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도 이해하는 일렉기타 배선의 기초 시리즈

1편 - 싱글 픽업과 볼륨 팟
2편 - 험버커 픽업
3편 - 톤 팟


바로 전 글에서 싱글 픽업에 대해 알아봤으니


이번에는 좀 더 어려운 험버커에 대해 설명해볼게


험버커는 (좀 더 디테일하게 파고들어가면 다른 부분들도 많지만) 원리적으로는 싱글 픽업을 두개 붙여 놓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


다만 핵심이 되는 원리는 정반대 방향으로 와인딩된 두 픽업을 순서대로 통과(직렬)하면서 험 노이즈를 줄인다는 원리임.


이 과정에서 신호가 픽업 두개를 순서대로 통과한 것이기에 고음역대가 까이면서 더 두껍고 묵직한 소리가 나는거.



그럼 험버커 픽업은 어떻게 배선해야 하냐고?


싱글보다는 좀 어렵긴 해도 차근차근 보면 얘도 크게 어려울건 없음



가장 먼저 확인해야할 부분은 내 험버커가 어떤 방식 컨덕터를 쓰는지를 보는거임


가장 대표적으로는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4 컨덕터 타입 험버커 픽업이 있고


과거에 많이 사용되었고, 지금은 빈티지 복각 픽업에서 많이 보이는 2 컨덕터 타입 험버커 픽업이 있음.



가장 먼저 요새 제일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4 컨덕터 타입 험버커. (사진은 던컨 SH-1n 59 험버커)


저 굵은 검정색 메인 전선을 까보면 (그라운드 와이어를 제외하고) 전선 4개가 달려있다 해서 4 컨덕터 타입이라 불리는데,


모던쟁이나 범용쟁이들이 좋아하는 푸쉬풀 페럴렐 코일탭 코일 스플릿 뭐 이런 배선을 사용할 수 있는 험버커 픽업이 이런 4 컨덕터 종류임. 


이따 아래에서 보겠지만 저 전선 4개를 어떻게 잘 조합하고 연결해서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데 이걸 스위치 딸깍딸깍으로 바꾸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선한게 우리가 아는 푸쉬 풀, 토글 스위치를 사용한 배선들임.



그리고 두번째로 빈티지쟁이들이 환장한다는 2 컨덕터 험버커. (사진은 깁슨 커스텀버커)


얘는 특이한 점이 전선을 감싸고 있는 저 회색 껍데기(브레이드)를 벗겨내면 안쪽에 검은 핫 와이어가 자리잡고 있는 구조인데


저 회색 껍데기도 전기가 통하는 도체로 만들어져서 그라운드 와이어로서의 역할을 수행함.


저 검정색 핫 와이어로 픽업 신호가 가는 한편으로


저 브레이드 재질도 꼬아서 여기저기 접지를 해주는 식으로 알뜰살뜰 활용한다는거.


그래서 이 픽업으로 배선을 짜면 위의 4 컨덕터 방식에 비하면 비교적 심플해지지만


푸쉬풀이나 페럴렐 배선 이런 건 픽업 까서 개조하지 않는 이상 꿈도 못꿈.




다시 4 컨덕터 험버커로 돌아와서 아까 얘에 달린 배선 4개를 어떻게 잘 조합해서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고 했지?


이제 그 내용을 볼거임.

다만 시작하기 전에 주의할 부분이 픽업 제조사 이 친구들이 4 컨덕터 험버커의 색깔 규격을 아직도 통일하지 못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함.


여기 게시물에서는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시모어 던컨의 색깔 코드를 기준으로 설명하지만


위 표에서 보듯 제조사별로 4 컨덕터 험버커들의 와이어 색상 코드가 다 다르기 때문에 꼭 장착하기 전에 제품 메뉴얼을 보거나 하다못해 멀티미터로 일일이 찍어보는 등 어떤 색이 어떤 와이어인지 판단하는 선작업이 필요하다는거.


다음으로 확인해볼게 험버커 픽업의 부위 명칭임.


위 그림처럼 일자 드라이버 선이 나있는 쪽 보빈이 아래로 가도록 두었을 때 위쪽 보빈을 노스 코일, 아래쪽 코일을 사우스 코일이라 부르는데, (간혹 위쪽을 슬러그 코일, 아래를 스크류 코일이라 부르기도 함.)


4 컨덕터 픽업에 달린 저 전선 4개가 각각 저 노스 코일/사우스 코일의 출입구를 담당하기에 얘들을 잘 연결해주는 걸로 일반 험버커를 포함한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볼 수 있음.


예시를 들어볼까?


4 컨덕터 험버커를 일반적인 험버커의 용례로 사용하고 싶으면 이렇게 연결해주면 됨. (다섯번째 그라운드 와이어는 이름 그대로 어느 상황에서나 그라운드에 연결하면 되니 생략함.)


노스 스타트 (검정색)은 핫 와이어로 사용하고, 사우스 스타트(초록색)는 그라운드와 연결, 노스 피니시(흰색)와 사우스 피니시(빨간색)는 서로 연결.


2 컨덕터 험버커는 내부적으로 노스 피니시와 사우스 피니시가 서로 연결된 것과 마찬가지인 상태이기에 핫 와이어와 그라운드 와이어만 밖으로 삐져나와있다고 보면 됨



반대로 험버커 픽업의 노스 코일만을 단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위 사진처럼 연결해주면 됨. 흔히들 이걸 코일을 잘라다가 한쪽만 쓴다 해서 코일 스플릿이라 부른다. 감겨진 전체 코일을 절반만 사용하는 코일 탭이랑은 다름.


이렇게 연결하면 사우스 코일에서 생성된 신호들은 전부 그라운드로 빠져버리니 온전히 노스 코일에서 생성된 신호만을 쓸 수 있음.


동일한 원리로 사우스 코일만을 사용하고 싶다면 저기서 사우스 스타트를 핫 와이어로 쓰고, 나머지 셋을 그라운드로 보내면 된다는 거.


험버커 픽업의 코일 각각을 싱글 픽업처럼, 그것도 싱글 픽업의 하프 톤 처럼 사용하는 용례도 있음.


노스 스타트와 사우스 피니시를 둘다 핫 와이어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전부 그라운드로 보내버리면 하프 톤의 음색이 나옴.



저것 말고도 다양한 조합들이 있지만 일단은 저것들이 지금으로선 가장 많이 사용되는 험버커 픽업의 모드들임.



이번에는 험버커 픽업까지만 파봤고, 푸쉬풀, 토글 스위치와 조합하여 각각 모드를 넘나드는 배선은 톤 노브의 원리 다음으로 알아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