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소설은
이젠 철이 지났지만, 6챕 막혔던 늒네가 왠지 기분이 미쳐서 걸캎세계관을 기준으로 써낸 창작글이야.
따라서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고 

원작붕괴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까 싫다면 뒤로가기 눌러도 돼!(그래도 대놓고 붕괴를 노리진 않으니까 봐주면 기뻐!)

덧붙여 실제 사건, 인물, 배경과는 일체 관련이 없어!


늒네의 말 : 뭔가 깔끄럽지 못한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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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의 세실리아의 건은 감사합니다. 그보다 진심이세요, 점장님?>


다음 날 아침, 나는 키리코에게 내 출신에 대해서 알아보고싶으니 조사를 도와달라는 SNS를 보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이 이거였다. 세실리아의 건에 대한 건 내가 수집한 정보들을 제공해 준 걸 말하는 걸거다. 정황상 스파이라는 건 틀림없었으니 굳이 내가 돕지않아도 키리코의 조사능력이라면 해결되었을 거 같지만. 내 출신은 물론 어제 코코로부터 들었으니까 나는 이제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예전부터 조금씩 조사는 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걸 그만두면 의심받을지도 모른다는 노파심에서 나는 굳이 벌집을 건드리기로 했다. 다만 너무 발을 들이면 ‘제거’될 테니 적당히 해야겠지.



<최근 일들로 느낀 게 있어. 코코도 그렇고 그 리이나란 녀석도 그렇고 심지어 아르스조차 나를 뭔가 다른 눈으로 보고 있다는 걸 말이야.>



프로필에 의하면 키리코 역시 전 08소대원 중 한명이다. 코코의 말대로라면 그녀도 리이나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알고 있겠지. 다만 키리코에게는 속인다는 찝찝한 기분은 그다지 들지 않았다. …왜지?



<예의 직감인가요?>


<글쎄. 하지만 내 특이한 체질과 함께, 이 배후엔 뭔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부탁할 사람이 키리코밖에 없어. 도와줄래?>


<개인적으로는 내키지 않습니다만. 점장님이 정 그러하시다면…. 그래서 전 어떤 걸 알아봐드리면 될까요?>


<지휘관으로서 부임한 기억은 있어. 하지만 그 이전엔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알겠습니다. 기대는 별로 하지 말아주세요.>


<고마워, 키리코!>


<그보다 제 쪽에서도 보고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점장님.>


<보고?>


<구조연구소 쪽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요.>



키리코가 보낸 문자에 나는 내심 뜨끔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거기서는 중대한 문제가 하나 일어났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설마, 파우스트의 소재가 벌써 문제시되고 있어?



<무슨 일인데?>



문자는 편하다. 감정의 동요를 딱히 숨기려 하지 않아도 되니까. 기록의 관리도 통신에 비하면 간단한 셈이고. 암시장의 도구를 쓰면 초보자라도 간단한 은닉이나 추적같은 비법정도는 가능하다. 그나저나 그 문제가 파우스트때문이라면 조금 귀찮게 될 가능성이….



<그게… 지난 며칠 사이에 시설이 전부 괴멸했습니다.>



응?


나는 순간 내가 본 것을 믿을 수 없어서 다시 눈을 비비고 천천히 키리코의 문자를 읽었다. 하지만 내용은 변함없었다.



<괴멸의 뜻이 내가 아는 그 괴멸인가?>


<유감이지만 그렇습니다, 점장님. 동맹군 측은 BETA가 구조연구소측이 만들어낸 실험체고 그들이 자멸했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아무것도 몰랐다면 꽤 타당하다고 생각했을 대답이었겠지만 아르스를 만난 나는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다만 보고드리고 싶은 건 다른 쪽입니다. 실은 어제, 저에게 암호화 된 메일이 하나 보내져왔습니다. 해독은 간단했지만… 써있던 건 파우스트의 죽음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뭐라고? 




<그게 정말이야? 대체 누가 보냈어?>


<죄송합니다. 추적엔 실패했습니다.>


<혹시 다른 사람들도 알아?>


<이상하게도 보내진 메일에는 점장님이랑 상담하라고 되어있어서 아직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혹시 짐작이 있으신가요?>



나를 지목했어? 파우스트의 죽음에 대해 아는 건 현재로선 우리 부대뿐이다. 하지만 내가 함구령을 내린데다 굳이 암호화 메일까지 써서 키리코에게 보낼 만한 녀석은 없다. 그럼 남은 건 누가 있지? 우리쪽 사람이 아니라면 다른 가능성은 시주. 하지만 저 녀석이 그런 배신같은 행위를 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애초에 시주는 키리코를 알던가? 그럼 남은 건, 파우스트의 죽음에 직접 관여했다고 생각되는 아르스인가?



<그 메일 혹시 보내줄 수 있을까?>


<네, 잠시만 기다려 보세요.>



키리코의 말대로 잠시 기다리자 문서 파일이 하나 보내져왔다. 기밀에 대한 건 그녀가 알아서 잘 했을거라 믿는다. 파일 내용은 간단히 요약하자면 자신의 실험이 실패한 걸 깨달은 파우스트 앞에 아르스가 나타났고 아르스의 사상에 감복해 스스로가 괴물이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이 아르스의 사상에 대해 메일은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이런 건, 본인은 아니겠지.”



파우스트와 아르스를 제 3자의 시점에서 본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본인이라면 굳이 이런식으로 쓰진 않을거다. 하지만 아르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인물임은 분명했다. 메일에서 설명하는 아르스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ALPHA계의 파우스트’였다. 잃어버린 열쇠를 대신할 레이카를 만들어내면서 ALPHA의 구세주가 된 아르스는 자신들의, ALPHA라는 종족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종족의 진화를 추구하기 시작하게 된다. 아르스가 목적으로 둔 것은 원력이 아닌 에너지에 의지하는 것이다. 그 결과, 진화체, 지금 우리가 BETA라 부르는 개체가 태어난다. 아르스는 종족의 진화라며 찬양했지만 BETA는 ALPHA마저 잡아먹었다. 그들에게 있어선 괴물과 마찬가지 같은 존재인 셈이다 그리고 그런 존재를 만들어내고 추앙하는 아르스는 끝내 동족의 배신자로 전락한다. 아르스의 사상은 미쳐있다. 생존을 위해 종족 전체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비틀린 믿음을 지니게 되었다. 메일은 어째서 그가 그런 광기에 물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제는 세계의 파괴자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세계의 아르스가 축출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왠지 모르게 납득이 갔다. 그보다 이 메일이지만… 읽다보니 어째선지 유독 떠오르는 한 인물이 있었다.



“우연치고는 너무 잘 맞겠지…….” 



키리코를 알면서 이쪽 사정도 어느정도 알고 있을만한, 거기에 아르스도 매우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을 마침 나는 최근 들은 적이 있다…….



<짐작은 없는데. 일단 코코랑 얘기해볼게. 그때까진 없던 일로 해둬.>


<알겠습니다.>


<응, 수고해.>



미안, 키리코. 하지만 말해도 믿지못할거야. 나는 마음속으로 합장을 보내고서 조용히 메일을 삭제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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