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 


다이루크는 손님을 맞았다. 


"내 방으로 안내할게. 요깃거리라도 갖다줄까?" 


"아니. 괜찮아 선배" 


....... 


라겐펜더의 장남, 아니 차대 가주의 개인실로 가는 길은 미칠듯이 적막하였다. 


그 적막을 만 열여덟의 소년의 광언이 깨었다. 


"미친..." 


"어?" 


"왜?" 


"아, 아냐"



믿기 싫었다. 


-사실 나는... 


거짓말이기를 바랐다. 


-켄리아의... 


남은 가족이라고는... 


ㅡㅡㅡㅡ 


"비가 너무 많이 오네." 


진이 창밖을 직시하면서 중얼거리다 돌아섰다. 


"앞으로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떠나려고." 


"어, 어?" 


"평생은 아니고, 길면 몇 년" 


"그렇구나"

하지만 몇 년이 아니고 평생을 떠날 것만 같은 건 그냥 쓸데없는 걱정일까? 


"선배... 나..." 


안겼다. 


"지....... 진?" 


"나....."



"야, 진!"

남자는 여자를 우악스럽게 밀어내었다. 


"아...!"

뒤로 밀려난 여자는 남자를 커다래진 눈망울로 올려다보았다. 꼭 상처 입은 작은 동물 같았다 



"........이리 올래?"

남자는 딱 알아들을 정도의 목소리로 여자를 불렀다. 말보다는 속삭임에 가까운 부름이었다.



다시 걸어가서ㅡ

다시 안겼다.



여자는 가만히 안겨 있다가 윗옷을 열려 했다. 


"진, 자, 잠깐만!" 


"어어...?" 


무슨 기분인지, 미묘한 눈빛으로 여자가 한번 더 남자를 보았다.



"그... 내가 해줄 테니까 넌 가만히 벽에 붙어 있어" 


"으응..."


상의 먼저 드러내었다. 


"어떤 거 같아?" 


"어... 살갗 되게, 하얗네" 


"칭찬이지?" 


"물론. 스커트도 벗겨?" 


침묵으로 대답하였다. 


애써 시선을 땅바닥으로 향하며 치마를 치웠다. 


"아, 다리 사이 조금만 더 늘려 줄래? 어깨 넓이쯤" 


"아.. 저기.." 


"어?" 


"참고로 나... 목욕하고 왔어." 


"어? 어.." 


진의 목욕 선언 때문에 차라리 얼른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읏"

혀끝만 닿았는데도 쏟아져 나왔다. 


"으윽!"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시식인가 싶을 소리가 이어졌다. 


"어...?" 


내려다 보니 입을 떼고 있었다. 기품 있는 도련님의 용모는 이미 없었다 


"끝...?" 


"그럴 리가 없잖아. 그냥 계속 있어 봐." 


남자는 뒤돌아서서 한 겹씩 옷을 벗었다. 귀족 출신의 명가에서 나 자라나신 장남의 피부는 여자만큼 하얬고, 얼굴은 여자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선배, 서서 하는 거 괜찮아?" 


"됐으니까, 그냥 조용히 있어!" 


끝이 미세하게 닿는 게 느껴졌다. 


"진짜 넣을 거야. 힘들면 말해." 


"으-" 


"뜨거워..." 


여자는 처음 느끼는 쾌감에 두 다리를 배배 꼬아댔다.


"어때... 좋아?" 


여자는 남자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도 못하고 힘들게 심호흡만 반복해댔다. 


"음으으..." 


"너... 진짜 괜찮은 거야?" 


"좋아..." 


"읏.. 이제.. 힘... 그렇게 안 줘도...!" 


"아-!" 


"!" 


곧바로, 무언가 끊기는 듯한 감각에 남자는 균형을 잃고 여자 쪽으로 기절하듯 더욱 밀착했다. 


"선배 괜찮아? 내가.." 


"아니."


"응?" 


"빼지 말고... 그냥, 이대로만 있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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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지금도 자기 전 가끔씩 그때의 일이 생각났다. 


그리고 4년 후, 선배가 귀향하자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ㅡㅡㅡㅡ

오늘도 읽어줘서 고마워 


다음 주에는 추천받은 진 남행자 소설이랑 내가 쓰려 했던 바바라 남행자의 소설이야. 


추천해 주거나 끌리는 조합이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