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드편: 원신 캐릭터들의 이름의 의미를 알아보자 -몬드-


이런 글이 재미있을까 하면서 썼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넘 고마웠음...

이번 편에선 리월 캐릭터들의 이름을 알아보자


자기네 나라 모티브 아니랄까봐 중국문화와 고대사상에 빗댄듯한 디자인이 많이 엿보임

그래서 리월 관련 자료가 너무 많더라.

bilibili에서 자료를 모았는데 문풍당당 따거들 총출동해서 재밌는 이야기가 엄청 많음...


이 글은 완전히 내 주관은 아니고 중국 원붕이들이 정리해놓은걸 기반으로 함.

당연히 오피셜은 아니고 유저들이 적당히 해석한 것이니 재미로만 봐주면 좋겠음.


+작성 후 추가)

댓글로 다양한 피드백 준 원붕이들에게도 감사를 표함.

원챈엔 똑똑한 친구들이 많다...



1. 소(魈)

魈 도깨비 소

이 한자 자체는 폭넓게 영혼, 혼백, 유령 등등을 뜻함


사실 소의 스토리에서, 이름의 의미가 그대로 나온다.

물론 한자가 현역이 아닌 한국인 입장에선 그냥 그렇구나 싶지만 한자의 의미를 제대로 반영했다.


「암왕제군」이 야차를 해방시키고 그에게 「소」라는 이름을 하사하였다.

「이국의 전설에서 소(魈)라는 글자는 고난과 시련을 수없이 겪은 요괴를 뜻한다.

너도 수많은 고난을 겪었으니 앞으론 이 이름을 사용하도록 해라」



2. 북두(北斗)

북두칠성의 그 북두이고, 실제로 칠성을 빼고 북두만 쓰기도 한다.

고대부터 뱃사람들이 방향을 찾을 때 북극성을 이용했고

북극성을 찾는 방법으로 북두칠성을 이용하기에 바다와 매우 연관이 깊은 별자리다.

북두가 선장인 것도 그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임.


그녀가 이끄는 '남십자(南十字) 함대' 역시 별자리 이름이며 '남십자성'이라고 부른다.

북반구의 길잡이별로 북극성과 북두칠성이 있다면

남반구 뱃사람들에게는 남십자성이 그들의 집을 찾아주는 중요한 별이다.


북쪽 남쪽 가리지 않고 바다라면 어디든 돌아다니는

그녀의 대담함과 자유로움을 담은 이름이 아닐까.


덧붙여 북두의 배 이름인 사조성(死兆星)은 북두칠성과 거의 구분이 안될 정도로 붙어있는 별이다.

별자리에 포함은 안되지만 함께 보이는 별이라서 다른 매체에서도 북두칠성에서 모티브를 따올경우 사조성도 딸려오곤 함.


또 리월 칠성의 모티브도 북두칠성인데, 칠성에 속하는 7인 각각의 이명이 실제 북두칠성을 구성하는 7개 별의 이름과 같다.



3. 응광(凝光)

凝 굳을 응

光 빛 광

직역하면 '응축된 빛' 정도가 될텐데

응광의 전투방식이 빛나는 돌멩이를 쏘는 점, 

군옥각을 이용해 광선을 쏘는 형태의 공격을 하는 점 등등 이름에 걸맞는 디자인이라고 생각.

혹은 그녀의 상징이 '빛나는 물건(모라)'이기도 하지.



4. 향릉(香菱)

香 향기로울 향

菱 마름 릉

직역하면 '향이 좋은 마름' 정도일텐데


도대체 마름이 뭐냐?? 하면

이렇게 생긴 풀인데 무려 식용임

삶든 데치든 끓이든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다고 함.

뭐든 식재료로 보는 향릉에게 맞춘 네이밍이라고 봄.


여담으로 수학에서 부르는 마름모라는 도형의 어원이 저 마름의 모양에서 나온거임.


한편 중국의 '4대 고전소설' 중 하나인 홍루몽(红楼梦)의 등장인물로부터 따왔다는 설이 있음.

