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소설은
이젠 철이 지났지만, 6챕 막혔던 늒네가 왠지 기분이 미쳐서 걸캎세계관을 기준으로 써낸 창작글이야.
따라서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고 

원작붕괴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까 싫다면 뒤로가기 눌러도 돼!(그래도 대놓고 붕괴를 노리진 않으니까 봐주면 기뻐!)

덧붙여 실제 사건, 인물, 배경과는 일체 관련이 없어!


늒네의 말 : A랑 E는 있는데... B, C, D가 영 보이질 않네.......


전편링크 - [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3화 이후 번외편

[인연편1(지무카, 아이린)] [인연편2 (코넬리아, 로코코)] [인연편3 (주노, 유키)] [인연편4 (리타, 소쇼우신)] [보너스인연편5 (죠시주, 아니야, 소시)] [인연편6 (문, 이코스)] [인연편7 (지무유, 그루니에)]

----------------------------------------------------  



시간은 눈 깜짝할 새 흘러서 최종작전 당일, 이른 아침, 나는 레이카와 몰래 그녀를 만나고 있었다. 만난다고는 해도 음성으로 통신만 할 뿐이지만. 저쪽과의 협상에 대한 결과는 이미 전해 들어서 알고 있었다. 만일 협상이 성공했을 경우엔 작전은 그대로 진행되기로 얘기가 되어있으므로 딱히 문제는 없다. 오늘은 다만 그녀가 레이카와 얘기하고 싶다고 해서 시간을 낸 것이다.



[잠은 잘 잤어?]


“그럭저럭.”



여러가지 일에 쫒겨서 그렇게 숙면할 여유는 없었지만 지금은 죽는 소리를 할 때가 아니었다.



[이제 마지막인데, 괜찮아?]


“이번 싸움에서 이겨도, 겨우 당장의 위기를 넘길 뿐이잖아. 알파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응? 아, 그래.]



뭘까, 왠지 그녀의 대답이 신통치 않은 기분이 든다. 그나저나 이번 일이 모두 끝나고 나면….



[참, 시간 내 줘서 고마워.]


“아니, 별 것도 아닌 일이니까. 나는 잠깐 떨어져 있어줄게. 편히 얘기해.”



생각은 일단 나중에 하기로 했다. 내가 이어셋을 넘겨주자 레이카는 고개를 숙였다. 가볍게 그 머리를 쓰다듬어주고서 나는 자리를 떠났다.



< 잠시 시점이 변경됩니다.>



사라진 따스함에 가슴속에 조금 뭉게뭉게한 뭔가를 느끼며,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소녀는 이내 언제나와 같이, 무감정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아가씨.”


[그래, 레이카.]



뜻밖에 이름을 불린 소녀는 잠시 주춤했다. 그녀는 지금껏 한번도 자신의 이름을 부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레이카의 마음을 짐작하기라도 한 건지 그녀가 다시 말했다



[중요한 얘기도 있고 모처럼이고 한번 불러봤어.]


“네.”



이름을 불린 이유같은 건 사실 레이카에게 있어선 별로 상관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얘기는 뭘까?



[나름 이번 현상에 대해서 조사를 해봤는데. 네 의견도 들어두고 싶어서.]



레이카는 왠지 모르게 앞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조금 고민했다. 과연 그녀와 이야기를 해도 괜찮은 건지? 하지만 레이카로서는 어떻게도 숨기고 싶은 상대가 있었다. 만일 여기서 대답을 피하면 그녀는 그 상대를 찾을지도 몰랐다.



“… 알겠습니다.”



[고마워.]



결국 레이카는 마주하는 쪽을 택했다.



[우선 결정적인 차이. 마신 아르스의 존재 유무. 여차해서 알아봤는데 이쪽 세계의 아르스는 다른 마신들에 의해서 제거된 쪽이라고 해. 배신자라는 건 거의 누명에 가까웠어. 다들 그의 힘을 시기한 거지. 실제로 우리 쪽의 아르스는 마신들을 통괄하는 지배자가 되어서 파벌싸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아르스를 배제한 이쪽 마신들은 서로 파벌을 이루고 싸움을 벌이게 된거야. 웃기지도 않는 얘기지, 정말.]


“잘도 알아내셨네요.”


