입시다 두 사람 다 진정 좀 하시오. 우리가 괜찮은 걸 가져왔으니 같이 살펴봅시다  우으… 아쉽군. 그대들이 가져온 것들은 「소용돌이의 마신」에 의해 뭍으로 쓸려 온 건 맞지만, 마신과는 관련이 없는 것들이오. 근처 해역에서 나온 것일 뿐이지 그에 비해 우리가 찾아낸 이 석판은 신비로운 무늬가 있고, 마신의 힘도 미세하게 담겨 있다오. 어쩌면 연구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군 아, 맞다. 그 찻잔은 팔지 않는 게 좋을 거요 그건 골동품이 아니라 응광의 물건이오. 군옥각과 함께 떨어진 것이지. 칠성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다면...전설에 따르면, 「소금의 마신」 훌리야의 보호로 한 때 그녀의 백성들은 풍요로운 삶을 누렸다고 들었네 하지만 워낙 오래전부터 떠돈 전설이라 이곳을 찾는 걸인이나 보물 사냥단이 많았으니 아마 값나가는 물건은 얼마 안 남았을 거요 ——대충 알고 있네 봉인과 관련해 항간에 떠도는 소문은 단편적이고 뒤죽박죽인 것 같지만 실은 그 속에 봉인을 해제하는 방법이 숨겨져 있지 완연 아가씨가 말한 봉인 해제와 관련 있어 보이는 장치 쪽으로 일단 한번 가봅시다 사실 동시에 켜야 할 뿐 아니라 비석을 정확한 순서대로 밝히지 않으면 봉인을 해제할 수 없소 이곳의 수수께끼의 비밀은 마신 전쟁을 설명한 말속에 숨어 있다오 「남쪽으로 천형, 동쪽으로 요광, 서쪽으로 절운, 북쪽으로 경책을 돌아보니 모두 적막하고 생명은 도탄에 빠졌도다. 넓은 리월에 평온한 곳 하나 없구나」 그럴 것이오, 이 구절은 「소금의 마신」과도 관련 있는 내용이니... 그 선량하고 인자한 신은 전란으로 고통 받는 인간들에게 안전한 거처를 마련해주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리월 각지를 돌아다녔소 그 시대 신들은 거듭 전쟁을 벌였고 잠시 잠깐의 평화도 사치였다오 그리고 그녀는 마침내 우리가 지금 「대지의 소금」이라 부르는 이 땅을 찾아냈소 : 유적에 들어가기 전에 제안할 게 있소. 고운각에서 벌였던 불필요한 싸움을 피할 수 있을 거요  「유물은 순서대로, 매번 하나씩」이라는 계약을 맺어줬으면 하오 성의 표시로 유물은 두 분이 나눠 가지시게. 난 순서에 넣을 필요 없소 음...「계약」을 맺지 않겠다면, 나도 더 이상 고문 노릇을 하지 않겠네 이 유물 안에 감춰진 보물과 함정은 두 분이 알아서 잘 해결하시오 그 조건이라면 받아들이겠소 그럼 출발하지 이건 평범한 잔이 아니오. 절반밖에 안 담겨있지만, 아무리 써도 절대 줄지 않소 그렇소 클리멘트 선생이 이 소금 단지를 원한다면, 계약에 따라 다음 유물은 완연 아가씨 것이오 그럼 계속해서 가겠소 맞소. 하지만 「소금의 마신」의 권능이 담겨있지 이 자를 땅에 꽂으면 땅에서 물이 솟구치듯 소금이 샘솟는다네 깊이 꽂을수록 소금이 더 많이 나오지. 그야말로 소금 「풍년」이라오 그럼 계약에 따라 이 소금 자는 완연 아가씨 것이오 「계약」을 깨고 싶다는 소리요? 계약을 맺지 않았소? 암왕제군은 「계약을 체결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에겐 돌을 먹는 형벌을 내린다」고 하셨소 「돌을 먹는 형벌」을 한번 맛보시게...그리 쉽진 않을 거요 소금 단지도 내가 몰수하지 당신은 탐사를 계속할 자격이 없으니 그만 떠나시오 클리멘트는 탐욕을 부렸어. 그러나 탐욕 외에도 계약을 어기게끔 하는 유혹은 무척 많지 「갈망하는 것」을 두고 욕망을 억제하며 계약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래, 이 기회에 이야기해야겠군 사실 이 급조된 고고학 탐사대에 「고고학」을 연구하러 온 사람은 없어 아가씨, 당신은 기본적인 고고학 상식도 없고 유물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네. 