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략적인 상황 정리


 다들 알다시피 우리만의 힘으로는 미호요의 반응을 끌어내기 힘듦. 

 뿌리에서 만든 pv에 대해 아직까지 한 마디도 없는 것도 그렇고, 일본에서는 진작에 데히야 때문에 불탔는데 그 때도 아무 대응이 없던 걸로 알고 있음. 


 하지만, 중국에서 불타는 건 다름. 종려가 처음 나왔을 때 다른 것도 아니고, 심지어 어떤 면에서는 전적으로 게임사의 고유 권한이라고도 볼 수 있는 캐릭터 성능 관련으로 불탄 건데도 미호요는 도게자 박음. 그것도 그냥 사과만 하고 만 게 아니라 인게임 적으로 수정까지 했음. 


 따라서 중국 본토에서의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한데(이 이유 말고도 아군은 많을 수록 좋음), 페미 주제에 대해서는 중국 애들이 이미 체념한 건지 시큰둥해서 상황이 어려웠음. 게다가 페미에 대처하는 방식은 중국과 우리나라가 다르고, 페미 논란에 관한 증거자료는 유출로 인해 퍼진 것이라 미호요에 직접적으로 책임을 묻기 힘듦. 이 때문에 상황을 해결할 방안이 보이지 않아 접기 vs 감수하기 죽음의 이지선다에 놓이게 됐음.


 그런데, 원화가가 페미 뿐만 아니라 혐중 발언까지 한 것이 재조명되면서 중국 커뮤니티에서 불타기 시작했음. 중국 쪽에서도 이 원화가를 때릴 수 있고 때려야 하는 명분이 생긴 것임. 페미야 아트 쪽은 페미 아닌 사람이 없어서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혐중 발언에 대만을 '나라'라고 하는 사람을 안고 간다? 이건 유저들 쪽에서 불타는 건 물론이고 게임사에서 왜 대처를 안하냐고 책임을 물을 수도 있는 사안이 돼버림.




2. 우리가 느끼는 실질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중요!!!☆☆


 이걸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앞으로의 대응과, 문제 의식을 통해 정확한 타겟팅과 포커싱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중요 표시를 붙였음. 뭐가 ㅈ같은지를 알아야 뭐를 원하는지도 알게 되니까. 따라서 이 문단에서는 특히 원붕이들의 의견을 더 듣고 싶음.


 일단, 이 문제는 왜 ㅈ같을까? 인게임에 나온 캐릭터는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음. 모션이나 pv에 '그 손동작'이 있다는 의견이 있기도 한데, 일반적으로 원화가가 모델링과 모션 제작까지 하지는 않으니까... 우리가 ㅈ같음을 느끼는 점은 1년만에 나온 여캐에 페미가 묻었다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페미 문제에 대해 제대로 따질 수가 없어 미호요가 페미 원화가를 계속 안고 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라고 생각함. 


 사건 터지기 전을 생각해보면, 인게임에 페미가 묻진 않아서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게임을 즐겼음. 유출된 자료를 통해 사건이 터져나오지 않았다면 아마 앞으로도 모르고 게임을 했겠지? 그렇기 때문에 게임이나 아트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함. 진짜 문제는 페미 이력으로 이미 명일방주에서 내쳐진 전적이 있는 사람을 데려다가 쓴 [페미에 관대한 미호요와, 원화가가 페미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안고 갈 미호요]임.


다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느끼는 점이 다를 수 있으므로 아까 말한 것 처럼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음.




3. 그럼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가능한 시나리오는,

i) 푸리나, 파루잔 등 아트 관련에서 그 원화가의 작업 부분을 빼고 재작업

 가장 이상적이지만 가능성이 거의 없음. 이미 캐릭터 픽업이 끝나기도 했고, 캐릭터 판매에는 성능, 스토리로 만들어진 서사뿐만 아니라 외형도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미 만들어진 캐릭터를 바꾸려다간 픽업 때 쓴 돈을 전부 환불해 줘야 할 수도 있음. 또 이 캐릭터들을 이용해 작업했던 것들이 이미 너무 많기 때문에(마신 임무, 이벤트 스토리, 오프라인 이벤트 등) 그걸 전부 바꾸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까움. 캐릭터가 나오기 전에 이슈가 돼서 소녀전선 때 K7이 아예 안나왔던 것 처럼 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이렇게까지 되기를 바라는 원붕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함.


ii) 푸리나, 파루잔 등 이미 만든 건 그대로 두되 앞으로의 작업에서 배제

 아마 많은 사람들이 느끼기에 현실적이고 이 정도의 조치를 바랄 것 같음. i) 같은 기록말살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하고 작업물 자체가 ㅈ같아서 터진 일이 아니니까. 

