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녀의 상태는 어딘가 이상하다.


아무리 엔딩 당시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저런 반응은 무언가 이상했다.


내가 아는 라이덴이라면 분명 내 반응을 본 순간 침착하게 상황을 분석했을 텐데..


어째서..?



'...설마..?'



순간 뇌를 스쳐가는 가설 하나.


만약 그녀가 가지고 있는 기억이 내가 그녀의 눈 앞에서 죽었을 당시거나.


아니면 그보다 훨씬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지난 후라면..?


아마 전자라면 눈 앞에서 처참하게 죽어가는 사랑하는 이를 무력하게 만 볼 수 없었기에 제정신을 붙들기 어려웠을 것이고.


후자라면 아마 원작상 오로바스와의 전쟁으로 사사유리까지 죽자.


그녀의 측근들인 호재궁,미치요,사사유리 그리고 나까지 잃어버린 라이덴은 오랜 시간 동안 홀로 고독과 싸움을 했을 테니..


제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라이덴님..?"


"그렇게 부르지마..에이라고 불러줘.."


"갑자기 그게 무슨..?"



이미 이 시점 전대 라이덴 마코토는 켄리야의 재앙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그 사실은 극소수의 고위 인물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모르고 있기에.


아까 전 상태창에 내 직책이 라이덴 에이가 아닌 라이덴 마코토의 호위무사라 나온 것처럼.


대부분의 이들은 번개 신이 바뀌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체 살아가고 있다.


라이덴 또한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을 굳이 본인의 입으로 내뱉으려는 편이 아니기에 게임에서도.


그녀가 본인과 마코토를 구분해서 말하는 건 극후반 호감도 80 이상 일 때만 하는 행동인데..


역시 지금의 그녀는 어딘가 이상하다.


본인의 충동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와도 같다고 해야 할까.


영원과도 같은 고독은 누구보다 강한 신조차도 망가트리는 건가..



"....그래 내가 너무 성급했던 것 같네....거기 너 호연이라고 했지?"


"......예"



내가 계속해서 그녀의 말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모션을 취하자.


그녀는 내가 그녀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결론을 내린 것인지.


무작정 내게 들이대는 것보다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오늘부터 너는 내 전속 호위 무사야 24시간 잠을 잘 때도 밥을 먹을 때도 화장실을 갈 때조차도 내 곁에 있도록"


"....예?"



말이 통하지 않으니 권력으로 찍어 누르겠다는 듯.


그녀는 하급무사인 내 신분을 무려 쇼군의 전속 호위 무사로 강제 떡상 시켰다.


그러나 다른 이가 보면 마냥 좋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고작 하급무사에게는 감히 쇼군과 겸상할 명분이 없으니.


훗날 많은 이들에게 의문을 살지라도 무작정 내게 같이 있을 명분을 만들겠다는.


그녀의 음험한 욕망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이나즈마에서 쇼군의 명령은 절대적 즉.


하급무사인 내게는 그녀의 이런 갑작스러운 승진을 감히 거부할 수도 명분도 없었기에.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반드시 충의로 보답하겠습니다!"



한 쪽 무릎을 땅에 꿇은 체로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은혜에 최대한 예를 갖추었고.



"후후..그래 꼭 보답해줘"



그런 내 모습에 퍽 마음에 들었는지.


라이덴은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입꼬리만 조금 올라간 표정으로 기쁨을 표하며.


조심스럽게 내 턱을 붙잡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역시 게임이랑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아름답다..'



분명 라이덴의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니기에 그녀를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고.


내 이성이 경고하고 울부짖었지만.


달빛을 머금은 그녀의 얼굴은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이성이라는 쓸모 없는 것을 단숨에 머릿속 구석에 내동댕이 치게 만들었다.


오로지 아름답다라는 원초적인 감정만이 들 뿐.


그 외에 아무런 쓸모 없는 감정들은 모두 짐덩이에 불과했다.