그러나 「소금의 마신」에 대해선 잘 알고 있소 고고학이나 유물보다 「소금의 마신」 자체에 관심이 있는 거겠지 주전방에서 언급한 소금의 마신에 관한 전설은 「은원정」에 가장 많이 떠도는 걸로 알고 있는데... …… 그리 할 것이오. 게다가 리월은 이제 더 이상 모락스의 것이 아니오 나를 따라오시게. 곧 답을 알게 될 거요 두 동강 난 검, 고고학적으로 보면 두 개의 유물이지. 「유물은 순서대로, 매번 하나씩」이라는 계약에 따라 아가씬 한 조각만 가질 수 있소 그렇소. 하지만 「매번 하나씩」은 아직 유효하네. 두 조각을 다 가지는 건 안 된다오 「계약」이니 그럴 수 없어. 지키지 않으면 깨지거든 마음을 정했소? 그럼 대가를 치러야 하오 그렇다면 「바위를 먹는 형벌」을 견뎌야 할 것이오 ...그렇게 해서 벗어날 수 있다면 훨씬 쉽겠지. 하지만... 「형벌」로 「진실」을 말해주겠소 그렇소. 지금부터 계약을 깨트린 대가로 진실을 말해주지 ——안타깝지만, 소금의 마신 훌리야는 권능이 막강한 마신이 아니었소 반대로 그녀는 너무 나약하고 주견이 없어서 절대 일곱 신의 자리에 오를 수 없는… 패배자였지 마신들의 전쟁이 일어났을 때 속세의 마신들은 티바트 대륙을 차지하기 위해 모든 힘과 지혜를 쏟았소 그러나 훌리야는 도피를 선택했지. 그녀는 전쟁이 벌어지기 전에 포기하면 자신과 백성들은 무사할 것이라 여겼다네 그러나 기나긴 전쟁에서 「양보」는 끝이 없는 법이지 거듭되는 양보로 훌리야는 모든 땅을 잃고 간신히 몸 붙일 곳만 남게 됐소 최후의 순간, 그녀는 백성을 지킬 무기조차 없었소 그렇소. 이 부러진 검은 「소금의 마신」이 남긴 유물이 아니라...그녀를 살해한 흉기라오 내 이야기는 다 사실이네 어쨌든 형벌이니까. 나도 이렇게 잔인한 일을 끄집어내고 싶지 않았어 계속 안으로 들어가자고. 거기에...완연 아가씨가 「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물건이 있을 거야 그렇지 않다면 「진실」을 형벌로 내리지 않았을 거야. 나도 이렇게 잔혹한 일을 들추고 싶지 않거든 계속 안으로 들어가자고. 거기에...완연 아가씨가 「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물건이 있을 거야 날 믿지 못하겠다면 계속 앞으로 가보시게 그때 벌어졌던 모든 일과 이 문 뒤에 남아있는 흔적이 모두 사실대로 기록됐을 것이오 이곳이 바로 현장이오. 훌리야의 유해는 흩어졌고 소금의 흔적만 남았지.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 이렇게 굳어진 것일세 그 후 그녀의 백성 중에 마침내 이 인자하지만 나약한 마신은 전쟁에서 누구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자들이 생겼지 마신들의 전쟁은 아주 잔혹했소. 그녀는 패배 후의 고통을 겪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았을 거요 아무리 약한 마신이라도 죽을 때 발산되는 힘을 평범한 사람의 몸으로는 견딜 수 없는 법이지 도망치지 못한 사람은 전부 이 꼴이 됐어 도망쳐 나온 소금의 마신 백성들은 그녀의 영지를 떠나 리월로 향했어. 그리고 암왕제군에게 보호를 요청했지 그들의 후손은 훌리야가 남긴 마신의 유해가 자신들에게 영원한 저주를 걸까 봐 두려워했어... 그래서 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으로 돌아와 검을 부러뜨린 후 공양했어. 그녀의 분노가 가라앉길 바라면서 사실 불필요한 짓이었지. 마지막까지 저항조차 못 했던 마신이...자신의 백성에게 분노했을 리가 없잖아? 