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고 검사를 받으면서도 

이성은 계속해서 안된다고 외치지만 가슴은 현실을 받아들여가... 적응하길 원하는것 같아...

하지만 두명의 나에게 끼여 흑백이론이 난무하는 난장판 속에서 이 상황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네


지금껏 살아온 인생이 얼마나 잘났는지 흐릿하게 기억나

날 이렇게 만든 사람에게 어디까지 관용을 배풀고 어디까지 화를 내야하는걸 판단할 수 있는거지?


마침 소심하게 열리는 문에 서 있는

너와 이야기하는게 참 오랜만인듯 한 기분이네

아마 내가 수술대에서 일어난지 1주는 된 것같은데


비워진 머리에 노이즈로 가득찬 마음

좋아하던 진을 몇 잔 마시고 기억을 되찾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모두 사라졌다는걸 자각했어 


그렇지만


너무 늦지 않게 

너무 오래되지 않게 

다시 하려했지만 망가진 도자기를 이어 붙히기란 쉽지 않네...


살아있지만 겨우 숨을 쉬고있어

평범하게 살아있지만 이걸 살아있다고 부른다면 아마 시체가 더 건강할거야

신따위 인간의 망상이라고 치부했으면서 이기적이게 신에게 기도를 올려


내가 뭘 해야 했었지? 

분명 내가 가진 소중한 일부던 그녀의 얼굴만이 부숴진 거울마냥 점점 조각나 부숴지고 있는데

그런 슬픔조차도 그리워서 숨이 막혀 죽을것 같은 마음을 알아줄래?


눈을 감으면 저 너머에 네가 보였지만 다시 눈을 뜨면 어느샌가 가버린 그대여

손이라도 잡아주면 안될까? 

키스하려 하면 안될까?

그래... 아, 이제 내가 가진건 어른이라는 단어의 책임과 헤어짐에 대한 죽음뿐이네


있지, 난 아직 세상에서 떠드는 이야기는 하루종일 할 수 있어

그 이야기에 대한 나의 견해까지 더해서말야

하지만 지금 당장 옆에 책도 여러권 있지만 그 어떤 것에도 네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적혀있지도 않네.


돌려받지 못 할 추억들이 많겠지

너의 온기조차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니까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나올때 얼버무리기 시작하는 나의 입술을 바라보던 너의 표정이 차가워져만 갔지만 그럼에도 내 머리가 뜨거워져

하지만 네 눈동자 속을 보고 있으니 이 새까만 심해에 눈이 멀어버릴 듯한 조명탄을 보게됐어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의미지? 

너도 나에게 필사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지?

쏘아올린 이 불꽃은 너도 내게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라고 굳게 믿고싶어


내가 웃을 수 있게된다면 우리 둘만 아는곳으로 멀리 떠나버리자

이 시간들은 힘들어 신들의 시험일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난 널 기억해낼거야 

웃고 있지만 눈물이 고이는걸 보니까 

널 만나 짓누르고 있던 감정에 솔직해진 기분이라 부끄럽네


울음을 터트리며 미안하다고 내게 털어놓는 너의 눈물에 마음이 덜컹거렸어

어두운 과거들이 날 붙잡고 있다는게 두려워지지만 널 위해서라면 기꺼이 감수하겠어

우리 둘 다 세상에서 도망치는거야 

더 좋은날이 곧 우릴 찾아올거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네가 느끼는 고통에서 시작된 노래를 불러준다면

내가 기타줄을 튕기며 바닥이 젖을 정도로 침을 튀기며 같이 불러줄게


내 손길이 예전처럼 부드럽지 못 할거야

과거의 나 만큼 부드러운 말조차 속삭일줄 모를테지

그렇지만 변함 없는 사실은 아직 내가 너의 것이란거야

모나고 한번도 나 자신을 인정해준적도 없는 불량품이지만 그래도 너의 사람일거야


'해줘'는 이번 한 번 뿐입니다. 그녀는 여러분이 사랑하는 아이를 떠올리며 감상하십셔 누구 지목하기엔 안타까운 이벤트라 열린결말로 끝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