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미 자체는 미호요가 조금만 더 신경썼으면 


원래 얘의 모티브였을 제갈량처럼 얼마든지 매력 있는 캐릭터가 됐을텐데 


이나즈마 버전에서 스작이 라노벨만 처읽은 새끼였던건지 


지도자라는 직책에 있는 코코미한테 너무 많은 걸 몰아주다보니 


얘가 이상적인 지도자라기보단 온갖 독재자를 짬뽕해 놓은 씹덕판 김정은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음 





우선 코코미가 지도자 자리에 앉은 이유가 산호궁 혈통이라는 것에서 문제가 시작됨


리월의 응광은 밑바닥 과일장수에서부터 시작해 칠성에 오른 정말 입지적인 인물이고


하다못해 반대 포지션에 있는 야에는 호재궁 라인 잡고나서 자기 능력으로 대무녀 직위에 오름 



근데 얘는 산호궁의 혈통은 재앙신의 후손이라 특별하니까 라는 이유하나만으로 이 자리에 올랐음


티바트는 나름대로 중세(또는 근대) 판타지가 배경인데 놀라우리만치 1인 지도 체제의 왕정국가가 없음


신적 존재인 집정관들이 다스린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모든 나라가 집정관들은 사실상 입헌군주정의 상태임


자유라는 이름하에 페x니x스 기사단에 짬때리고 직무유기하는 벤티와 몬드는 말할 것도 없고 


리월은 암왕제군이 늙었다는 이유로 막강한 군사력의 상징으로만 자리하고 칠성이라는 각계 정부 부처가 통치하는 형태

(그 막강한 군사력이 부재할 때 과연 문인,상인들의 집단인 칠성이 외부의 위협에 맞설 수 있는가하고 시험하는게 리월의 스토리)


이나즈마 또한 라이덴은 통치에 대해 대외정책과 국가 아젠다에 대해서만 관여하고 있고 


사소한 내치의 거의 모든 부분, 심지어 와타츠미의 내란까지도 3봉행의 관료들이 나눠서 맡고 있음


이런 와중에 유일하게 와타츠미만이 혈통 기반의 1인 지도 체제를 유지하고 있음 




문제는 1인 지도 체제는 국가에도, 지도자 본인에게도 굉장히 비효율적임


대부분의 독재국가에서 독재자는 온갖 사치와 향락을 누리니까 독재자 본인은 행복할거라 생각되지만


사실 독재자들이 과로사하는 경우 또한 굉장히 많음


김정은에 대한 북한 뉴스를 보면 오늘은 위대한 장군 동지께서 어디 공장에 다녀가셨다 


오늘은 위대한 장군 동지께서 농촌 어디가서 직접 교시를 내리셨다 


이런 식의 뉴스가 많은데 국가 중대사가 얼마나 많은데 지도자가 


고작 시시콜콜한 공장이나 농촌까지 쫓아다니면서 직접 지시를 하고 있냐


결국 독재자의 일정은 초 단위로 존나게 타이트할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많은 독재자들이 과로사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 병을 얻을 수 밖에 없음




코코미도 전설퀘보면 와타츠미의 온갖 시시콜콜한 일까지 전부 '코코미의 묘책'이라는 이름으로 코코미가 관여하고 있고


그거 신경쓰다가 체력적으로 퍼져서 자기 별장(?)으로 말도 없이 빤스런해버리는 일까지 생김


코코미가 젊고 건강했기에 망정이지 지도자가 최측근도 모르는 곳에서 갑자기 급사하거나 의식불명됐다고 생각 해봐라


제대로 된 행정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와타츠미는 그 즉시 멸망수준으로 떨어질거임 




아마 모티브였던 제갈량이 촉의 대소사를 전부 신경쓰다 과로로 죽은 걸 모티브로 한 거 같긴 한데 


제갈량도 사실상 촉의 1인 지도 체제였고 제갈량 사후 촉은 멸망의 길을 갔다는 걸 생각해보면 


와타츠미 또한 제대로 된 국가 시스템이 없으면 촉과 다를 바 없을 거임




코코미 지도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김정은처럼 코코미 휘하의 부하들이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전무하다는 거임


코코미의 능력이 이만큼 대단하다 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르겠으나 


와타츠미 섬에 전문가 관료 시스템이란게 존재하는지 의문일 정도로 


전설퀘에선 코코미가 없으면 와타츠미 섬의 행정이 돌아가지 않는 모습을 보였음





김정은 시찰이라고 나오는 사진보면, 주변인물들이 김정은에게 무언가 제안하는 사진은 단 한장도 본 적 없을 거임


위대한 지도자께서는 전지(全知)한 존재이므로 이미 문제의 해결책을 알고 계시기 때문임


평생 공장의 기름을 이마에 묻혀본 적도 없고 비료 포대도 만져본 적도 없는 


어린 놈이 시찰와서 이러저러하게해라 라고 지적하면 현장의 전문가들은 얼마나 우습겠냐만은 


여튼 코코미도 한낱 무 농사까지 이렇게 저렇게하라고 라며 훈수를 두는 모습을 보여줬음


온갖 행정업무로 바빠 뒤지는 양반이 암만 주요 식량 산업이라해도 무밭까지 신경쓴다니 와타츠미는 참 대단해





물론 와타츠미 같은 경우엔 코코미가 김정은 마냥 절대권력을 폭압적으로 휘두르니까 


주민들이나 관료들이 그런 행동을 보이는 건 아닐거라 생각함


주민들 모두 코코미에게 많은 걸 기대하고 있고 코코미의 능력 또한 김정은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겠지