이건 완연이 치러야 할 대가지. 하지만...이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니야: 보아하니 아마 한동안은 계속 동요할 거야.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것만으로도 잘된 셈이지 응, 아주 오래전 훌리야의 이야기는 내게 일종의 경고이기도 했지 이미 죽은 신을 믿는 건 아무 도움이 안 돼 ...훌리야에 대한 신앙심이나 모락스에 대한 신앙심 모두 마찬가지야 자, 이제 나와 함께 「고운각」으로 가줬으면 해 휴… 옛 땅에 다시 와서...옛날 이야기도 많이 했으니... 그때 사람들이 그립군 전에 내가 고운각 밑에서 수많은 과거의 마신들을 진압했다고 말했지 선인들은 이제 리월을 인간에게 넘겼어. 그러나 훌리야의 시대는 더욱 먼 과거야. 그녀가 남긴 「소금 단지」와 「소금 자」를 리월로 가져가선 안 돼: 이곳 고향에 남겨두어 깊이 잠들게 하는 게 훨씬 좋을 거야... 내 손으로 한 시대를 끝냈어. 난...내가 끝낸 역사를 어떻게 기록해야 할지 고민 중이었거든 역사는 기록될 수 있지만, 그게 전부 사실은 아니야. 이번 일이 그 점을 증명해줬고. 시간이 흐르면 역사는 왜곡되지...더 제대로 된 「기록」을 찾아야만 진실된 역사를 새길 수 있어 석판에 새기면 「기록」은 오래 남지. 그러나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반석이나 세상, 그리고 나 자신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지도 몰라 그러니 여행자, 네가 적임자일 것 같아넌 여러 세계와 별 바다를 넘나든 사람이야. 네 기억 속에 새긴 역사는 언젠가 너와 함께 다른 세계로 가겠지 여행자인 네가 충분히 「기록」한다면, 티바트의 시대와 역사에 「살아있는 예비본」이 생기게 되는 거지... 그럼 이제 「소금 단지」와 「소금 자」를 바다에 던지자고 방금 말했잖아. 여기서 과거의 마신들이 진압됐다고 「군옥각」에 의해 심해에 다시 갇힌 「소용돌이의 마신」 오셀도 포함되지... 하하하...티바트 대륙을 떠난 후에도 보물을 찾게 되길 바라네 내겐 「재물의 신」이란 이름도 있으니 효험이 있을 거야 난 여기에 좀 더 머물다 갈게. 이렇게 추억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들 테니까마신 전쟁 시대에 선과 악을 구분하는 기준은 지금과 완전히 달랐지 물론...지금은 나도 그녀가 더 평화로운 시대에 살았으면 좋았을 거라 생각해 「소금 단지」와 「소금 자」에 담긴 권능은 오셀에겐 미미한 수준이지 언젠가 그가 힘을 되찾아 다시 온다면… 흥, 분명 또다시 패배할 거야 좋은 질문이군. 예전이었다면 아주 구체적으로 대답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왕생당 객경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지 그나저나 이번 여정이 즐거웠다면, 다음번 「기록」도 나와 함께 하지 않겠나? 음? 어쩐 일이야? 너희들도 이야기를 들으러 왔니? 시간은 있지 지질과 광석이라… 뜬금없이 왜 비교를 하고 그래?: 하하, 알겠어. 그럼 한번 가보자고 근데 미리 말해둘게. 그 분야라면 잘 알고 있긴 하지만 내가 세상 최고는 아닐 수도 있어 학문의 세계는 끝이 없는 법이지. 뭐든 많이 봐두는 건 좋은 일이야. 어쨌든 내가 옆에 있으면 너희도 안심이 될 테고, 또 진짜 고수가 있다면 나도 그 사람에게 한 수 배울 수 있으니… 과분한 칭찬이군. 그냥 좀 아는 정도야 …… 기운이 넘치시는군요 곤균 씨는 감정사인가요? 음…겉은 매끄럽군요. 표면의 균열은 화산 분출로 생긴 것이네요. 내 생각이 맞다면 이건 다른 나라에서 온 돌일 겁니다 이건 평범한 돌이 아니죠. 