[저쪽에서 꽤 오래 산 녀석을 하나 알고 있어서. 대충 그런 이유야. 이런 일이 벌어진 원인은 너도 이미 짐작하겠지만 마지막으로 아르스가 벌인 그 차원 실험인데.]


“실제, 그것 외에는 없으니까요.”


[그것도 그래. 하지만 핵심은 그게 아니야. 정말로 중요한 건 이 세계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가, 인거지.]


“뭔가… 알아내신 게 있나요?”


[저기 말이지, 레이카. 혹시 너는 이미 답을 예상하고 있어?]



두근, 하고 레이카의 심장이 크게 뛰었다. 그건 누군가에게 비밀을 들켜버렸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하지만 그 누군가가 비밀을 알아챘다는 왠지 모를 고양감도 섞여있었다. 그래도 레이카는 일단 시치미를 떼기로 한다. 아직은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건 어떤 의미인가요?”


[글쎄? 그냥 나는 단지 네 능력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거?]


“의미심장한 말투시네요.”


[의미고 뭐고. 실제로 나는 너를 미워했으니까. 뭐, 지금도 그렇고….]


“갑자기 왜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건가요?”


[미운 정이 들었달까… 사이가 나쁜 친구의 마지막 투정이라 생각해.]


“저는 별로 아가씨를 싫어하지는 않지만요.”


[딱히 상관없어. 그나저나 마지막이라는 건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구나.]


“…….”



레이카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이상한 고백을 들어 평정심을 가장하려다 그만 실수해버렸다. 생각해보면 그에게 진실을 털어놓을 때도 여러가지 실수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었다. 자신은 의외로 덜렁이 체질이었던 걸까, 레이카는 조금 착잡한 기분이 되었다.



[별로 뭐라 할 생각은 없어. 이제와서 내가 부모나 가족 노릇을 하는 것도 이상하고. 솔직히 뭐가 옳은지도 잘 모르겠거든.]


“저는….”


[그러니까 됐어. 너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나도 그럴거니까. 아, 물론 일부러 고자질하거나 하진 않을테니까 걱정안해도 돼. 네가 하려고 하는 걸 방해하진 않을 거야. 어차피 이젠 그럴 여유도 없을 거 같고.]


“아가씨?”


[리이나를 찾았어. 어쩌다보니 내가 맡기로 했거든. 철천지원수 사이인데도 서로 모른다, 라는 건 아이러니하네. 아니, 유전자레벨로 반응할지도. 킥킥, 이건 좀 궁금한데?]



이런저런 말들이 떠올랐지만 레이카로서는 그녀를 멈춰세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녀의 말대로 그들의 사이는 연구자와 실험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행운을 빕니다.”


[너희들도. 만일 다음이 있다면 그땐, 언니…로 불리고 싶을지도 모르겠네…….]



자그마한 목소리가 들리고 통신이 끊어졌다. 레이카는 말없이 눈을 감고서 소리없이 그 이름을 되뇌었다.



< 원래 시점으로 돌아옵니다. >



“아, 끝났어?”


“네. 행운을 빈대요.”


“그렇군.”



레이카의 인기척을 느끼고 말을 걸었다. 하지만 대화는 끊기고 이내 침묵이 찾아온다. 결국 먼저 입을 연 것은 내 쪽이었다.



“저기… 레이카도 역시 돌아가고 싶어?”


“네, 돌아가고 싶어요.”



의외로 레이카가 즉답을 했다. 아니, 원래 있던 세계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당연한 거겠지. 굳이 레이카가 아니라 그녀라도 그건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중요한 사람은 ‘레이샤’일테고. 문득 레이카에게 있어서 그런 존재는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하지만 물어보는 건 멋없는 일일거 같아서 그냥 혼자만의 궁금증으로 묻어두기로 했다.



“방법, 찾을 수 있을 거 같아?”


“찾아낼 거에요. 아가씨도 계시니까요.”


“그렇네.”



레이카가 말하는 아가씨는 아마 그녀를 말하는 걸거다. 솔직히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버려 자신의 소원을 이루려 했으니까.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는 겁쟁이보다야 만배는 낫다. 과연 그녀의 노력이 보답을 받을 날은 올까? 본인이야 죄인일 뿐이라 말하지만 그렇게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했다는 건 너무하잖아. 안 그래도 이런 꿈도 희망도 부서지고 망가진, 끝나버릴 듯한 세계에서….



…… ……
[인연편7]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