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 “조건의 문제 아냐…안 받는다”
전남도 “반대도 객관적 사실 바탕해야”
광주시 “우리도 역할달라…달려갈 준비돼”
함평군 “전남도에서 무안만 언급하는데…”


군공항에서 이륙 중인 전투기. 광주드림 자료사진.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두고 무안군이 광주시-전남도와 3자 대화를 넘어 무안군-전남도 2자 대화마저 거부하면서 이들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월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양 시·도는 군공항 이전 작업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했지만 무안군이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면서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광주시는 “이대로는 대대손손 광주에 군공항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감지하고 군공항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이라면 어느 지역이든 고려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전남도는 무안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군공항 유치의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표명했던 함평군도 소극적인 태도로 변하면서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3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무안군은 지난달 20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군 공항 이전 문제 관련 3자 대화 또는 김영록 전남지사와 김산 무안군수와의 양자 대화에 참여해 달라는 전남도의 공문에 “불가하다”는 답신을 보냈다. 군은 ‘연말이라 여러 가지 일정도 있고, 주민들의 반발도 큰 광주 전투비행장 무안 이전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범대위)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대화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니 당분간은 참여가 어렵다’는 취지로 답신했다.

 무안군의 완강한 태도에 이른바 3+1 지자체 모두 속내가 복잡해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통과시키고도 10년째 답보상태에 놓인 숙제를 또다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을 반복할까 걱정하고 있고, 무안군은 반대 입장이 완강한데 상급기관인 전남도에서 계속 거부할 시 예산 등 자칫 불이익을 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전남 지자체 중 광주 군공항 유치 의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표명해온 함평군은 여론조사까지 돌연 취소한 배경에 전남도의 압박이 가해져 사실상 유치전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무안군

 무안군은 광주시의 1조 원 지원책과 함께 전남도가 함평군에 약속한 1조 8400억 원 규모의 지역발전 사업과 같은 지원들이 군공항 이전을 전제로 한다면 거부한다는 의사가 확실하다.

 한영재 무안군 미래성장과 군공항 대응 홍보 TF팀장은 “무안군은 어떤 조건을 받기 위해 군공항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전하게 되면 주민 피해나 발전적인 부분에서 피해가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 공항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 팀장은 “군공항이라는 것은 주민투표를 거치게 돼 있기 때문에 주민 의사가 가장 중요한데 우리는 반대입장이 분명하기 때문에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이 있다면 그곳에서 진행해야 하는데 광역자치단체가 기초지자체를 압박하면서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김 지사가 ‘무안군민들의 희생만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전투기 소음 피해라는 것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받아들이게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 그런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어떠한 조건에도 반대를 할 것인데, 계속 반대한다고 전남도에서 예산이라던지 패널티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우려는 된다”고 밝혔다.

 ▲전남도

 전남도 역시 답답하긴 매한가지다. 무안군이 대화를 절대적으로 거부하고 있어 군민들이 객관적인 사실 확인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워 반대 여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대를 하더라도 최종 판단은 명확한 근거에 의한 자료를 파악한 군민들이 결정할 수 있게 무안군도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해근 전남도 무안공항활성화추진단 팀장은 “지금은 무안군이 3자 대화, 양자 대화도 거부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와서 당분간 만남은 어렵겠지만 완전히 안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당장은 해결 안되고 있지만 현장에 가보면 무안군민들의 또다른 이야기들도 들려오고 있고, 이에 따른 여론도 바뀌고 있어 시간이 흐르면 충분히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지 팀장은 “특히 무안군 같은 경우 무조건 반대하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군공항이 들어오면 소음 피해로 죽을 것이란 극단적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렇게 잘못 와전된 채로 홍보가 돼서 군민들이 그대로 믿고 있는 상태다. 반대를 할 수는 있지만 객관적인 자료로 명확하게 군민들이 판단할 수 있게 한 뒤에 판단은 주민들이 내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전했다.

 ▲함평군

 군공항 이전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함평군은 유치전에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미루고 미뤄 12월로 예정된 여론조사도 취소해서다.

 장정진 함평군 기획예산실장은 “여론조사는 올해는 어려울 것 같고, 특히 전남도에서 적극적으로 함평에 군공항 유치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 도의 입장을 벗어나서 활동하기가 어려워서 군의 입장만 계속 밝히고 있을 수는 없다”며 “무안이 적극적으로 반대를 하면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언급했다.

 ▲광주시

 특히 가장 초조한 것은 광주시다. 무안군은 완강하게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고, 함평군 마저 유치전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적극적으로 행동을 하고 싶지만 전남도에서 반대하고 있어 답답하다는 것이다. 이에 무안군이 안된다면 함평군을 설득하고, 그에 대한 방안으로 함평을 광주시에 편입하는 방안까지 거론하고 있다.

 박갑수 광주시 군공항이전본부장은 “광주시, 전남도 모두 무안을 최선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무안이 반대하고 있는 입장에서 우리는 차선책으로 함평을 고민하고 있다”며 “근데 전남도에서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강 시장과 김 지사의 만남이 이뤄지면 그런 부분은 이야기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만약에 무안이든 함평이든 군공항 이전에 뜻이 없다고 하면 대대손손 광주에 있을 수밖에 없어서 무안에 실무진들을 보내려고 하면, 전남도에서는 광주는 기다리고만 있으라거나 아직은 시기가 아니다 이런식으로만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광주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하니까 답답하기만 하다”며 “무안쪽에서 신호만 주면 언제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 지원책과 관련해서도 원하는 사업들이 있다면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서 열린 자세로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무안군의 움직임이 여전할 경우 함평군을 광주시에 편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는 “편입 부분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고 오래전부터 공식·비공식적으로 흘러나왔던 이야기다”며 “논의를 해야한다면 해볼 필요가 있겠지만 서울시가 김포를 편입한다고 해도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닌 것처럼 함평군, 전남도의 입장 등 모두가 필요하다고 해야 가능한 이야기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