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대속, 원죄를 신이자 인간인 존재(포칼로스/푸리나)의 죽음으로 해결한다는 스토리라인은

다들 알듯 예수의 삶에서 그 모티브를 따왔다고 볼 수 있음


그리고 여행자의 싸패스러운 언행으로 인해

푸리나의 신도가 되어버린 원붕이들은 이미 자신의 분신인 여행자를 사탄 취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5막 후반부 재판석 씬일 것이다

푸리나를 속여 재판석에 올리고 몰아붙이는 그 모습은 학창시절 일진들에게 당하던 것 이상으로 끔찍한 장면이었다


다만 의외로 그 과정에서 여행자는(본인 입장에서) 푸리나를 나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바로 오페라 하우스로 향하는 마술 상자 안에서 푸리나의 이야기를 들으려던 때에 있음



방음이 잘 안 되는 곳이라고 언질을 주며, 푸리나의 비밀이 다른 이들에게 밝혀져선 안 되는 것이라면 자기만 듣고 끝내려고 했음

여행자는 세계수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혹 듣는다 한들 천리에게 넘어가진 않을 거란 생각 때문이엇음

하지만 일은 안 풀렸고 결국 푸리나의 심판으로 넘어가게 됨


즉 여행자는 자기 입장에선 푸리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려 했긴 함. 물론 자기중심적인 방향으로


하지만 여행자가 여기서 간과한 건 두 가지인데



첫번째는 옆에 혐이몬이 있었단 거고

두번째는 여행자조차 예언을 바꿀 수 없다는 것



혐이몬은 하늘과 연결된 존재라는 떡밥이 있는 만큼

여기서 푸리나의 진심을 듣게 됐을 때, 계획을 망쳐버릴 가능성이 있었음



그리고 둘째로 일 자체가 해결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웠다는 것

수많은 일들을 겪어온 여행자였지만 천리의 예언은 레벨이 다른 시련임

풀파워에 자기 쌍둥이 남매와 함께 싸웠는데도 천리한테 생채기 하나 못 냈는데, 힘을 전부 되찾지도 못한 상황에서 천리에 맞서는 건 불가능함.

 

즉 지딴엔 돕는다고 도우려 했는데, 아무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도리어 일을 망칠 뻔한 상황인 거임


신의 계획을, 인간이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인해(비록 그것이 선의더라도) 망칠 뻔한 일을, 푸리나의 모티브가 된 예수의 이야기에서 찾아보자면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사도 베드로임



예수를 잡아가려는 병사들에 맞서 싸우는 베드로의 모습이다

여기서 예수는 잡혀간 뒤 처형되어야 모든 구원의 목표가 완성됨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생님 못잃어!!' 하는 심정으로 칼을 빼든 모습이다


그리고 그 사건 이전에도, 자신이 잡혀가야 한다고 말하는 예수에게

'그러면 우린 어떻게 되느냐, 당신만 믿으면 인생 풀릴 줄 알았는데' 라고 했다가 면전에서 사탄 소리를 듣기도 했음

이는 베드로가 (본의 아니게) 광야에서 예수를 시험했던 사탄과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함


여행자와 베드로의 첫 번째 공통점이 여기 있음

선의와 이기심이 뒤섞인 말로 신을 시험 들게 했다는 것


베드로와 여행자의 공통점은 한 가지 더 뽑을 수 있는데

바로 3번 누군가를 부정했다는 거임


베드로는 사형 전날 세 번 예수를 부인했고

바로 전임에서 여행자가 푸리나에게 꼽을 준 횟수가 3번임

이건 주관적일 수 있긴 한데, 내가 느끼기엔 그랬음



이게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임(인게임 짤을 못찾아서 허니헌터로 대체)

물론 여기는 살짝 결이 다른게, 이미 행자와 푸리나가 교감을 하고 진심을 나눈 상태여서 ㄹㅇ 장난으로 보일 수 있음

하지만 어쨌건 남들 앞에서 부끄럽게 만들었으니 추가함


아무튼 행자는 이렇게 푸리나에게 3 번 망신을 주었다

이는 베드로가 예수를 3번 부정한 횟수와 일치한다


그 외에 푸리나의 주변인 중 가장 뛰어난 인물이라는 점(느비예트는 제외, 함께 폰타인의 구원을 이루는 존재이므로)

낚시를 잘한다는 점, 형제가 있었다는 점, 이름이 아닌 직함(베드로는 인명이 아닌 직함이며, 여행자는 본명이 아닌 여행자로 불린다)으로 불린다는 점, 유독 폰타인에서 성격이 급하고 큰 그림을 못 보는 인물로 묘사된다는 점 등이 있지만 근거가 좀 빈약해서 넘어감


긴 뇌피셜이 이어졌는데, 결론을 내 보도록 하자


푸리나 <= 예수, 여행자 <= 베드로

즉 물의 신의 자기희생은 예수의 그것과 일맥상통하며

마치 3일 후 부활했던 것처럼 3버전 후인 4.5 버전 중간장 임무에서 푸리나가 물의 신으로 화려하게 등극한다는 것을 뜻핢...


그리고 4.6 전설임무에서는 푸리나가 새로운 신이자 천리에 맞설 유일무이한 존재가 된 상태에서 스토리가 이어질 예정임

여행자는 지금까지의 싹퉁바가지없던 태도를 벗어던지고

푸리나의 가장 신뢰하는 신도가 되어 활약할 것이며 

이는 성경에도 나와있는 명백한 사실이다


3줄요약으로 마치겠음

1. 전임

2. 2막 존버는

3. 실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