표면이 얇고 까만 선이 있는 걸 보니… 최고의 수정 광석을 품고 있을 겁니다 아니, 곤균 씨 말이 맞아 수정은 대부분 고온에서 생성돼. 고온과 물은 서로 상극이지. 그래서 물을 담고 있는 수정이 희귀한 거야. 이 수정에는 고산 호수의 물을 머금고 있으니 더욱 희귀하지 많이 보다 보니 그렇게 됐네, 별로 대단한 건 아니오 그러니까 광부 4명이 실종됐다는 거군 광부들은 대게 건장한 사내들이지. 네 사람이 다른 광산으로 간 건 아닐까 싶은데? 현장을 봐야 알 수 있겠군 광산 안에 널브러진 옷가지라, 분명 대웅 씨와 동료들 거겠지 6일 넘게 나가 있으면서 갈아입을 옷도 안 가져갔다니 세면도구와 광석 채굴 장비라… 맞아 채굴용 곡괭이 4개가 없어졌어. 연장은 챙겨갔을 가능성이 크지 연장은 챙기면서 생활용품 챙길 시간은 없었다? 그건 말이 안 되지 일단 가까운 곳에 일하러 간 거라면 짐이 필요 없지. 하지만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았으니 그건 아닐 테고 본인들의 의지로 떠난 게 아니라면, 짐 챙길 여유 같은 건 없었을 수도 있어 그럴 가능성이 커. 자세한 걸 알려면 단서가 더 필요해 발견한 거라도 있나? 여기서 일하는 사람인가? 텐트 안에 숨어 있던 사람은 멀쩡하고, 밖에서 일하던 사람은 없어졌다라 설마 작업구역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근처에서 단서 3개를 찾았다네 첫 번째 단서는 곡괭이 4개가 사라졌는데 생활용품은 하나도 줄지 않았다는 걸세. 그 광부들은 자발적으로 떠난 게 아니라 누군가가 데려간 거지 두 번째 단서는 광산 구역엔 원래 광부 다섯 명이 있다는 거야. 그중 작업구역 밖에서 게으름 피우며 자고 있던 한 명이 깨어나 보니 동료들은 사라지고 없었다는군 작업구역에 있던 사람은 모두 사라졌지만, 쉼터에 숨어 있던 사람만 멀쩡한 걸 보면, 사건은 작업구역에서 발생한 듯하네 그게 바로 세 번째 단서일세. 곤균 씨의 특별한 방법으로 예측해본 결과, 그자들은 한 아이에게 이끌려 광산 구역을 떠난 것 같아: 우리의 추측에 의하면, 길을 따라 북쪽으로 가서 광산을 벗어나 유적 방향으로 간 것 같군 잠깐, 사건이 발생한 건 6일 전, 걸어갔다 해도 이미 멀리 갔을 거야 좋네 잠깐, 한 명이 없어 「용 진압석」? 용 진압석은 보통 단조할 때 쓰이는데, 그건 왜 찾는 거지? 그렇군…. 기회가 된다면, 이번 여정에서 나도 그 돌을 한번 찾아보겠소 별거 아니니 신경 쓰지 말게 층암거연에서 북쪽으로 가면 성법 관문이 나와. 만약 그 길로 갔다면 분명 흔적이 남았을 거야 성법 관문 출구로 가지. 발자국이 없으면 그들이 아직 안에 있다는 거고, 새로운 단서가 나오면 계속 추적하자고 아무래도 성법 관문을 통과해 계속 앞으로 걸어간 모양이군 4,5일 전이라고? 생각보다 멀리 가진 않은 것 같군. 성법 관문의 지형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된 모양이야 그 아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봤나? 이쪽으로 간 건가? 그거면 충분해, 고맙네 곤균 씨가 광석의 기억을 읽는 장면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군 재밌다고 느슨해지진 마시게 어른 넷이 멍한 얼굴로 아이 하나를 주야장천 따라다닌다는 게… 결코 간단한 문젠 아닐 걸세 게다가 방금 그 학자를 공격한 새끼 바위 용 도마뱀은 원래 그렇게 공격적인 마물이 아니지 길을 따라 찾아온 많은 단서가 모두 연관돼있는 것 같아… 광부들이 그저께 남천문 쪽으로 갔고, 이곳을 지나면 험준한 산길이니, 남천문으로 가는 거라면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군 방금 근처에 표시를 해뒀으니, 대웅 씨가 쫓아온다면 이걸 보고 우릴 찾아올 수 있을 거야 보아하니, 지쳐서 쓰러진 것 같군 집념이 이렇게나 강하다니 이상하군 근처에 영지가 있으니 일단 그를 데려가 안정시킨 뒤 다시 계획을 세워보지 과로로 혼수상태에 빠진 것 같아.