중국 문학계에 '홍루몽상'이라고 하는 상이 존재할 만큼 매우 높은 가치를 가진 작품이고,

한자도 똑같지만 소설 내에서의 그 인물과 원신의 향릉의 유사점은 마땅히 없다는듯.



5. 행추(行秋)

行 다닐 행

秋 가을 추

'가을을 거닐다' 정도로 해석될 것 같음

독서와 사색의 계절인 가을에, 숲 속을 거닐며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문학소년의 모습을 반영한 이름 정도로 추정.



6. 중운(重雲)

重 무거울 중

雲 구름 운


중운의 스토리를 보면, 중운은 선천적으로 양(陽)의 기운을 타고나

원래는 뜨겁고 열정적인 남자아이였음.

하지만 그것이 과해 자신에게 독이 된다고 생각한 나머지 양(陽)과 관련된 모든것을 기피한다는 내용임.

중운의 수식어인 '얼어붙은 열정'이 이를 반영함.


한자는 무거울 중이지만 중국 원어의 발음을 볼 때, 정확히는 '겹치다'의 의미인 것으로 보임.

즉 겹친 구름 혹은 층층히 쌓인 구름 정도의 의미일텐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구름 낀 하늘이 우울함을 묘사하는 것을 보면

양의 체질을 멀리하고 차갑고 무거운 사람으로 살아가는 운명을 담은듯한 작명.



7. 치치(七七)

숫자 칠(七)이 두번 쓰인 특이한 이름인데

불교에서 망자를 기리는 예법 중 하나인 사십구재를 의미한다.


사람이 죽으면 저승의 일곱 대왕에게 7일마다 한번씩 자신의 생애에 대한 재판을 받으며

7일마다 한번 x 일곱대왕 = 총 49일을 보낸다고 함.

마지막 날에 망자가 극락정토로 갈 수 있는지 최종판결을 받음. 기독교의 천국에 대응하는 곳임.


그래서 사망 후 49일 되는 날에 망자의 안식을 기리는 것이 사십구재인데

실제로 칠을 두번 써서 七七日이라고 하기도 함.

죽지못해 성불하지 못하는 치치의 캐릭터를 담은 이름.



8. 각청(刻晴)

刻 새길 각

晴 맑을 청

비리비리에서 찾은 해석은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청천(晴天)을 새긴다(刻)'라는 뜻.

청천은 맑은 하늘을 의미하며 '평화로운 시대'를 은유적으로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즉, 리월의 영원한 평화와 안녕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모습을 나타내는 이름.


또 다른 해석은 우선 각청은 번개 원소이고,

한자 刻에는 '일순간', '찰나'라는 의미가 있으며, 각청의 이명인 질뢰쾌우(霆霓快雨, 커다란 천둥벼락과 세찬 비바람)를 보았을 때

'한 순간(刻)의 맑음(晴) 뒤에 찾아오는 번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호쾌하고 맹렬하게 눈앞의 적을 난도질하는 각청의 전투방식에 어울리는 해석이다.


질뢰쾌우에서 질뢰에 대응하는 霆霓 이 두 한자는 번개 정, 번개 예 라는 한자이다. 후자는 무지개라는 뜻도 있다.

한국어판에서는 쓰임새가 없는 글자라 유사한 의미의 질뢰(疾雷)로 치환한 것 같음.



9. 종려(鍾離 / 鐘離)

鍾 술병 종 / 鐘 쇠북 종

離 붙을 려, 떨어질 리

우선 종려의 모티브와 이름에 대한 분석은 크게 두 갈래가 있다.

중국에선 종려의 첫 글자를 간체자(钟)로 쓰는데, 위에 쓴 술병 종(鍾)과 쉬북 종(鐘)의 간체자가 같아서

종려의 '종'이 어느쪽이냐? 하는 이야기가 있음.


- 술병 종(鍾)으로 보는 경우.

놀랍게도 종려의 모티브는 중국 신화상의 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종리권(鍾離権)이라는 인물로, 618~907년 시간대의 사람으로 추정되며

얼마없는 머리를 양갈래로 묶고있고 수염이 풍성하며 배가 매우 나온 외형으로 묘사된다.