그러나 이건 오히려 코코미라는 인물이 흑화하기 너무나 좋은 환경일 수 밖에 없음




역사상 최악의 독재자 둘을 뽑으라면 누구라도 히틀러와 스탈린을 뽑을거임


이들은 사람 목숨을 정말 파리목숨만도 못하게 생각하는 인간 백정들인데


그들이라고해서 날 때부터 피에 굶주린 사이코패스 악귀였던 건 아님 


오히려 이 두 독재자들은 젊었을 때는 원붕이들처럼 수줍음 많고 자신감 없던 미대지망생,신학교 학생이었을뿐이었음


근데 정치에 뛰어든 뒤로 인민과 대중에게 광기에 찬 기대를 받게 되자 


자신만이 아리아인 또는 인민을 구원할 유일한 존재라는 메시아 컴플렉스적 망상에 빠지기 시작했음




코코미 또한 원래 성격은 상당히 유약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기 좋아한다고 묘사되고 있음


근데 본인은 바라지도 않는데 혈통 때문에 지도자 자리에 올라 민중의 과한 기대를 받는다면 


그 기대를 만족시키고자 코코미의 유약한 성격이 엇나갈 확률은 굉장히 높다고 볼 수 있음


실제로 와타츠미의 주민들은 뛰어난 능력의 코코미를 와타츠미의 메시아로 생각하는 상황이고

(거기다 코코미 본인은 원치 않는 이나즈마 정부와의 전쟁을 코코미에게 강권하는 모습도 많이 보임)


코코미 본인 또한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하려하는 모습을 많이 보임



물론 코코미는 아군역이고 미호요가 애들 보는 게임이라고 팬티도 안넣는 상황에서


코코미가 갑자기 와타츠미 내 이나즈마인들을 학살하라 하는 짓은 안하겠지만은 


훌륭했던 지도자가 독재자로 타락해가는 과정의 필요충분조건들을 코코미는 너무나 충실하게 갖고 있어서 걱정스럽긴함


아마 원신이 블리자드 게임이었으면 벌써 타락한 독재자 코코미 머리에 화살 박으라는 스토리 나왔을걸?




코코미 전설퀘에서는 혼란한 시국을 틈타 폭리를 취하는 상인을 응징하고 가격상한 정책을 실시한다는 내용도 있음


전쟁으로 사람들이 고통받는 데 악독한 상인이 폭리를 취한다고? 당연히 혼쭐나야지라고


응당 생각하기 쉽지만, 이건 정말 1차원적인 생각일뿐임 


와타츠미섬은 그 특유의 환경 때문에 항상 물자가 부족하다고 설명되고 있음 


주민들의 생계를 위해 외부와의 무역은 필수이고 무역은 당연히 상인들에 의해 움직임 



근데 전쟁 중인 지역에 상인들이 '합리적인 가격'을 받기 위해 자기 목숨 걸고 들어갈까?


전투가 벌어지지 않는 상황이라 해도 이나즈마의 쇼군 정부가 와타츠미로 향하는 무역로를 감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에 자기들이 이나즈마 정부랑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는 일에 대해 고작 '합리적인 가격' 따위 받고자 상인들이 움직이겠나


상인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공급은 더 줄어들 것이고 공급이 줄어들면 지도자가 숭고한 의도로 잡으려고 했던 물가는 


더 크게 미쳐날뛰기 시작할 수 밖에 없음




이런 식으로 혼란기에 강력한 가격 통제 정책을 펼쳤다가 좆된 놈 중 가장 유명한 게 로베스피에르임


프랑스 혁명으로 시국이 혼란해지자 로베스피에르는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30여가지의 생필품에 대해 가격 통제 정책을 시행했는데 그로 인해 피해를 받은 건 폭리를 취하는 악덕상인이 아니라 


간신히 입에 풀칠하고 사는 영세 상인들과 서민들이었음


가격통제로 물건을 팔아도 생산 단가도 못 맞추는 상황이 벌어지자 


상인들은 물건을 숨기거나 아예 불태워버리는 일까지 벌어졌고 


공급이 폭락하자 가격은 당연스럽게 폭등할 수 밖에 없었음


결국 이전에 비해 더욱 폭등한 물가로 고통받던 민심은 폭발했고 로베스피에르는 단두대로 끌려가버렸음




조선시대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심각한 가뭄으로 한양에 쌀이 부족해져서 쌀값이 폭등하니까


당시 왕이었던 정조가 쌀에 대해 가격 통제를 시행하려 했었음 


이때 실학자로 유명한 연암 박지원이 지금 한양 쌀값이 존나 폭등했다는 소릴 듣고 전국의 상인들이 


한양으로 쌀을 싣고 달려오고 있는데 가격 통제를 한다면 그 상인들은 오지 않을 것이다 라며 


가격 상한제를 반대하는 상소문을 올렸고 자기 잘못을 깨달은 정조가 쌀값 가격 상한제를 철회했음



혼란기에 생필품 가격이 폭등하는 건 어쩔 수 없이 수반되는 고통임


아니 혼란기가 아니더라도 정부가 '좋은 의도'로 시장의 가격을 통제했을 때 대부분 그 결말이 좋지 않았음


숭고한 목적으로 시장에 가격 상한제를 걸면 물가가 안정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 유아적이거나 공산당스런 발상일뿐임




아 미호요 공산당네 회사 맞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