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검증되지 않은 가설과 추측이 섞여 있음.

이 글의 내용은 공식으로 밝혀진 사실이 아니므로

추후 밝혀지는 내용으로 얼마든지 반박될 수 있음.



이야기는 이곳에서 시작된다.



추정할 수도 없이 먼 옛날


지금 티바트의 일곱 국가도 있기 전에

이 세상에는 고대의 문명이 존재했고,


대륙들의 모양도 지금과는 달랐다.


지금 이나즈마라고 부르는 열도 부근은

본래 하나의 큰 섬이었으리라 추측된다.


그 중 한 지역을 다스리는 마수가 있었으니,


그 모습은 날개가 달린 짐승으로 묘사되며,


"매의 깃털 모양의 휘장은 번개를 가르는 사나운 매의 모습을 본떠서 만든 것이다."


"지난날 포학하기 그지없던 번개 마물은 뇌전의 수완으로 사람들을 부렸었다."


번개의 힘으로 사람들을 가혹하게 지배했다.



그래서 해당 지방에는 마수에게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양의 풍습이 자리를 잡았는데,


이 풍습에 자신의 혈육을 희생당한

한 용사가 있었다.


"친족이 공물이 되어 공양당할 때의 제사의 술"

"용사는 항상 이 꽃을 가슴에 달고 번개와 천둥을 당당하게 마주한다. 번개 마물과의 전투도 그를 동요할 수 없었다."



용사는 오랜 싸움 끝에 마수의 수하들을 토벌하고,

마침내 마수와의 싸움에 나선다.



싸움 끝에 용사는 마수의 목을 베었지만,

마수의 힘의 근원은 단순한 무력이 아니었다.


세상에 원소가 존재하는 한 마수는 물러나 육체를 재구성하면 될 뿐이었고,

뇌전 폭군이 나라를 다시 유린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래서, 용사는 마수를 가둘 특별한 봉인을 만들었다.

"번개 마물을 도살한 용사는 자수정으로 이 모래시계를 만들었다."


"모래시계 안에 갇히면 번개와 천둥이라 해도 영원한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 

수정의 파열과 재구성은 수없이 반복됐고, 시간은 번갯불 속에서 조용히 흘러갔다."


번개 원소의 그릇인 자수정으로 특별한 봉인구를 만들고,



이를 모사하듯 출구가 없는 비경을 만들어 번개 마수를 영원히 가두었다.

이 안에서 마수는 태어나, 용사와 싸우다 죽는 최후의 순간을 영원히 반복하며

두 번 다시 사람들을 위협하지 못할 것이었다.



허나 마수를 가두고 원수를 갚은 용사에게도

행복한 미래는 없었다.

제물로 바쳐진 혈육은 돌아올 수 없고,

입구도 출구도 없는 감옥의 비밀을 세상에 알릴 순 없었기에

용사는 영웅으로서 귀환하는 일 없이 홀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그렇게 또 셀 수도 없이 긴 세월이 흘렀다.


훗날 천리의 주관자라 불리는 존재가 나타나

셀레스티아를 두고 묵시록과 같은 대전쟁이 벌어진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선지



셋이 있던 달 중 둘이 죽음을 맞이한다.


급작스러운 천체의 변화로

구 이나즈마 일대의 해수면이 크게 상승했고,



하나였던 큰 섬은 여러 작은 섬으로 쪼개지며

저지대에 있던 시설은 대부분 바다에 침수된다.



거기에 천리까지 직접 나서 구 문명의 주민들을 학살하니

구 이나즈마 문명은 그 때에 사실상 절멸한다.


다만 미약하게나마 명맥을 이어간 핏줄이



천리의 눈을 피해 지하로 숨어든 연하궁,



외딴 곳에 떨어져 그대로 잊혀져 버린 츠루미섬의 부족이었다.


그렇게



또 길고 긴 시간이 흐른다.



과거, 고대의 용사가 마수를 봉인했던 땅은

세이라이섬이라 불리며

이나즈마의 주민들이 정착해 살아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세월의 영향인지, 아니면 지반 침하로 인한 손상인지

용사가 마수를 봉인했던 비경의 봉인에 미세한 금이 가고 만다.



순환의 감옥이 아닌, 바깥 세상에서

다시 재생성된 마수.


하지만 영겁의 순환을 거치며 마모되고

불완전하게 다시 태어난 영향인지

마수는 자신의 이름도,

이곳에서의 과거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방황하던 뇌조는 어느 새 남쪽의 외딴 섬으로 향하게 되는데,

거기에서 묘하게 자신을 알아보는 한 부족과 만나게 된다.



그들은 바로 과거에 마수를 섬기던 이나즈마 구 문명의 후손.


자신들을 고립시키고 몰락하게 한 천리와 셀레스티아에 깊은 원한을 품고 있던 부족은



뇌조가 죽은 달을 되살려

천리를 축출하기를 원했다.



그들은 잊혀진 희생 제전을 부활시키고,

뇌조를 자신들의 신으로 모시기 위한 제물을 준비한다.


"새해를 맞이하는 축제에서 샤먼은 무고한 사람의 피로 뇌조를 불러왔다. 

부족의 사람들은 뇌조가 신성한 제물을 받아들여 

왕년과 같이 울부짖으며 신의 계시를 내려주길 기대했다."


그리고



그 사건이 발생한다.


"부족의 마지막 축제에서 격분한 뇌조는 피가 묻은 제단을 뒤엎었다. 

