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된 것은 

울며 어리광부릴 때가 아니야 

희망의 실을 

더듬어 붙잡고 움직이기 시작해 





'모모스즈 네네'는 달팽이가 싫었다. 

축축한 벽과 바닥을 기어다니는 그것들의 끈적거리는 

점액과 나선 모양 등껍질을 보고 있으면, 

그녀 자신도 그 징그러운 생물의 일부로 변해가고 있다는 

불쾌한 감각을 느꼈다.


그래서 달팽이들이 자주 나오는 비 오는 날을 

네네는 매우 싫어했다. 

그러나 지금, 그칠 줄 모르는 폭우 속에서 네네는 

우산도, 우비도 없이 거리를 방황하고 있었다.


'.......?'


발 밑에서 무언가 물컹한 것이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신발을 들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달팽이 한 마리가 

밟혀서 납작하게 신발 밑창에 붙어있었다.


'이런 망할! 재수없게 또 달팽이를 밟았어!'


나뭇가지로 신발에 붙은 죽은 달팽이를 떼어내고 

걸음을 옮기려는데, 비웅덩이에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았다.


'저기, 괜찮아? 혹시 다쳤어?'


누군가 네네의 앞으로 걸어와 손을 내밀었다.



'난 괜찮아....그저 넘어졌을 뿐이야. 

너는...누구지?'


'나는 사카마타 클로에. 여기 사람들은 내 이름보단 

[웨더 리포트]라고 많이 부르지만.'


'웨더...리포트?'


'나만이 가진 [능력] 때문이야. 

내가 원하는 대로 날씨를 조종할 수 있거든.'


날씨를 조종한다고? 네네가 그 말을 믿지 않는 듯하자, 

클로에는 말없이 눈을 감고 두 손을 기도하듯이 모았다.



그러자 잠시 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하늘의 비구름 너머로 거대한 고래 비슷한 형상이 

나타나더니, 거짓말같이 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클로에가 다시 눈을 뜨자, 하늘 위의 커다란 무언가도 

비구름과 같이 사라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바닥에 물웅덩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달팽이들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비가 내리지 않았던 것처럼.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