 

iii) 무반응, 무대응

 중국에서 터지기 전까지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였음. 우리가 가장 바라지 않는 시나리오이기도 하고. 이것 때문에 많은 원붕이들이 무력감을 느끼고, 할 수 있는게 접는 것밖에 없다고 느꼈을 것임.



또 여기서 미호요의 최근 판매전략을 봐야 하는데, 이미 념글에 몇 번 올라왔다시피 미호요는 더이상 예전처럼 '남성향' 게임회사가 아님. 수익 극대화가 됐든 사상적으로 잡아먹혔든 간에 여성들한테도 어필을 하면서 유저 다양화를 노리고 있음. 개뜬금없이 '온가족의 원신' 이러면서 이상한 광고 때리던 것도 일맥상통함. 그렇기 때문에 미호요를 다시 남성향 게임회사로 돌려놓거나, 반페미성향으로 만드는 것은 지금 당장으로써는 어려움.


 이러한 배경을 놓고 봤을 때,  만족할만한 결과이면서도 현실적인 ii)가 우리의 목표여야 한다고 생각함. 애초에 이전까지의 페미 논란에서도 나온 말이 '할거면 티 안나게 하던가'였기 때문에 미호요에 숨어든 페미를 색출해 쳐내라고 요구하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고, 옛날처럼 남성 위주의 서비스를 해라! 라고 하기에도 기업의 판매 전략은 지들이 선택할 일이므로 강요하기 어려움. 



4.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


-인게임, 호요랩 설문조사

 [페미에 관대한] 미호요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페미라는 것이 밝혀져도 무시하고 안고 가는] 미호요가 되도록 놔두진 말아야 하지 않겠음? 그 ㅈㄹ 할 거면 캐치프레이즈를 온가족의 원신이 아니라 여성들의, 페미들의 원신으로 했어야지. 그리고 안 듣는 것 같아도 설문조사를 꾸준히 해왔고, 실제로 편의성이 약간 개선되고 어려운 기믹은 줄어들고 그지같은 지형은 안 만드는 등 설문조사를 토대로 반영되는 것들이 분명 있었음. 따라서, 설문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우리 의견을 알려야 함. 단, 여기다가 '페미 쳐내라' 라던가 '남캐 내지 마라' 이런 요구를 할 수는 없음. '지나치게 여성 유저 우대적인 운영을 하지 말고 남성 유저들도 배려해 달라', '유저들에게 혐오사상을 내비치는 사람이 유저들에게 판매할 상품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정도가 적당할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 바람.

+가끔씩 설문조사 질문 중에 호요버스가 보안에 얼마나 신경쓴다고 느끼시나요? 같은 문항이 있는데, 여기에 좋게 대답해주면 안 됨



-뿌리 pv 관련

 이거야말로 우리한테 완벽한 정당성이 있는 부분인데, 넥슨을 비롯한 우리나라 게임사들이 여기에 대응하는 이유는 '페미가 작업했기 때문'이 아니라 '하청에서 원청에 고의적으로 하자가 있는 작업물을 납품'했기 때문임. 미호요는 아직까지도 아무 말이 없음. 우리들은 이 점에 대해서 '하청이 원청에 하자가 있는 작업물을 납품했고, 원청인 미호요는 이것을 유저들에게 제공했고, 그 전까지는 몰랐다 하더라도 하자가 발견된 이후에는 조치를 취해서  유저에게 끼친 피해를 원상복구시켜야 하지 않는가?'라고 따져야 함. 하자물을 회수하거나 시정하지 않고 지금처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은 분명 미호요의 잘못임. 



