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2023년에 개봉한 밀수라는 영화를 우연히 보다가 기억난 썰임


영화는 대충 1970년대 일본에서 물건을 밀수하는 이야기인데 내 할아버지가 실제로 밀수하다가 있었던 이야기를 들은거임



할아버지는 젊었을 적에 태평양에서 원양어선을 타며 전세계를 돌아다녔음

정확히는 모르지만 갑판장을 맡으실 정도로 오랫동안 뱃일을 하셨고 그만큼 불법적인 상황에도 자주 접촉하심


사실 원양어선이라는게 망망대해라는 폐쇄적인 공간인 만큼 지금도 밀입국이나 밀수 등 불법적인 일이 판 치는데 1970년대 원양어선은 불법과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였음


어쨌든 할아버지는 원양어선을 타며 자금과 인맥을 점점 쌓아올리면서 우연히 밀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셨음

그 당시 밀수가 꽤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할아버지는 그 동안 쌓아둔 인맥과 돈을 사업자금 삼아서 일본에서 밀수를 시작하심


정확히 얼마나 밀수를 하셨는지는 못 들었지만 당시 주요 밀수품이 금괴에다가 여러 척의 배로 몇 번이나 성공하며 그 당시 돈으로 몇 억원씩 자금을 굴렸다고 하시니 엄청난 규모인 건 확실함


그러다가 결국 사건이 발생하는데 부산항 앞에는 오륙도라고 하는 작은 무인도가 있음

여기가 부산항에 진입하는 입구 쪽인데 세관 소속 배들이 밀수품을 운반 중이던 배를 기습한 거임

당연히 잡힌 배 안에 있던 밀수품들이 발각되고 모조리 압수 당하면서 끝나나 했는데...


잡히기 직전에 뒤따라 들어오던 밀수배에 무전을 쳐서 세관의 기습을 알린거임

뒤따라 오던 배에는 작은 할아버지가 선장이셨는데 그 무전을 듣자마자 배에 실려있던 모든 금괴들을 바다로 던져버리고 세관의 검열을 피해갈 수 있었음


할아버지는 그 당시 배를 타지 않고 사업자금을 대주던 물주 역할을 하셨고 잡힌 선원들이 할아버지의 존재를 고발하지 않아서 징역을 피하실 수 있었다고 함


그 당시에 바다 속에 가라앉은 금괴가 자금의 대부분을 투자해서 수십억원의 가치를 가졌다고 하니 나중에 건지면 안되나 했지만

오륙도 앞이 부산항의 입구여서 온갖 배들이 지나다니는 통로에다가 해류의 속도도 빨라서 도저히 건지지 못했다고 함



지금도 가끔씩 일본 갈 때 배타고 가면서 오륙도 앞을 지나는데 그 사실을 알고 있으니

어릴 적 해적의 보물지도처럼 오륙도 앞바다에는 가라앉은 금괴들이 동심을 자극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