중국에서 팔선(八仙)이라고 하는 여덟 명의 선인 중 한 명이며

종리권이 들고있는 것은 커다란 부채로, 죽은 자를 살려내는 권능을 지니고 있다.

또 다른 권능으로는 돌을 금으로 바꾸어 빈곤한 자를 구원한다고 한다.


종려는 층암거연에서 죽음 직전까지 몰린 소를 구해주었고,

모라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 쇠북 종(鐘)으로 보는 경우.

중국에서 이 한자는 시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거기에 떨어질 리(離)가 있다.

해석하면 떠날 시간, 출발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암왕제군의 자리를 내려놓고 인간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가고자 하는 종려의 운명을 담은 이름일까?


다만 간체가 없는 일본에서는 술병 종을 쓰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후자의 해석은 빗나갈 여지가 크다.


두번째 글자에 대한 해석으로는 리월(璃月)의 이름과 연결이 된다.

璃는 돌, 보석, 유리 등을 의미하는 한자로, 바위 원소 지역이라는 특징에 맞게 부여된 글자다.

종려의 두번째 글자 離는 간체자로 离라고 쓴다. 리월의 璃에서 왕(王)이 빠진 모양이다.

자신들의 왕을 잃은 리월, 그리고 왕의 자리를 내려놓고 인간 종려가 되는 그의 운명을 노린 이름일까?



10. 신염(辛炎)

辛 매울 신

炎 불꽃 염

정열적인 로큰롤이다.



11. 감우(甘雨)

甘 달 감

雨 비 우

찾아보니 '감우' 자체가 실제로 존재하는 단어로

한국어사전에도 실려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즉, 시기적절하게 내려 초목을 적시고 만물에게 물을 주는 달콤한 비라는 굉장히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애로운 비라 해서 일본에선 자우(慈雨)라고도 부른다는듯. '은혜'라는 뜻도 있음.


칠성의 비서로서 늘 리월을 지탱하고 있는 감우의 자리에 알맞은 이름인듯.



12. 어떻게 사람 이름이 호두(胡桃)

胡 오랑캐 호

桃 복숭아 도

먹는 호두와 한자가 같다.

원어 발음도 양쪽 다 hu tao로 같다. ㄹㅇ 호두다.


원래 호두의 어원은 '딴 나라에서 들어온 것이 복숭아처럼 생겼다' 해서

오랑캐가 먹는 복숭아라는 뜻으로 '호도'라고 부르던게 발음이 변한거임


원신의 호두도 동일한 한자를 쓰기에 이걸 어떻게 봐야되나 싶은데

역시 비리비리 따거들의 기가 막힌 해석이 있어 가져와본다.


첫 글자 호(胡)는 유명한 일화인 호접몽(胡蝶夢)을 뜻하는 말이다. 실제로 호랑나비도 한자로 호접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동양에서 나비는 꿈, 허상 등을 나타내는 한편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명계를 상징하는 생물이기도 한데,

호두 E스킬의 이름이 '나비의 서'이고, 그 효과로 얻는 버프인 '피안접무(彼岸蝶舞)'는 죽음의 나비의 춤 정도의 의미임.

그 외에도 별자리 이름이나 패시브에서 수도 없이 나비가 나온다.


또 중국에서는 복숭아를 행운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과실이라고 믿는데,

천국을 복숭아밭으로 묘사한다든지, 이상향을 가리키는 말로 도원경, 무릉도원 같은 말이 있다.

호두 Q스킬의 이름이 '평안의 서'이며, 궁 사용시 대사인 '접화요원(蝶火燎原)'은 나비가 들판을 불태운다 라는 뜻이다.


망자(胡)의 안식(桃)을 기리는 장례를 주관하는 왕생당의 당주에게 어울리는 해석이라고 생각.



13. 연비(煙緋)

煙 연기 연

緋 붉을 비

'붉은색 연기'

우선 붉은색은 중국에서 너무나 많은 의미를 가지지만

인감 도장이 붉은색인 점에서 계약, 법률 등을 상징하는 색이라고 볼 수 있음.


연비의 E스킬 '단홍의 계약'의 단홍(丹紅) 역시 붉은색으로 맺은 계약이라는 뜻이고

중섭 일섭에서는 스킬명이 '단서의 계약(丹書契約)'인데 여기서 단서(丹書)는 '돌에 새긴 붉은 글씨'라는 뜻이다.

