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은 맨밑줄에


최근에 수메르 사막 OST가 공개되면서,

Polumnia Omnia라는 국붕전 테마곡 제목이 공개되었고, 콘서트 영상도 올라왔음

근데 곡 제목이 도대체 뭔 의미인지 알 수가 없어서, 대충 긁어보는 식으로 찾아보게 됨


우선, 라틴어에는 Polumnia라는 단어가 없음

심지어 다른 언어에도 아예 존재하지 않는 단어임

하지만

1)뒤에 있는 Omnia라는 단어가 빼박 라틴어라는점

2)원신 OST명에 씹덕식 라틴어가 들어가는 일이 많다는점

을 토대로 라틴어라고 우선 결론내고 시작한다



1. Polumnia

라틴어에 Polumnia라는 단어는 없지만, 그리스어에 비슷한 단어가 있음

Πολυμνια(폴륌니아)라고 하는데, 이걸 로마자로 성의없이 옮기면 Polumnia가 된다

근데 고대 그리스어 발음 특성상 υ가 '위'에 가까운 발음이라 라틴어로는 y로 옮겨지는게 맞고,

실제로 라틴어로 그리스 단어를 쓸 때는 보통 그렇게 옮겼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로마 카톨릭 의례문중 하나인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가

그리스어 Κυριε ελεησον(퀴리에 엘레에손)인데, 라틴어론 Kyrie Eleison(키리에 엘레이손)이라 쓴다

우리로치면 Cider를 한글로 '사이다'라고 적어놓는 것처럼, 일종의 음역임)


그렇다면 Polumnia(폴룸니아)가 아닌 Polymnia(폴림니아) 정도로 옮겨져야 할 것이고,

실제로 Πολυμνια는 이미 라틴어에서 Polyhymnia(폴리힘니아)라고 번역되고 있다.

만약 곡제목의 Polumnia가 이 단어를 가리키는 게 맞다면,

굳이 Polyhymnia(폴리힘니아)가 아니라 Polumnia(폴룸니아)라는 표현을 쓴 이유가 있을텐데

그건 나도 모르겠다 짐작가는놈 있으면 알려줘


2. 폴리힘니아


폴리힘니아는 그리스 신화의 아홉 뮤즈 중 하나임

뮤즈가 예술을 관장하는 여신들이라는 건 알고 있을 거고,

그중에 폴리힘니아는 위 그림에도 나오지만 웅변, 찬가, 무언극을 상징함

어원부터가 Poly(많은) + Hymn(찬송)임

위 그림에서는 아랫줄 맨 왼쪽에 그려져 있는데



보통 어디에 기대어 있거나 손으로 입을 가리는 느낌이면 이 여신일 가능성이 높음

그럼, 미호요에서 왜 이 여신을 골랐는가? 이는 중국어/일본어 곡명을 참조해봐야 할것 같다


3. 三千娑世御咏歌(三千娑界の御詠歌)

Polumnia Omnia의 일본어/중국어 곡명은

삼천사세어영가(또는 삼천사세의 어영가)라고 되어있음

이걸 이해하려면 불교 우주론에서 삼천세계와 사바세계를 알아야 되는데,

전문적인 내용을 빼고 이해하자면, 삼천세계는 부처 하나가 담당하는 하나의 우주이며,

우리 입장에선 보통 '온세상'을 의미함 (특히 일본쪽에서 이런 의미로 자주 사용하는 관용구)

그리고 사바세계는, 열반을 제외한 모든 세계, 곧 고통이 있을 수밖에 없는 세상을 가리킴


(삼천대천세계를 그린 불화)


모든 삼천세계가 당연히 사바세계인데,

굳이 '삼천사(바)세(계)'라며 삼천세계와 사바세계의 합성어를 쓴 이유는

라이덴과 스카라무슈의 정체성 자체가 (고통을 벗어난) 열반을 갈구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봄

라이덴은 영원 외에는 상실(고통)뿐이라 생각하여 인위적으로 만든 정토에 숨었고

스카라무슈도 신으로서든 인간으로서든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고통에 시달리는 존재임


그런데 "무력한 범중", "중생을 정화한다", "십혹을 멸한다" 등 국붕 보스전에서의 대사들을 보면

백성들에게 영원을 강권하려든 라이덴처럼

스카라무슈 또한 중생을 나름 자기 방식으로 아끼는 존재임

그래서 이 세상, 곧 차안(此岸)에는 고통 뿐이라는 걸 강조해주기 위해서 '삼천사세'를 말함


'어영가'는 특히 일본에서 발전한 불교 전통 음악인데

쉽게 말하자면 찬불가임

불도의 진리를 말하고자 하는 찬가 느낌

그럼 三千娑世御咏歌이 "삼천세계가 사바세계임을(이 세상이 고통뿐임을)"

찬양하는 노래라고 해석이 가능하다


4. Polumnia Omnia

그럼 Polumnia Omnia는 무슨 뜻일까

지금까지 이어진 해석에서, 계속 공통되고 있는 주제는 다름아닌 '찬송'임

스카라무슈는 계속 찬송(찬양)을 요구하고 있음

이는 국붕이의 "너도 이제 증인이군" "벌레가 어찌" "나는 신의 경지에 올랐다" 등의 대사에도 나타남



공교롭게도, 뮤즈 Polyhymnia(폴리힘니아)는 고대 신화나 이후의 차용작들에서

늘 찬송에 영감을 주거나 찬송을 노래하는 주체로 표현됨

그렇다면, Polumnia(폴룸니아)라는 표현은 폴리힘니아라는 뮤즈 자체를 가리키기보다는,

무언가를 찬송하고 노래하는 주체를 의미한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러움


그럼 남은 단어는 Omnia(옴니아)인데, 이건 '모든 것'을 가리키는 명사 겸 형용사임

이걸 형용사로 본다면, Polumnia Omnia를 "모든 폴룸니아(찬송자)"에 대한 노래라고 볼수있음

만약 명사로 본다면, 어법을 맞추기 위해서 be동사인 est가 숨겨졌다고 보고,

"폴룸니아(찬송자)가 모든 것(전부)이다"정도로 해석을 할 수가 있음



5. 결론

결국 Polumnia Omnia는 무슨 뜻일까

중국어/일본어 원제와 합쳐서 봤을때, 이 노래 제목은

스카라무슈 자체나, 그 자신이 그리는 세상의 이치를 위한 찬송가 또는 찬송자를 의미한다고 결론을 낼 수가 있음


한줄요약: 국붕이는 찬송(자뽕)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