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카가 나를 붙잡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욕이 섞이지 않았는데도 욕을 들은것보다 마음을 울린다


"우리의 본업이 점장처리자이죠, 그러나 분명히 카페의 점장이시고 직원이란 말이에요"

'그렇지, 내가 너의 상사야 무카'

"대체 원두를 얼마나 태우신거에요? 프린세스 아일랜드 밖의 결정변이체도 이 냄새를 맡고 찾아올 수 있겠어요"

"그정도는 아니..."

"벽이 보이세요 점장님?"

"응..."

"시력이 좋으시네요. 투시능력이 있으신건가요? 제 눈엔 그을음밖에 보이지 않는데"

"...칭찬 고마워"

"화재가 날뻔했어요 점장님. 모두의 안전에 문제가 생길 뻔 했다구요"

"소화기도 있고..."

"화재시 점장님의 역할은 뭐죠?"

"소화기를 챙겨서 초기 진아.."

"그건 모두의 공통 역할이죠. 점장님의 역할은 인원들을 통솔하셔서 중요물자를 확보해주시는거에요"

"응...맞다"

"중요 물자들은 점장님이 관리자시고, 유사시 점장님의 판단 하에 해당 물품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거에요"

"알고 있..."

"그런일은 지휘관이신 점장님밖에 할수 없는 일이고, 그만큼 중요한 일이에요. 당연히 알고 계시겠죠?"

"응! 잠깐 깜박했.."

"화재는 점장님이 잠깐 깜박하신 그 사이에 일어날 뻔했고, 다시 깜빡하신 그 사이에 물자들이 유실될 수 있었네요?"

"...그러네"

"모두가 나가있던 이유를 아시나요 점장님?"

"본부에서 테스트를 위해.."

"그렇죠. 그리고 점장님이 여기 계셔서였어요. 점장님이라면 카페를 책임져 주실 수 있다고 믿고요"

"응..."

"그런데 점장님은 원두를 볶아놓고 대체 어디에 가셔서 뭘 하셨길래 이지경이 된거죠?"

"잠깐...방에서..."

"하아, 결정변이체를 데려다 놓아도 이거보단 잘할거에요. 적어도 불을 내진 않을테니"

"비약이 심한것 같아 무카.."

"그렇네요. 결정변이체라면 카페를 공격해서 부쉇겠죠. 축하드려요 점장님 결정변이체보다 뛰어난 인간이시네요"

"...미안"


지난번 사건 이후로 무카는 나에게 유독 예민하게 군다. 아무도 없는 카페에서 잠깐 원두를 볶다가 태운게 이렇게까지 혼날 일인가...


"그래서, 방에서는 대체 뭘 하신거죠?"

'널 생각하며 딸쳤어'


내 방에 누울때마다 침대에서 무카의 냄새가 나는지 맡아보게 되었다. 옷장을 보면 내 분신이 화를낸다.

세상에 나무옷장을 보고 발기하는 사람이라니..난 최악이다.


"대답을 못하시네요?대체 방에서는 무슨 한심한 짓을 하신건가요?"

"...아무것도...그냥 누워 있었어..."

"하아...일단 치우죠. 그 다음에 얘기해요"



"쨍그랑"

"아..."


불안한 소리와 무카의 탄식이 들려온다. 맞다. 무카는 청소를...생산해내는 재능이 있다.


"다친덴 없어? 잠깐 나와 있어 그릇에 베이면 위험할수도 있으니"

"...고마워요 점장님"




청소가 겨우 끝났다. 내가 청소를 하는 만큼 청소를 해야하는곳이 생겨나는걸 막은 후에야 간신히 끝을 낼 수 있었다.


"점장님 할 얘기가 남았었죠"

"...무카, 나중에 지금은 너무 피곤해.. 잠깐 방에서 쉴게..."

"...네"


방에 들어오니 침대가 눈에 보인다. 아 이제는 성욕의 굴레에서 벗어났구나. 옷장과 침대를 봐도 잠옷으로 갈아입고 눕고 싶은 생각 뿐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아 기쁜 마음에 침대로 가서 누우려는 그때


"똑똑"

"...나 좀 자고 싶은데"

"잠깐이면 돼요 점장님, 들어갈게요"


내 의사와 상관없이 문을 열고 무카가 들어온다. 이럴거면 노크는 왜하는거야 대체


"피곤해서 누워서 들을게. 무슨 일이야?"

"아까 조금 지나쳣던 것 같아요. 사과드릴게요"


역시 무카는 마음이 여리다. 완벽주의자답게 실수에 민감하지만...


"괜찮아, 내가 실수한걸 지적해준거잖아. 오히려 고맙지"

"...그리고 감사해요"

"접시? 별것도 아닌데 뭐"

"아뇨, 저를 먼저 걱정해주신거요"

'내가 그랬나?'

"어...그래"

"저는 점장님의 실수를 봤는데 점장님은 저를 먼저 보셨어요. 죄송해요"

"그래...무카 이제 좀 쉬어도 될까?"

"...점장님 그거 아세요?"


무카가 나에게 다가온다. 침대위로 올라와 무릎으로 걸어오며 몸을 숙인다. 지난번 나의 이성을 잃게만든 마성의 언덕이 자태를 조금씩 드러낸다.


"제가 왜 나간지 아시나요?"

"살게 있다고 했었잖아"

"뭘 사왔을까요? 힌트를 드리자면, 이 상황에서 쓰이는 안전용품이에요."


무카가 더 가까이 다가와 무언가를 꺼내며 내 귓가에 속삭인다.

"모두가 돌아오려면 이제...3시간 34분 19초가 남았어요. 벌...주실건가요?"


우리 무카 많은사랑 부탁드립니다 선생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