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달전, 내가 걸캎에 입문한지 얼마 안된 때이다. 로코코섹스를 외치기 위해, 야짤을 구경하기 위해 일단 챈에 들러야했다.

챈 한구석에 야짤그리는 할배가 보였기에 로코코 야짤하나 산다고 이야기했다. 웬지 굉장히 늑장을 부리는 것 같았다.

"엉성해도 좋으니 좀 빨리 그려주실수 없습니까?"

라고 했더니

"그릴만큼 그려야 꼴리지, 대충그린다고 작품이 되겠소? "

라 하였다. 걸붕이는 어이가 없어

"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그리 열심히 한단말이오? 전력받을시간이 곧 지나가니 얼른 그려주시오"

할배는 퉁명스럽게

"다른 짤쟁이한테 가슈. 난 안팔겠소"

하고 내뱉는다. 그냥 가자니 아깝고 전력받을시간은 어차피 틀린것 같으니 될대로 되라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글쎄, 재촉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야짤이란 꼴리게 만들어야지, 대충그려 안꼴리면 쥬지가 서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그리던것을 안그리고 뉴비면 메이드 지무유, 사복 주노를 뽑아라 훈장질이지 않은가.

나도 그만 지쳐 로코코섹스나 외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얼마후에야 야짤을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다 됐다고 내준다.


챈을 나서던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장사를 해가지고 장사가 개판일 수 밖에 없다. 구매자 생각은 안한다.

그래 가지고 꼴에 훈장질이다.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할배다.' 생각할수록 짜증이 났다. 나오면서 뒤를 돌아보니, 할배는 기지개를 펴면서 가게 쇼파에 측은하게 누웠다. 그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홀아비같아 보이고 쭈글한 눈매와 콧수염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할배도 열심히 그려준건데 조금은 미안하였다.

다음에 그 할배를 찾아가 사과의말이라도 해야겠다 생각하며 두근두근한채 로코코 야짤을 열어보았다.





문 야짤이었다.





걸붕이의 눈에 눈물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