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쿵

"총수~ 총수~!!! 열어줘~ 잘못했어~"

"흥! 이 몸이 열어줄 것 같나! 감히 이 몸과의 약속을 어겨 놓고서는 뻔뻔하게도!"

"그러니까~ 미안하대도~"

"시끄러워! 그 어떤 놈이 이 몸과의 약속에 한 시간이나 늦을 수가 있는거지?"

"그치만... 잠들어 버렸던 걸..."

"그러니까 네놈이 얼어 죽어 싸다는 거다!"

"..."

"흥. 가만히 반성하면 문을 못 열어 줄 것도 없지만."

"잘못했어요... 야마ㄷ..."

"야마다 아니라고 이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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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나는 이마와 무릎을 땅에 붙이고 깊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었다.


"한 번 더 야마다라고 부르면, 그땐 이 뿔로 네놈 머리통을 뚫어버린다."

"네, 총수."

라플라스 총수는 그렇게 마지막 협박을 남기고 노기를 거뒀다.


"이 몸은 잠시 준비를 할 게 있으니 저기 의자에라도 앉아서 쉬고 있어라."

"Yes My Dark."

총수의 충실한 하인으로써 나는 라플라스 총수의 명령에 'Yes My Dark'라고 답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총수가 가리킨 방향으로 가자 따뜻한 벽난로 앞에 흔들의자 두개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하나는 내가 앉기에는 살짝 작은 걸 보아 라플라스 총수의 의자인 것 같다. 의자에 앉자 벽난로 특유의 장작이 타닥이는 소리와 그 따뜻함, 그리고 가만히 두려고 해도 알아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흔들의자의 삼박자가 딱딱 맞아떨어지면서, 급작스럽게 피로와 수마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총수의 집 밖에서 몇십 분 동안 문을 두드리며 추위에 떨었던 것이 원인이겠지.


그렇게 내 의식은 총수의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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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여, 이 몸이 네놈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부하 군이 어떤 얼굴을 보일까 기대감에 넘쳐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찾아 후다닥 부하 군에게 달려간다.

"..."

"아, 잠들어 버린 건가."

아무리 약속에 늦었다지만, 부하 군에게 너무 심하게 군 게 아닌가 싶다. 금방 포기할 줄 알고 문을 열어주지 않았지만 설마 몇십 분 동안 문을 두드리며 밖에 있을 줄이야.


역시 부하 군은 이 몸이 선택한 사람이 틀림 없다.

"자는 모습도 귀엽구나, 부하 군.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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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찟! 하는 소름과 함께 잠에서 깼다. 나, 얼마나 잔거지? 왜 여깄는거지?

"오, 일어났는가, 부하여."

"아 총수..."

그리고 내 눈앞에 왜 총수의 얼굴이 있는 거지?

"후훗♡ 당황한 모양이구나. 이 몸이 왜 여깄는지 궁금하겠지?"


...


꿈인가? 싶어 볼을 꼬집어 보았다. 아프다. 근데 이게 꿈이 아니라고? 어떻게 된거지?

뇌가 회전을 서서히 멈춰간다.


"이 몸이 아까 네놈에게 너무 몹쓸 짓을 한 것 같아 그에 대한 보상으로 네놈과 곁잠을 자기로 했다."


그리고 총수의 마지막 말을 기점으로 나의 뇌는 완전히 회전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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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군, 귀여워♡

부하 군에게는 몹쓸 짓을 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했지만 사실 이 몸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맞다, 부하여. 이 몸의 머리를 쓰다듬거라."

"Y...yes My Dark."

흐흐응~ 머리 회전이 아주 멈춰버린 듯이 얼빠진 얼굴도 좋구나♡

그건 그렇고, 이 몸도 슬슬... 졸려... 오는... 벽난로... 최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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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그냥 총수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자니 총수의 눈이 스르르 감겨온다.

졸린 걸까? 

"ㅇ...나....ㅈ..."

총수가 뭔가 말하고 계시는데 잘 안들린다. 뭐라고 하신거지?

"아...나...ㅈ....ㅝ..."

겨우 시동을 걸었던 뇌가 시동을 다시 멈췄다. 지금 안아달라고 하신거 맞지?

"안....아...줘...!"

총수가 꿈틀꿈틀 몸을 움직이며 내쪽으로 몸을 붙여온다.

더 이상 생각이란 걸 할 수가 없다.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총수를 껴안았다.


총수 특유의 달콤한 향기가 코를 찌른다.

총수의 행복하다는 듯한 웃음이 귀를 간질인다.

총수의 따스한 체온이 몸을 덥혀온다.


그리고 마침내 깨우쳤다.


"Yes My Dark... 아니,

You're My Darling"


이 감정은 '사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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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에 쓰기 시작해서 12시 잡담와꾸 전에 끝내기 위해 존나 생각나는대로 쓴거라 감안해주시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