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에 그녀가 보여줄 모습은.


어제까지의 이야기.


타카나시 호시노는 선생이 좋다.


자신들을 끈질기게 괴롭혀왔던 카이저 社 를 선생이 완전히 해체시키는중에 뺏겼던 아비도스의 부동산과 돈을 고스란히 돌려줬을뿐만 아니라


갈 곳 없이 방황하는 아이들을 이곳으로 전학시켜 아비도스의 가장 큰 문제인 부족한 정원을 해결해주고.


온천개발부..라는 동아리를 통해 아예 없었을줄만 알았던 수맥을 찾아내 평생 못열줄만 알았던 그 모래축제를 정말로 수십년만에 개최시키는데 크게 일조하기까지-


이전만큼의 규모가 아니라도 소중한 학교를 다시 되살리는데 크게 공헌한 선생을 학생회의 일원으로서.


항상 누워 자는 소파 위에 베개를 놓아준다던지, 아쿠아리움에 데려가 여태 못봤었던 물고기들을 실제로 보게 해주는등 원하는걸 진작에 파악하곤 챙겨주는 상냥함이.


자신들을 이용하려드는 이들에게 맞서 대신 화내는, 믿을수 있는 어른으로서의 일면과 마주칠때마다 인자하게 웃어오며 부드럽게 머릴 쓰다듬어오는 손길에.


그런 선생과 함께 있으면 무엇이든 좋은 타카나시 호시노 본인으로서 선생과 같이 있게될 시간을 더 기대하게 되었고, 어느새부턴가 기대게 되었다.


이를 방증하듯 이틀전에 만나기로 한 가게 앞에 30분이나 일찍이도 도착해온 호시노를 기다리는건...


‘‘ ... 이거야 원. ’’


더 일찍이도 온, 입구 앞에 서선 그녀를 포함한 일행을 기다리는 선생.


‘‘ 만나자마자 머리부터 만져달라니. 계속 응석받이로 남고싶다는게냐...? ’’


‘‘ 응. 상관없는걸, 선생님 손길은 좋으니까⋯  ’’


‘‘ - 그 멘트, 전후사정 모르는 놈들이 들으면 오해 엄청받는다니 그래도. ’’


그런 선생을 보자 절로 지어진 웃음을 띄며 다가오려할때쯤...


‘‘ 으, .. ’’


미처 보지 못하다 이제서야 발견한, 그의 옆에 붙어있는 스나오오카미 시로코를 발견하자 경직된 두 눈은 그녀에게 향했고.


 자신에게만 허용될 그 손을 제 머리 위에 얹은 스나오오카미 시로코를 향한 눈에 아주 잠깐. 아주 살짝 핏발이 세워졌다.


‘‘ 생 옆엔, 나만 있어야하는데⋯? ’’


그래도 선생 앞이니까. 선생은 나쁜아이는 싫어한댔나⋯ 반복하며 중얼이더니 , 마치 주인을 본 강아지처럼 달려오는 호시노.


‘‘ ⋯ 선생~! ’’


‘‘ 호시노? 달려오기까지 하고. 넘어지지 않게 조- ’’



와락 !



여느때와 같이 헤픈 미소를 보여오며 달려오는 자신을 받아주려 팔 벌려오는 선생에게 달려들어와 그대로 안겨오더니.



‘‘ ... 심해야지! 어휴, 나이 지긋한 어르신 만나는게 뭐가 좋다고. ’’


‘‘ 전혀, 아저씨는 엄-청 보고싶었거든~? 선약을 잡은건 선생이면서~. ’’



아주 자연스레 시로코를 쓰다듬던 선생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 자연스레 자기 자신에게로 끌어오는 호시노.



‘‘ 이틀 전엔 아주 잠깐이라 많이 아쉬웠으니까⋯ 오늘은 쭈욱 같이 있는걸로~ ’’



아저씨 말고 다른 애들이 같이 있을동안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 선생은 아저씨 옆에 없으면 안된다구~⋯


선생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지 않은 아주 잠깐동안, 아무 표정조차 없는 무미건조한 얼굴로 방금전의 자신과 같은 모습으로 노려보는 시로코를 내려봤다.