돌에 새기면 지울 수가 없기에 지워지지 않는 글씨, 영원한 구속 등을 의미한다.

E스킬로 적에게 부여하는 디버프 '단화인(丹火印)' 또한 '불로 새긴 붉은 도장'이라는 뜻이다.


E스킬 툴팁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다.

「불에 그을린 인장엔 법적 효력 외에 연비 자신만의 부가 조항도 덧붙여져 있다.

왜냐하면 자연의 법칙은 총무부의 힘만으론 바뀔 수 없기 때문이다」

불에 그을린 인장이란, 연비의 이름에 있는 연기를 반영한 것일까.


한편 예로부터 연기는 의사소통의 도구이기도 했다. 한반도에도 봉화대가 있었고, 다양한 문화권에서 비슷한 것이 있다.

선인과 인간의 혼혈로서 양쪽 세계의 연결을 상징하는 아이,

또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법적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그녀의 일을 생각하면 연기의 의미와도 얼추 비슷할 것이다.



14. 신학(申鶴)

申 펼 신

鶴 학 학

현재는 다른 뜻으로 쓰이는 申이 본래 신(神, god)의 의미를 가진 글자였음을 생각하면

선인의 아이로 자란 신학의 생애와 잘 맞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神이 아니라 굳이 申으로 쓴 건, 선인에 가까우나 정작 본인이 선인은 아닌

인간과 선인 사이의 혼란한 위치를 나타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마음에 든다.


학(두루미)의 경우 중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성한 새라고 여겨지는데다 류운차풍진군이 학인 것을 반영한 것일지도.



15. 야란(夜蘭)

夜 밤 야

蘭 난초 란

'밤에 피는 난초'

야란의 수식어인 '유곡에 피는 난초'에서 유곡(幽谷)은 음습한 길이라는 뜻이며

중국어 관용구인 兰生幽谷不以无人而不芳에서 유래한다.

그 의미는 "난초는 유곡에 피고, 주위에 사람이 없다고 해서 그 향기를 잃지 않는다."


실제로 난초에는 햇빛을 좋아하는 종이 있는 한편, 오히려 햇빛을 피하고 그늘에서 피는 종이 있다.

전반적으로 어둡고 습한 곳에서도 혼자 유유히 꽃을 피어내는 난초의 이미지를 잘 따온듯하다.


한편 난초는 그 강인한 번식력으로도 유명한데, 지구상의 굉장히 다양한 환경에 다양한 종이 있다.

야란의 스킬이 '생명력'을 컨셉으로 하는 것도 의도된 것일까?


별자리 이름인 유객자리 또한 '세상일을 피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유객(幽客)이다.

고대 상나라 문학 중 <삼십인의 손님(花中三十客)>이라는 담화집이 있는데,

가게에서 보게 되는 30가지 유형의 손님을 각 30가지 꽃에 비유하여 재치있게 묘사하는 이야기다.

그 중에 난초는 유객에 비유된다.


가장 중요한 사실로, 난초의 꽃말은 열렬한 사랑, 에로틱한 사랑이다.



16. 요요(瑶瑶)

瑤 아름다운옥 요

Q스킬의 이름이 옥구슬인 점, 그리고 예로부터 구슬이 아이들의 장난거리를 상징하던 물건임을 생각하면

아이다운 면을 강조하기 위해 선정한 한자일까 생각.


별로 조명받은 역사가 짧아서인지 중국어로 찾아도 요요에 대한 고찰글이 많지 않음.

나의 미약한 정보력의 한계이니 양해 바란다...





몬드에 이어 리월 캐릭터의 이름에 대해 고찰해보았다.

한자와 역사 이야기가 많아서 혹시나 지루하지 않을까 모르겠음

혹시나 이나즈마편도 쓰게 된다면 비슷한 분위기일거 같은데


글이 길지만 심심한 원붕이들 재밌게 읽어줬으면 좋겠고 오류 지적 환영


+운근, 백출을 빼먹었는데 솔직히 얘넨 안궁금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