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노래 홍보하려고 씀. 들으면서 봐봐 가사랑 분위기를 좀 맞추려고 노력해봄

이번엔 야스나 그런거 없는 순애야


"후...이제 여름도 다 갔네요"

"그렇네...벌써 낙엽이 떨어지는구나"


기분좋은 선선한 가을바람이 분다. 무카와 앉아서 얘기를 나누며 솔바람을 만끽한다.

마루에 걸터앉아 다리를 앞뒤로 흔드는 무카의 모습을 보니 절로 멍하니 보게 된다.


"무카, 장보러 갈래?"


카페에 필요한 물품을 사러 간다는 핑계를 삼고 무카와 데이트를 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말한다.


"카페에 필요한 물품이 있나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수첩을 펼치는 무카,카페 재고도 항상 신경을 쓰는 무카의 완벽함이 원망스럽다.


"아니, 그냥...가을이잖아? 환절기니까 다들 조심하게 마스크나 건강용품을 선물해 줄까 해서"

"...자상하시네요 점장님"


얼굴이 붉어진다. 살짝 설렜던 마음이 들켰을까? 모두에게 친절한 점장님의 모습이 원망스러우면서도 그 모습에 빠졌기에 가슴이 뛴다.


"아니 그냥...같이 갈거지? 무카가 필요한게 있으면 그것도 사오자"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이건 항상 입던거고, 이건...너무....'


방에서 옷을 고르는 무카가 얼굴을 찡그린다. 사복이 몇벌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된다.


'하아...점장님은...별 생각 없이 말씀 하신거겠지'


무심하고 자상한 그녀의 상관을 상상하자 얼굴이 조금씩 빨개진다.



"점장님..?"

"어....어! 미안 잠깐 다른생각을 했어"


1층에서 기다리다 내려오던 무카를 빤히 쳐다보고 말았다. 평소에 입던 옷과는 다른 하늘하늘한 옷. 아이린의 취향인듯한 귀걸이까지.

조금씩 무카의 모습에 의미부여를 하는 자신을 책망하며 정신을 다잡는다.


"오늘 평소랑은 조금 다르네?"

"...조금 이상한가요?"

"아냐, 잘 어울려 예쁘다"


'진정하자.진정하자..'

잘 어울린다는 말에 마음속에서 일어난 불꽃놀이가, 예쁘단 말에 절정을 맞이한다. 표정관리를 위해 노력하며 점장님의 옆으로 간다.


'조금 오버했나..표정이 굳었네'

굳은 무카의 표정을 보며 자신의 말을 후회하는 점장이었지만, 그 감정만은 후회하지 않는다.


"그럼,갈까요?"

"그래 출발하자"



'이쪽이 아닌데...'

무카와 출발을 하고 나서 무카에게 신경을 집중하느라 따라만 다녔더니 어느새 정 반대로 오고 말았다.

그러나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난것에 바로 잡아주지 않는다.


"흐음...여기가 아닌가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고 골똘히 생각하는 무카를 보니, 말을 하지 않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냐, 무카 조금만 더 가면 시장이 나올거야"


시장과 정 반대인 분수대의 거리에는 사람들이 돌아다닌다. 특히 연인들이 서로의 애정을 드러내며 밝게 웃고 있다.


"...무카, 조금 앉았다 갈까? 다리가 조금 아프네"

"다리요? 네, 잠시 기다려 주세요. 솜사탕 사올게요"

"아니야, 같이 가자."


다른사람처럼 우리도 연인으로 보일까 하는 마음을 담아 이 거리에 조금 더 있고 싶어 졌다.

솜사탕을 파는 노점에 가서 솜사탕 두개를 주문하는 무카를 보니 솜사탕처럼 달콤한 기분이 든다.


"아유~참 잘 어울리네~ 총각, 아가씨가 참 예뻐, 잘해줘~"

"네? 아...아니...저희느..."

"그렇죠? 감사합니다~ 많이 파세요!"


너스레를 떨며 무카의 손을 잡고 솜사탕 하나씩을 받아서 벤치로 향한다. 고개를 돌려보니 솜사탕에 가려 무카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실수 한건가..'

"기분 나빳어 무카? 미안해, 그래도 저럴때는 그냥 감사합니다 라고 하는거야"

"...알겠어요"


순간 심장이 터질 듯 아찔하게 뛰었다. 잘 어울린다고 했던 말에 부정을 하지 못한 마음이 죄책감이 든다.

점장님의 손이, 그 온길이 손을 넘어 가슴을 지나 머리까지 전해진다. 세상이 분홍색이다.


"잠깐 쉬면서 솜사탕 먹고, 그 다음에 다시 걷자"

"...네"


그늘진 벤치에 앉아 둘은 잡았던 손을 놓고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와 사람들의 행복함의 소리가 어우러진 거리의 밝은 소음이 평화롭지만 둘의 마음은 평화롭지 못하다.

한명은 자신의 경박함을, 한명은 자신의 진중함을 원망하며 아까의 상황을 되새긴다.

같은곳을 보면서도, 서로를 보지 못하는 둘의 마음, 마치 평행선과도 같아 만날일이 없어 보인다.


"사락"

"어? 무카, 낙엽떨어졌다"


스윽,하고 다가온 점장이 무카의 머리에 붙은 낙옆을 떼 준다. 평행선을 달리던 두 마음에 변화가 찾아온다.


"이제 됐어, 고맙지 무카?"


붉게 물든 낙엽처럼, 무카의 얼굴이 빠알갛게 물든다. 순간 다가왔던 점장님의 몸, 그리고 자신의 머리로 향한 손, 향수 냄새, 다가와서 낙엽을 떼며 울리는 점장님의 목소리.

사랑이었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이었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다가온 설렘에 무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심장이 멈춰버렸다.


"...무카?"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쿵, 쿵, 쿵, 쿵 이러다 터지는것이 아닌가, 옆자리의 점장님에게 들리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빠르고 강하게 뛴다.


"..."


사랑에 빠진 소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사랑을 쳐다본다. 부끄러움도 잊은듯이, 시간이 멈춘듯이 그대로.


"무카...?어디 아파? 얼굴이...감기 걸렸어? 몸이 안좋으면 말을 했으면~~~"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다. 세상이 멈췄는데 한 사람만이 움직인다. 아 나는...정말 많이 좋아하는구나


'좋아해요'


세상이 온통 점장님이에요, 가슴이 마구 뛰어요 수없이 많은 말들이 무카의 마음속에서 메아리 치지만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히, 무카의 마음이 달리는 선이 조금 기울었다. 아주 느리겠지만,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간 만날 것 처럼.


"무카, 잠깐 기다려 내가 약을 사올게"

'꼬옥'

"괜찮아요...이제, 좀 걸을까요?"


자신의 이기심에 너무 오래 걷게 해서 감기에 걸린것 같다는 책망을 하며 뒤돌아 뛰려는 점장의 손을 무카가 잡고 말한다.


"정말 괜찮아? 무카?"

"아니요, 안 괜찮아요."

"그럼 어서 돌아가서 약을 먹고 쉬는게.."


머리를 넘기며 무카가 웃으며 말했다. 햇살이 비친다.


"그래도 우리, 혹시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