‘‘ ‘‘ ⋯. ’’ ’’



시로코쨩. 양보는 힘들거같으니까... 오늘은 물러나는게 좋을걸.


표정은 일체 바뀌지 않았지만 이 상황이 맘에 들지 않다는듯 머리 위에 있는 늑대 귀가 앞으로 바짝 세워져가는걸 보곤 호시노의 입술이 호선을 그리기 무섭게-


‘‘ ⋯ 괜찮아. 반대쪽도 있으니까. ’’


그녀의 견제는 아무렇지 않다고, 선배가 차지하지 않았던 선생님의 반대쪽 손을 제 손바닥과 바짝 맞추더니 꼭. 깍지까지 껴와 쥐어오자- 표정이 굳어버린 선배를 올려보는 시로코.


‘‘ ... 자꾸 이러니 손이 쉴 틈이 없잖으냐, 쉴 틈이. ’’


‘‘ 그래도⋯ 한번쯤은 이렇게 응석부리고 싶었거든, 선생님. ’’


이어 결정타로 표독스러운 선생마저 금새 누그러지게 만드는 시로코의 특기. 고개 살짝 숙이고 귀 내려보이기.


‘‘ ... 그래. 네가 뭔 죄가 있겠냐... ’’


‘‘ ⋯. ’’


‘‘ 응. 선생님 손, 따뜻하니까⋯ ’’


추운곳에 있으니 앵겨붙고 그런갑다-. 앵겨붙는 그녀들을 애써 무시한 선생은 계속 안아든채로. 옆에 붙여둔채 난방이라도 틀어져있을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 뭔.. 바람도 안부는데 공기가 차냐, 일단 안에 들어가자꾸나... ’’



- -



들어가자꾸나, 노노미야 조금 늦을테고 후배들은 제 시각에 맞춰오는 애들이니... ⋯선생님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식당으로 들어갔어.


⋯선생님. 정확히 한시간 일찍 왔을때도 미리 와계셨으니까, 신경써주는거같아 기뻐. 항상 그래왔지만 고마우니까. 선생님이 먹자고 하기 전엔 안먹는거야.


‘‘ 응. 나른해지니까, 잠깐⋯. ’’


조심스레 옆으로 기울여 선생의 어깨에 기대온 시로코의 머릴 긁어주듯이 쓰다듬던 선생.


‘‘ 뭐냐. 이 자세는. 졸리기라도 한게냐...? ’’


선생이 자신을 봐주지 않는 이 상황이 달갑게 여겨지지 않은 호시노는, 그 반대쪽에서 선생의 무릎에 손을 올리더니 먼지라도 털어주는듯 쓸어주다...


‘‘ 흐응~⋯ 아저씰 옆에 두고도 신경 안쓰는건 많이 서운한데. ’’


‘‘ 여태 조용히 있었으니 신경을 못쓰는게 당- ’’


‘‘ ⋯연한건 아저씨랑 이렇게 같이 있는거뿐이지롱~ ’’


선생에게 기대오더니, 당연하다는듯 무릎베개를 해버리곤 시로코를 쓰다듬어오는 손을 다시 제 머리에 끌어들여왔다.


‘‘ ⋯⋯!! ⋯ ’’


뺏기자마자 귀를 앞으로 바짝 세워오며 자신을 노려보는 시로코를 거들떠보지 않고, 선생을 올려보면서 해맑게 웃어보이는 호시노.


‘‘ 완전 극락~ 엄청 좋은 느낌⋯ ’’


‘‘ ⋯당하는쪽은 전혀 아니다. 머리카락도 간지러운데다 허벅지는 엄청 눌리니 좀-  ’’


‘‘ ⋯⋯ 마음에 안들어. ’’


‘‘ 으응, 모르겠-는데. 그러면서 선생은 엄~청 웃고있으면서~⋯ ’’


선생님을 좋아하는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이건 아니잖아.


