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요청 ‘3자·양자 대화’
‘군민 반대’ 이유로 모두 거부
상생협력·미래발전 외면 지적
이달중 시장·지사 만남 ‘주목’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두고 무안군은 광주·전남과 3자 대화를 거부했고, 함평군은 이번 달에 진행하려 했던 군공항 이전 유치의향서 제출을 위한 군민 여론조사 일정을 취소하면서 답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광주 공항 모습. /임문철 기자 [email protected]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 독단적 행보중인 무안군을 향해 냉소적 비난이 나오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 상생 발전이란 거시적 관점에서라도 최소한의 대화 문고리는 잡고 있어야 하지만 그 마저도 놔 버리고 있어서다.

4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무안군은 전남도의 2차례(지난달 20·24일)의 공문에도 불구하고 광주시-전남도-무안군 3자 대화는 물론 전남도-무안군 양자간 대화의 장 마저 빗장을 걸어 잠궜다.

무안군은 바쁜 연말 일정과 광주 전투비행장 무안 이전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범대위) 반대 여론을 내세워 ‘당분간 대화가 어렵다’는 회신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무안군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대화 거절 명분은 ‘군 공항 주민 반대’다. 군 공항 이전시 파생되는 소음 등 직·간접적 피해를 막아내겠단 것이 무안군측 설명이다.

이같은 입장은 과거부터 줄곧 계속돼 왔다. 무안군은 2018년 11월 김산 군수가 광주 군 공항 이전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한데 이어 군공한 이전반대 범대위 구성, 이전 반대 전 군민 서명운동, 범대위·군의회 광주시 항의방문 등 실력행사에 나선 바 있다. ‘군민’을 당위성으로 내세웠기에 상징성도 컸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김산 군수가 ‘군 공항 반대’이미지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상태서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뤄 당선까지 이뤄내자 그의 행보는 더욱 과감해졌다. 전남도란 큰 틀에서 보면 소도시인 무안군이 도지사의 대화 제의를 단번에 거절할 수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는 무안군이 군 공항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 논쟁으로 귀결 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낳고 있다.

무안군은 군 공항 이전 절대 반대를 외치면서도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선 광주 민간공항은 내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단물만 빼먹겠단 심보로 앞뒤 맞지 않는 주장을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국토교통부 제6차 항공계획에 따르면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공항 통합 시기는 군공항 이전과 맞물려 있다. 군공항 이전이 가시회되지 않고선 민간공항 이전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 보자며 여론조사도 실시하자는 말이 수차례 나왔지만 무안군은 이 역시 거절한 상태다. 찬반 여론이 어느정도인지 데이터화 할 수 있는 기회를 애초 잘라 버린 셈이다.

그러면서도 범대위가 내는 목소리의 가중치는 높이면서 숨겨진 민심은 묵살하고 있다. 군공항 이전과 관련한 공청회나 설명회 조차 열지 않았다. 이에 반대 의견을 앞세워 광주시 등 자치단체와의 상생 협력 및 미래발전 논의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역 한 관계자는 “군공항 이전을 줄곧 반대해온 김산 군수의 입장은 이해못할 바는 아니지만 공항 문제는 단순 특정 지역의 개발행위가 아니다”라며 “작게는 전남 중서부권역 발전에서 크게는 대한민국 국방 전략의 한 축으로 바라봐야 한다. 큰 그림과 미래를 그리면서 살펴야 하는데 편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이번 사태를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광주시와 전남도는 무안군의 대화 참여 거부에도 이달 중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지사의 ‘공항 회동’을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