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공주의 물음에 고개를 돌리며 회피하는 헤실미소


하지만 공주는 집요했다

허리춤에 있는 젬상자를 들이밀며

 다시금 추궁했다


말해! 누굴생각했지?


헤실미소는 일이 잘못 되리라는 것을 짐작했다.

"공...공주님을 생각했습니다!..." 

'아 사랑하는 응애공주님! 당신을 감히 부르지 못하는 저를 용서해주세요!'


그제서야 미래공주는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며 젬상자를 들고 기사의 턱을 끌어 당기며 다시끔 물었다.

"어느 공주를 생각했지? 이름을 말해...!"


코끝을 간지럽히는 미래공주의 향기...

그러나 이것은 달콤한 독과 같음을 기사는 알고 있었다

허리춤에 자리한 미래공주의 젬상자가 열리며

반짝이는 휘광과 보석내음을 발산한다.

기사는 다시 한번 눈을 질끈 감으며 외쳤다

"미..미래공주님을 생각했습니다.!!!"


응애공주님에 대한 죄책감이 기사를 엄습해온다.

그러나 응애공주님은 과거에 있다. 오랜 기간이나 보지 못했다. 공주님의 생김새, 향기, 이젠 기억조차 힘들다

눈앞에서 흔들리는 젬상자의 휘광을 보며

기사는 저 젬은 분명 신포도 맛이 날거라며 마음을 다잡는다


철컥...툭... 난데 없이 막사에 울려퍼지는 둔탁음.

눈을 뜬 기사 앞엔 무수히 많은 젬상자를 든 미래공주가 서있었다.

빛 한점 들지 않는 전초기지의 막사이지만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저 푸른색, 소히의 전류와 같은 푸른색,


저 냄새, 마빈에게서 나던 흙내음


저 휘광, 응애공주님을 바라보던 내 눈빛...








아 아레나 안돌았다 돌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