"후후 왜 그러니? 따라오지 않고 넌 오늘부터 내 전속 호위라고 했잖니"


"..아..넵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빤히 쳐다보면 나라도 부끄럽구나.."



너무 빤히 쳐다보았던 탓일까.


아무리 그녀라도 이런 건 조금 부끄러웠는지.


라이덴은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소매로 숨김과 동시에 무언가 기쁜 듯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와 근데 진짜 얼굴 겁나 작다 저게 가려지네..



"후후..이렇게 어리버리 해서야...내 곁에서 아주 오랫동안 배워야겠네 그래도 걱정 하지는 마 내가 하나 하나 친절하게 알려줄 테니"


"...."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내 겨드랑이 사이에 자신의 팔을 끼워 넣어 강제로 팔짱을 낀 뒤.


그대로 날 어디론가 끌고 갔고 난 순순히 그녀를 따라갔다.


그녀의 호위 무사로 지정된 이상 그녀에게서 벗어나는 것은 곧 임무를 거부하는 것이니 불가능하고.


또한 그녀의 팔을 떨쳐낼 수 있을 정도로 내 힘은 강한 편이 아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만약 뿌리쳤다가 빡쳐서 맘마통검 꺼내면 어케 살아남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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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라이덴님..?"


"에이라고 불러줘 명령이야"


"그..에이님?"


"님 빼고 에이라고 부르라고 그리고 존대 하지마 불편하니까"



이나즈마에서 쇼군의 휘하 병사가 감히 쇼군의 이름을 부른다..?


회사로 치면 갑자기 회장님이 와서 직책이 아닌 본명으로 불러 달라는 격이었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는 다는 듯 부담스러울 정도로 내게 달라 붙었다.



"에..에이 미안하지만 눈 둘 곳이 없어서 그런데 조금만 떨어져 주면..안될..까?"



라이덴 정도의 미녀가 어느 정도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달라 붙는 것은.


나같은 모쏠 아다에게는 너무나도 큰 자극이었기에 난 황급히 시선을 돌리며.


그녀에게 제발 떨어져 줄 것을 부탁했다.


물론 나도 남자이기에 그녀가 이런 식으로 다가온 다면 흑심을 품을 수 밖에 없지만.


아까 전 있었던 일들도 그렇고 그녀의 이상 행동이 너무나도 걸렸기에.


섣불리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부끄러워 하긴...이런 모습도..신선해서 귀엽네.."


'나무아비타불관세음보살전지전능하신하느님아버지가보우하사우리나라만세만세만만세'



가히 폭력적이라고 할 수 있는 그녀의 적극적인 유혹에.


실시간으로 내 정신력이 시험 받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하지만 명심해..넌 내 호위 무사야 언제나 내 곁에 있어야 한다고"


"...네"


"다른 잡것들과는 감히 이야기를 나누지도 서로의 몸이 닿지도 눈이 마주치지도 마 나만 보고 나랑만 이야기를 나누고 나만을 만져"


"....."


"만약 내 말을 어긴다면 그 때는 나도..내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알겠지?"


"예...."



어린아이들의 단순하고 순수한 집착이나 소유욕 따위가 아닌.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들이 서로 얽히고 뒤섞여 끈적해진 라이덴의 소유욕과 집착.


그리고 그녀의 두 눈에서부터 느껴지는 알 수 없는 광기로 인해.


방금까지만 해도 빠르게 두근거리던 심장은 차갑게 식어갔다.



"후후....다시는..다시는...아무도 내게서 내것을 빼앗아 갈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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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빌드업이라 얀끼는 별로 없을 거임


얀끼가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하는 건 아마 다음화 정도?


그리고 생각해 봤는데 노피아 연재는 안 할 거임


병약한 장님 소환사 얀붕이와 소환 할 때마다 스킨쉽을 대가로 받는 소환수 얀순이 소설 구상중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