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갑 호송국의 표사


리월항 거리를 걷다가 북소리가 들리면 따라가 보는 것도 좋다. 가명의 멋들어진 짐승춤 공연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짐승 탈을 쓴 가명이 머리를 흔들고 눈을 치켜뜨면 마치 산예가 잠에서 깨어나는 듯하다. 그가 표현하는 희로애락의 감정과 놀라운 몸짓은 하나하나가 관중들의 마음을 움직여, 절로 박수갈채를 보내게 만든다.

「여러분, 성원 감사합니다! 짐승춤 공연이 필요한 사장님께서는 언제든지 저희 『열혈 짐승춤꾼단』을 찾아주세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공연에 박수 외의 다른 수익은 없다. 그래도 가명은 크게 개의치 않고, 관중들의 발걸음이 이미 그에 대한 인정이라고 웃으며 말한다.

인파가 흩어지고 짐승 탈을 벗으면 가명은 「표사」의 신분으로 돌아가, 남은 화물 운송 건이나 곧 출발해야 하는 고객 호송 건이 얼마나 있는지 업무 일정을 꼼꼼히 확인한다. 일반적으로 시간이 남으면 그는 신월헌에 가서 아침 차를 마시며 간단한 식삿거리를 시키고, 친구들과 함께 소소한 잡담을 나누곤 한다.

가명에게 있어 유롱항부터 리월항까지 화물을 운송하는 표사 일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하지만 「열혈 짐승춤꾼단」의 결정권자로서 짐승춤을 리월항에 널리 알리는 일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니 일단은 차부터 한잔 마시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