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액진군이 나온게 이번이 벌써 연속 9번째다. 

통스러울정도로 지독한 픽뚫을 당하던 나는

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했고 용하다고 소문난 점쟁이에게 찾아갔다

막이 방법은 구름처럼 높은 건물에 올라 12개의 부적을 각자 정해진 위치에서 태운 후 날려버리는 거라고 했다

위여부를 확인해볼 여유도 없던 한시도 지체하지않고 바로

옥각에 올라 의식을 한참 준비했다. 

얼추 준비를 끝내놓은 나는 잠시 숨도 돌릴겸 군옥각 가장자리에 서서 끝없이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지긋지긋한 치치 픽뚫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안도감과 그 동안 마음 고생했던 옛 생각을하며 조금 복잡한 기분을 느끼던 그 순간

갑작스레 뒤에서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서둘러 뒤를 돌아보려 했지만 어느새 자그마한 손이 내 등을 밀었고 짧은 탄식과 함께 내 몸은 순식간에 군옥각 밖으로 떨어져 나가버리고 말았다. 상쾌할정도로 강한 바람에 휩쓸려 떨어지던 내눈에 마지막으로 비친건 언제나처럼의 무표정한 눈을 한 부적을 단 소녀의 모습뿐이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내 의식은....



달도 구름에 숨은 어둑한 밤 높디높은 군옥각 한 켠에선 자그마한 소녀가 멍한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서있었다.

야근 중인 감우가 켜놓은 불빛이 새어나오는 창가 밑에는 뱀을 두르고 있는듯한 인영이 어른거렸지만 이를 눈치 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