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메르가 업데이트된 작년 이맘부터 오늘까지 아무도 이에 관한 글을 안 쓰길래 내가 아는 수준에서 짧게 적어봄


「숲의 책」 퀘스트들 스포 있음


그리고 나도 대학원생 같은 건 아니라 틀린 내용도 있을 수 있지만




밑에 요약 있음






아이템 「숲의 책」은 한자권 국가 이외의 언어로 보면 전부 Aranyaka라고 적혀있음


왜 영어 버전에서는 숲의 책이 북 오브 포레스트나 포레스트 북이 아니라 아란야카라는 단어로 적혀있는걸까?


오역인걸까? 하지만 원문인 중국어도 「산림서」라서 대충 숲의 책이라는 의미인데?


알아내야겠지?





아란야카의 아란에 주목해보자. 굉장히 익숙한 발음임


수메르의 모티브가 된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로 아란은 숲을 뜻함


아란나라가 아란(숲) + 나라(사람)이라서 숲의 사람인 것처럼 


아란야카도 직역하면 그냥 숲의 책이라는 뜻임 ㅎ


아란(숲) + 야카(책)


즉 숲의 책 = Book of Forest =  Aranyaka인거임





근데 이러면 새로운 의문이 생김 


왜 외국에서는 자기네 나라 말로 숲의 책이라고 안하고 굳이굳이 아란야카라는 산스크리트어를 사용한걸까?


또 숲의 책 = 아란야카라면 왜 한국어를 포함한 한자권 국가에선 아이템 이름에 굳이 「」가 들어간 걸까?



   


사실 아란야카는 단순히 산스크리트어로 숲의 책이란 뜻만 있는게 아님


인도 경전의 다양한 종류 중에는 아란야카라는 종류가 있음






아란야카가 어떤 경전인지 알려면 리그베다부터 차근차근 알아봐야 함

   

인도에서 가장 오래되고 또 가장 완벽한 경전으로 칭송받는게 바로 리그베다임

   

이 리그베다를 포함한 4개의 경전을 합쳐서 삼히타라고 부르는데 


인더스 문명의 극초창기인 베다 시대에는 이 삼히타를 베이스로 해서 신들을 위한 희생제의를 지냈음






근데 삼히타들은 기본적으로 시편이나 노래 등으로 적혀있어서 내용이 너무 난해하고 어려움

   

그래서 사제계급인 브라만들이 더욱 완벽한 제의를 위해 삼히타의 해설본을 쓰는데

   

그 책들을 브라흐마나(Brahmana)라고 함

   

브라흐마나는 기본적으로 희생제의의 방법에 대한 해설임. 물론 진짜 의례 지내는 방법만 주구장창 적힌건 아니고 초창기 인도의 철학적인 내용들 역시 그 안에 들어있긴 하지만 어쨌든 굳이 따지자면 의례의 '방법'에 치중 되어있는 해설본임


그렇게 수많은 브라흐마나들이 집필되면서 의례를 더욱 완벽하게 치를 수 있게 됨


   



문제는 완벽한 의례를 추구하다보니 의례의 방법이 너무 철저해지고 복잡해지게 됨


또 의례는 브라만에 의해서 주체되는데 브라만이 아닌 인도의 다른 카스트들 입장에선 너무나 복잡하고 의미도 알 수 없게 돼서


원래는 좋은 논문을 위해 룩카데바타께 대학원생을 바치자!라는 느낌이었으면


나중에는 대학원생을 요렇게 저렇게 제물로 바치면 좋은 논문이 생긴다!라는 느낌으로 바뀜


어떤 신에게 바치는 건지는 잊혀지고 바치는 방법만 남은거임






그래서 브라흐마나에 적힌 다양한 희생제의들의 '의미'에 치중을 두고 작성된 브라흐마나의 해설본이 바로 아란야카임


즉 너무나 복잡해지고 아는 사람만 알게 된 제의들의 본래 의미를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게 아란야카라고 보면 돼









그래서 이 아이템이 그냥 숲의 책이 아니라 「숲의 책」인거임


이 아이템이 숲의 "책"인게 아니라 이 책의 이름이  「숲의 책」 = 아란야카인거니까


숲은 모든 걸 기억하니까





내일은 폰타인으로 모험을 떠나는 4.0 업데이트 날이니


오늘은 폰타인으로 떠나기전 오랜만에 아란나라 마을에서 친구들도 만나고


지하에서 나무가 된 채로 혼자 지내고 있는 아란마도 찾아가 보는건 어떨까?





3줄 요약


1. 「숲의 책」의 이름은 인도 경전 아란야카에서 따온 것


2. 인도 경전 아란야카는 당시 힌두교의 다양한 희생제의의 의미를 알고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짐


3. 숲이 모든 걸 기억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