-중국, 일본 네티즌과의 연대

 이번 사건이 특이하고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한국에서 쫓겨난 페미가 같은 직종의 외국 회사에 빌붙어서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는 점임. 외국에서 일하는게 어디 쉽냐고 하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배척당하더라도 이름바꾸고 외국으로 튀면 되네? 라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것임. 또 서브컬쳐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한중일 모두에서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우리는 한국에서만 쫓아냈지 똑같은 피해를 받게 될 뿐임. 이를 막으려면 우리나라 게이머들만의 힘으로는 어려움. 


중국 쪽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은 혐중 발언을 한 이력이 있어서 중국 쪽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지만, 다음번에 중국으로 튄 페미는 혐중 발언을 안 했으면 어떡함? 그러면 이번 일처럼 상황이 흘러가진 않을 것임. 그래도 중국에서 페미니즘은 금지되어 있기도 하고 유저들도 페미에 부정적이니(페미가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있을 뿐이지 페미가 문제가 안된다는 반응은 아니었음) 페미 사상을 가진 작업자에 대한 위험성을 설명하고 우리나라 게임사들처럼 페미를 배척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도록 해야 함(사실 소녀전선이나 명일방주처럼 다른 게임사들은 페미에 부정적인데 왜 미호요만 이런진 몰?루). 


일본 쪽에 대해서는,

 블루 아카이브 쪽 얘기를 보다가 알게 된 건데 얘들은 블아 덕분에 우리나라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더 높음. 또, 최근에 페미들이 도론타비 등 한국인으로 알려진 블루 아카이브 팬아트를 그리던 사람들을 신고하고 공격하는 일이 일어나서 트위터를 닫는 일이 일어났는데, 이 때문에 페미에 관한 경각심 또한 높아진 상태임. 이런 사례들을 들어 우리나라의 페미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슷한 문화와 게임을 향유하는 일본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해야 함. 일본에서 우리나라로부터 도망친 페미를 받아 주면 그 스노우볼이 결국 일본 서브컬쳐에도 피해를 끼칠 거라고 말이지.

 한국에서 쫓겨나 일본 가서 작업물 받는 페미들은 이미 수두룩하다고 알려진 터라(말딸 등), 일본 쪽의 반페미 여론이 커진다면 우리한테 유리할 것임.


결국 '도망친 페미에게 낙원은 없는' 상황으로 이끌어 가야 함.




5. 인정해야 할 것과 예상되는 한계점


 미호요는 더이상 남성향 게임회사가 아니다. 미호요는 이미 고객 범위를 남성+여성으로 늘려나가고 있고 여기에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아닌 말로 미해결사건부에다가 '이건 미호요가 만든 겜인데 왜 여성향임? 남캐 삭제하고 여캐 늘리셈' 이럴 순 없잖아.


 사건 진행 상황이야 어쨌든 원화가의 정체가 밝혀진 과정은 유출 자료를 통해서이기 때문에 '원화가가 페미라서' 조치를 당하는 상황은 나오기 어려움. 다만 이미 중국에서 다른 이유로 불타고 있으니 조치가 취해지기만 하면 그 결과는 우리 마음에도 들 가능성이 높음.


 미호요에서 사건 통제하고 억압하려는 거 같은데, 하는 짓을 보니 지금 불타는 것 화력에 비해 단기간에 끝날 일은 아닌 것 같음. 장기적으로 보고 체력 아껴서 오래 불타자.




 모두들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그로 인한 발전이 있으면 좋겠음.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힘은 강력하지만, 분산되어 포커싱이 안 되면 소용없기 때문에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행동하자는 측면에서 적어 봤음. 

 단기간에 좋아하는 게임이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는 느낌이라 심적으로 힘들텐데, 다들 멘탈 관리 잘 하고 원하는 바를 이루어내기 위해 한마음으로 힘을 모으자. 앞으로 원신이 '페미 묻고도 대처 못해서 안고 가는 페미겜'이 아니라 '외국겜인데도 불구하고 유저들이 힘을 모아 페미 쳐낸 겜'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