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머신 청소 부탁드린다고 제가 말씀 드렸을텐데요. 분명 알겠다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무카 그게.."

"그럼 왜 안 되어 있을까요? 커피머신이 청소알람을 보냇고, 그걸 제가 보고 청소를 하려다가 점장님께서 하신다고 하셧죠.

 그래서 저는 다른 일을 하러 갔다 왔더니 커피머신이 고장나있네요. 뭐가 문제일까요? 말씀을 해보세요."

"하려고 했었는데..그만 까먹었어..."

"하아...점장님, 정말 당신이란 사람은..."

"점장님. 점장님이 이 카페의 점장이시잖아요? 책임자시라구요.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해주세요"

"응..."

"이제 곧 마감이네요. 커피머신 수리. 부탁드려도 될까요?"

"응.. 내가 꼭 고쳐볼게.."


무카가 뒤를 돌아 나가자 휴 하고 한숨이 나온다. 커피머신을 보니 다시 한숨이 나온다.

'이걸 언제 고쳐... 아니야한테 부탁해볼...아니다.."

꼼수를 부리려했다가 무카의 표정이 떠오르자 그만 뒀다. 그래, 내가 한것이니 내가 해결 해야지.



마감이 끝나고 스케줄 정리를 하는 중 내내 마음에 걸렸던 일이 떠오른다.

'내가 너무 심했나..아직 안 끝나셨으면 도와드리러 가야겠다.'

1층으로 이동해 커피머신이 있던 자리에 가니 말끔히 고쳐져있는 커피머신이 보였다.

열심히 한것을 알아달라는 것 처럼 겉부분까지 닦아 반짝거리는것을 보니 쿡, 하고 웃음이 나왔다.

'아무래도 사과드려야 겠어..'



"똑똑"

"점장님..? 계세요?"

'안계시나...? 쪽지라도 두고 가야겠다.'

문을 열고 들어가 책상에서 펜과 종이를 꺼내는 도중 소리가 들렸다.

"어우 시원하다 이제야 기름냄새가 없어졌네~"

'!!!!'



샤워하고 나오니 무슨 소리가 들렸던 것 같다. 방문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는데 착각이겠지.

"으..뻐근해..잠옷이나 입어야겠다"

옷을 입고 자려고 옷장으로 가는데 불현듯 낮의 일이 떠올랐다.

'그래도 다른사람들한테 말도 안했던데, 말은 좀 심했어도 배려심은 있단 말이지'

무카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옷장을 여니, 무카가 있었다.

아니 무카!?

"꺄아아아악!!!"

"으아아아악!!!"


"그러니까...왜 여기 있는거야"

황급히 옷장의 문 뒤로 숨어서 얼굴만 내밀었지만 샤워타월만 걸친 채 있던 모습을 보인 탓에 부끄러워 굳은 목소리가 나왔다.

"그..."

마찬가지로 얼굴이 빨개진 무카도 고개를 돌린 채 말을 했다. 아니 하다 만건가

"말을 해봐, 대체 남의 옷장에 무슨일이지?"

"나...낮의 일을...사과드리려고..."

얼굴이 빨개진 채 주눅들어 있는 무카를 보니 낮의일이 떠올랐다. 분명 상황이 반대였지.

"낮의 일과 내 옷장이 무슨 관계가 있지? 무카 네가 왜 여기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으면 카페의 사람들을 부를거야."

"그...사과를 드리려...."

제대로 말을 못하는 무카를 보니 귀여워 웃음이 나왔다. 완벽하던 녀석이 말도 제대로 못하다니, 조금 더 놀려볼까

"무유한테 물어보는게 빠르겠네 무유는 항상 너를 보고 있었을테니 언제 사라졌는지 불러서 물어봐야겠어"

"저...점장님!!"


뒤돌아서 방문쪽으로 가는 나의 손목을 무카가 붙잡았다.

"왜? 이제 제대로 설명할 마음이 들었어? 하긴 무유가 많이 실망할텐데, 내가 지금 너한테 실망한것처럼"

"낮의..일을 사과드리려고..."

고개를 숙인채 귀가 빨개진 무카가 말했다.

"무카,그러니까 사과와 옷장이 대체 어떤 관계인지 설명을 해달란거야."

"사과를 드리려고 했는데...점장님이 안계신줄 알았어요..."

"내가 없으면 옷장에 들어가도 되니?"

"아뇨 그런게 아니라..."

이젠 목까지 빨개진 무카를 보니 그만 놀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멈출수가 없다.

"후...네 방에 넓은 옷장이 없었니?"

"...아뇨"

무카의 손에서 힘이 느껴진다. 이제 그만해야겠다.

"장난이야. 내가 없는 줄 알고 들어왔다가 내가 샤워하고 나오니 얼떨결에 숨은거야?"

"네!!"

내내 고개를 숙이던 무카가 고개를 들고 대답했다. 이렇게 말하는게 뭐가 어렵다고. 장난 한번만 더 쳐볼까

"낮의 일은 나도 잘못했으니 괜찮아. 근데 지금일은 아니야. 숨는게 아니라 나를 불렀으면 됐잖아"

"네..."

"가서 손들고 벽보고 서있어"

"네?"

"뭐해? 무유 부를까?"

"...하아, 네..."

무카가 벽으로 다가가서 벽쪽을 보고 손을 든다. 어린애 취급을 받아서인지 얼굴이 빨개진채로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이...이렇게요?"


손을 들어서 인지 상의가 조금 올라갔다.무카는 모르겠지만 무카의 하얗고 잘록한 허리가 보인다.


"어....?어, 내가 됐다고 할때까지. 벽보고 있어"

말을 해 줘야 하나, 하는데 무카의 허리만이 눈에 보인다. 그러고보니 무카의 옷차림이 편한 옷이라 그런지 언뜻언뜻 비치는

볼륨감들이 눈에 들어온다. 생각을 하던 도중 어느새 무카의 뒤로 다가갔다.


"점장님..?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요?"

뒤에서 보니 무카의 목 밑으로 하얀 살 두 덩이와 그걸 감싼 하얀천이 조금씩 보였다. 아주 조금만 더 보이면 좋겠는데...


"점장님?"


평소에 보던 무카와 같은데, 노출이 심한것도 아닌데 왜 이럴까. 내 방이라서? 내가 시키는대로 하고 있어서?

생각을 하는데 하얀 살밖에 보이지 않는다.저 언덕속의 봉우리가 상상되는 그 순간

'툭'

"저..점장님?"


내 쥬지가 무언가에 닿았다. 부드럽고 탄력있는 느낌에 무의식적으로 힘을 주어 허리를 붙였다.


"저..점장님!!"


놀란 무카가 고개를 돌리려 했으나 내가 붙잡고 속삭였다.

"무카, 지금 벌 받는중이지? 내가 '가만히' 있으라고 했을텐데"

"저...점장님, 그치만 지금..."

"지금 뭐?"

"....아니,아니에요....그...조금 떨어져 주실 수 있나요...?"


그 말에 잠깐 떨어지자 무카가 휴 하고 한숨을 내뱉는다. 그 바람에 탄력있게 반동을 받은 두 언덕이 보인 순간, 이성이 날아갔다.

"저...점장님?"


무카의 손을 내가 입고 있던 샤워타월로 묶었다. 당황한 무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