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평등해야 한다는 발언은 현실의 병신 PC들처럼 평등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님.

평등해야하는 이유에는 목적이 있는데, 본문에 보면 in order to survive라고 명시함. 결국엔 최종적으로 살아남는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인간과 신은 동등하게 서로 상부상조해야 하는게 좋다는 일종의 권고일 뿐임.


평등이란 단어에만 꽂히면 다른 더 중요한걸 지나치기 쉬운데,

equal state in teyvat란 표현은 티바트에서 생존하는데 있어서 인간과 신의 능력을 상회하는 훨씬 더 거대한 위협이 있다는걸 함축하고 있음.

그렇기 때문에 서로 도와야(helping each other)하는거고,

근데 그걸 강력하게 강제하지는 않음. 당위성 정도를 느슨하게 표현했지, 그렇지 않다면 must를 썼지 should같이 물러터진 표현을 쓸 이유는 없음.


종합하면 하이삼은 500년 전 재앙에 대해서 뭔가 알고 있는 상태고, 그걸 극복하려면 신의 힘만으로는 안될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볼 수 있음. 당장 하이삼 본인이 그 재앙에서 자기 나라의 신이 죽어버렸던 수메르인임.

동시에 이런 생각을 하는걸 보면 아카데미아를 비롯한 수메르는 재앙 이후 신의 힘에 대한 일방적 의존이든 불신이든 여론이 양극화되었을 가능성이 높음.

리월이나 이나즈마에서 스토리는 신의 힘과 권위에 완벽한 의존을 하고 있다가 각각 송신의례와 안수령 폐지를 거치면서 인간이 자립하는 것의 의미와 가치를 강화했음.

아마 수메르도 비슷한 루트를 타게 될 듯.



그리고 마신퀘에서 종려가 500년 전 재앙에 대해서는 계약때문에 말해줄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었음.

이걸 염두에 두고 본다면, 수메르 학자들이 어리석은 짓을 해도 지혜의 신이 입을 열지 않는다는건, 신들을 통해서 500년 전 재앙에 대해서 알려지는 걸 막기 위한 조치가 있었고, 그에 따른 영향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가능함.

제관 성유물 스토리나 설산 스토리 파다 보면, 지식은 지혜가 아니고 오히려 하늘이 싫어하는 위험한 것이란 표현이 자주 나옴.

수메르 아카데미아는 지식을 추구하는 기관인데, 만약 500년 전 재앙이나 어떤 비밀을 알아버리는 상황이  온다면, 지혜의 신이 이런 지식에 이르도록 도와주는건 종려가 말하던 어떤 계약을 깨버리는 상황이 됨.

그게 아니라도 인간이 자력으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더라도 충분한 능력이 없다면 신이고 인간이고 죄다 좆되지 말란 보장은 없음.

실제로 도서관 사서로 빈둥거리는 리사는, 본인이 그 지식을 쉽게 알게 되어버릴 상황이 두려워서 수메르에서 돌아와 최대한 게으르게 지내는 중임.




결국 일련의 정황증거들에서 티바트에서 살아간다는 건 당연한 것이 아니란 결론을 얻을 수가 있음.

신조차도 죽일 수 있는 무언가와 그 무언가를 억제하는 것도 존재하고 있으며, 그 거대한 흐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이나 인간이나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도와야 한다는 알하이삼의 생각이 가능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