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어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 그럼 여기에 쓰러졌단 게 더 재밌어지는군 무슨 일이 생겨서 버리고 갈 수밖에 없었을 거야 줄 게 있다고? 왜지? 뭔가 찾은 게 있나? 이 고목… 흩어져서 조사해보지. 이쪽은 나한테 맡기고, 이 주변은 너희들이 조사해줘 알겠네 이 길은 새로 파낸 거야, 아마 해답은 이 앞에 있겠군 걱정 마, 내가 앞장서지 끝쪽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져, 다들 신중해야 해. 자, 다들 준비하지 야타용왕, 그건 너의 숙명이야 야타… 방금의 전투에서, 넌 모든 힘을 우리에게 썼어 너의 힘이 조금만 더 강했다면, 네가 「용 진압석」에 대해 얘기하기 전부터 너라는 걸 알아챘을 텐데 상관없으니, 자네가 결정하게 진이 빠져서 그렇지, 생명엔 지장 없으니 걱정 마시게 넌 여전히 대장장이를 편애하나 보군 야타, 난 더 이상 바위 신이 아니야 지금의 난 그저 평범한 리월 사람에 불과해 상관없어. 그런 날이 오더라도 리월 백성들은 널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을 거야 신이 없다면 여긴 곧 인간들의 세상이지. 한때 인간의 신이었던 난 그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볼 의무가 있어 수명이라면 네가 훨씬 더 길지. 이 대륙에서 수명이 가장 긴 건 아마 원소 생물일 테니까 농담도 참. 옛 친구를 만나는 건 이렇게 기쁜 일이거늘 바위에게 감정이 있듯 나도 그러하다네. 하지만 난 계약의 신이자 리월 사람들의 신이었지 용이 움직이면 천지가 뒤흔들리니. 네 힘이라면 전성기 때의 나조차도 혼자 상대할 수 없을 텐데, 봉인은 말할 것도 없지 고맙네, 야타 천 년 전 야타가 층암거연을 습격했을 때, 난 그를 막기 위해 거연에서부터 그와 전투를 벌여 여기까지 왔다네. 그리고 마침내 그를 격추시켜 지하에 가뒀지 「용 진압석」은 바로 그때 생긴 거야. 야타는 용 진압석을 감지할 수 있어서 무의식중에 그걸로 날 찾으려고 했어 비록 그 전투에서 내가 이겼지만, 그가 나보다 못해서가 아니야. 그의 마음엔 여전히 나와 리월,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생명을 향한 정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지 그는 자신의 의지로 봉인 당했어. 하지만 아쉽게도 「마모」에 의해 기억을 잃었다네나 또한 피할 수 없다네. 난 단지 '떠나야 할 때 떠나야 한다'란 이치를 인간들보다 더 잘 아는 것뿐일세 힘이 강할수록 「마모」에 따른 위험도 커지게 돼. 수천 년의 세월 앞에선, 아무리 바위라 해도… 지칠 때가 있어 친구를 내 손으로 직접 봉인한 것도 내가 겪은 「마모」의 일부겠지 인간은 옳은 길을 위해 끊임없이 포기하고 잃게 될 거야. 어쩌면 그게 바로 「천리」가 내게 남긴 「마모」일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난 인간의 신이니, 신분이 어떻게 변하든 그들의 역사를 이 두 눈으로 지켜보겠네 그게 내 본분인걸 어쨌든 이번 일은 정말 고마워 무엇이 궁금한가? 알려줄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