수호신의 강림을 예고하는 시계는 이 순간 천둥번개를 불러온 죽음의 시계가 되었다. 

천둥 번개를 부리는 괴조가 부족에게 재앙을 내린 건 

단지 한 사람의 노래 때문이었다."


뇌폭으로 부족을 몰살한 뇌조는

자신의 분노가 그것만으로 풀리지 않음을 깨달았다.

우연인지, 아니면 반복된 순환에 의한 학습인지



뇌조는 부족에 저주를 내려

류를 희생한 마지막 제전의 시간이

이 섬에서 영원히 반복되도록 한다. 


마치 자신이 그렇게 당했던 것처럼.


그렇게 섬을 떠난 뇌조는

분노와 함께 희미하게 떠오르는 옛 기억을 따라

자신이 봉인당했던 땅으로 향한다.


허나 세이라이라 불리는 그 섬은 

이나즈마의 백성들이 터전을 일구며 살던 땅이었고



이나즈마의 번개 집정관으로 즉위한 라이덴 마코토

분노에 휩싸여 나타난 뇌조를 적으로 규정했다.




결국 카게무샤인 라이덴 에이에 의해

뇌조는 아마쿠모 산마루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불완전하게나마 마수였던 뇌조를 봉인하기 위해

나루카미 다이샤의 주재로 제압석이 설치되었고,

(그 근거로 신사의 제구인 고헤이가 발견됨)



이를 관리하기 위해 아사세 신사가 설치되었다.

(세이라이 전역에서 오직 이곳만 벚나무가 자란다.)


문제는 이 때 라이덴 마코토가 고대 봉인에 관한 비밀에 접촉했는지,

그리고 그 비밀이 훗날 그녀의 죽음에 관련이 있는지 의심의 여지가 있지만

현 시점에선 확신할 수 없다.


아무튼 이 시점이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전.




시간은 500년이 더 흐른다.


아사세 신사를 관리하는 가문의 딸

아사세 히비키

가업을 잇기 위해 나루카미 다이샤로 건너가

호재궁의 가르침을 받는다.


그와 더불어, 요고우산 텐구의 제자로 있던 타카미네와 만난다.(이름은 이후 곤부마루로 일관하고 있어 불명)


「히비키도 분명 인연을 만났겠지?」

「그 난폭한 무뢰배와 무슨 인연이요!」

「어머, 과연 그럴까?」


히비키는 수련을 마치고 아사세 신사에 배치되었지만

쇼군 휘하의 하타모토가 된 타카미네는

히비키가 아닌 다른 아내를 맞아 결혼한다.

허나 마음은 히비키에 있었던 듯, 수시로 아사세 신사에 방문해 밀회하게 된다.


「이미 하타모토가 되어 책임을 짊어졌으면서, 왜 여기저기 사고를 쳤지?」
「이미 결혼을 해서 아름다운 아내가 있으면서, 왜 유유자적 도박을 일삼았지?」

이미…
이미 혀끝까지 올라왔지만 뱉지 않은 질문은, 다시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그런 작은 추억도 시간은 용납하지 않았다.



켄리아가 어떤 계기로 인해 멸망하고

심연의 군세가 티바트 전역을 침공했다.



미코시 치요가 교전 중에 오염되어

배신 끝에 숙청되었고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집정관 라이덴 마코토가 사망했다.



히비키를 가르친 호재궁 역시 마수들과 맞서던 끝에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비극은 히비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정인(情人)인 무절(霧切)의 타카미네가

전투 중에 심연에 의해 오염, 망자와 같은 상태가 되었고



결국 히비키에 의해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이 일련의 사건이 아사세 히비키에게 결정적인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다 추정된다.



대략 수십 년이 흐른 후


아사세 히비키는 세이라이에 근거지를 둔 해적

아코 도메키 자에몬과 친분을 쌓게 된다.


그를 아들처럼 여기던 히비키는



도메키가 모종의 이유로 막부에 반란을 일으켰을 때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고 만다.



뇌조를 봉인하던 제압석을 훼손해 버린 것.



숫적으로 밀려 패퇴하던 도메키의 선단과

막부의 해군 선단 사이에



수수께끼의 뇌폭이 작렬한다.


막부군은 대량의 선박을 잃고 후퇴, 



히비키는 신사의 고양이 네코만 남긴 채 소멸.



도메키는 동료들과 함께 금사과 제도로 표류하게 된다.


그리고 세이라이 섬은



고대 마수의 감옥이 훼손되며

엄청난 뇌폭 때문에 황폐화되었고


나루카미 무녀의 배신이라는

중대한 반역 행위의 오명 때문에


주민들은 모두 강제 이주되고 이후 500년 동안 버려진 땅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또 500년이 흘러


지금.



여행자에 의해 이나즈마의 안수령이 해제된 이후

모험가 길드는 세이라이섬 조사를 진행한다.



제압석을 복구하고,

뇌조의 사념인 뇌음의 권현까지 제압한 여행자는

섬 전역에 걸친 해로운 뇌폭을 거의 해제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구멍 아래의 고대 봉인이 풀려버린 영향일까,

세이라이 상공의 이상 기후는

지금도 변함없이 뇌광을 내뿜으며

섬에 불길한 빛을 드리우고 있다.



참고한 글


요고우 삼인조 - 아사세 히비키의 생애


티바트의 해수면 상승에 대해


이나즈마의 역사 - 츠루미섬의 원주민과 뇌조에 대한 중간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