늦게 찾아온 온 주제에 끼어드는것도 모자라 죄다 선배거란 양 내 머릴 쓰다듬던 손까지 다짜고짜 그 손을 뺏어버리는것도.


‘‘ 으헤~ 이대로 쭉 있어도 좋을지도⋯ ’’


‘‘ ⋯⋯. ’’


‘‘ 강아지도 아니고 말이다. 어휴... ’’


별로라고 하는데도 다짜고짜 선생님의 무릎을 베는것도. 한번 더 손을 뺏어버리는 짓도, 뺏긴것도 벌써 두번. 싫어. 화나.


헬멧단 따위들조차 하지 않을짓이잖아.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은 시로코는 가슴 한구석에 피어오르는 화를 억눌러오며 주머니속 푸른 복면을 구겨버릴 기세로 쥐어왔다.


세번은 절대, 한번만 더 그러면 아무리 선배라고 해도 물어버릴⋯



딸랑──!



가게 문을 열고 활기차게 들어온 노노미, 뒤이어 세리카에 아야네까지.


‘‘ 와아~ 오늘은 늦지않게 도착했네요☆ ’’


‘‘ 노노미? 왠일로 늦지않게 도착했대. 그나저나 아저씨요, 다 왔으니 인제 일어나시고. ’’


‘‘ 후아아⋯ 아쉬운걸~ ’’


‘‘ 늦진 않았⋯ ⋯셋이서 대체 뭐하는 자세야?! ’’


‘‘ 왜~? 아저씨는 좋기만 한데~⋯ ’’


‘‘ ... 나도 모르겠다. 밖에선 추워 그려려니 했는데 안에서도 이러잖느-. ’’


‘‘ 몸 데워주기⋯, 한시간 전에 왔는데도 그 추운 밖에서도 기다리는거 봤으니까. ’’


지금은 필요없거든. 자리라도 옮길까- 일어나 다른애들 옆자리로 빠져나가야지. 그렇게 둘에게 벗어나나... 싶었지만.


‘‘ 뭐. 더운것같기도 하고, 잠깐 자리서 일- ’’


꽈악-.


‘‘ 어날.. 아니.. 이게 뭔- ’’


‘‘ 응⋯ 더 쓰다듬어주고 싶었구나, 선생님. ’’


‘‘ 으헤⋯ 그렇게 티내지 않아도 되는데~ ’’


선생이 둘 사이에서 벗어나려 들자- 방금까진 서로에게 으르릉대던 둘이 이번엔 언제 그랬냐는듯,


그 짧은틈에 합이라도 맞춘건지 양쪽에서 선생을 붙잡아 다시 친절하게 앉혀왔다. 


눈 피하며 어색하게 웃는 노노미에, 이걸 못본건지- 모르는건지 신다게 떠드는 다른 둘도 그렇고. 말리는 놈조차 없다니.


...식사를 다 할때까진 못벗어난다는거. 애 취급이냐고.


‘‘ 응, 광어니까⋯ 먹을만해, 선생님. ’’


‘‘ ... 오냐. 기특하다. ’’


‘‘ 응. ⋯기뻐⋯ 먹고싶은게 있으면 말해줘. ’’


얼씨구, 먹여주기까지. 좋은점이 있다면 젓가락질 안해도 된다는거. 쳐다본건 먹여주려 든다거나... 아니다. 좋은점 있다는거 취소. 이번엔 자기한테 먹여달라네. 


‘‘ 나도-⋯ ’’


‘‘ 기특하단거 취소다. 받아먹으니 기분이라도 좋다는게냐. ’’


알게 모르게 보채오는걸 보곤 그래, 너 좋을대로 하라는 식으로 먹여주자 머리 위 늑대귀가 접히고 펴오는등 마구잡이로 움직여오는걸 보곤 실실 웃는 선생.


아저씨가 선생에게 해주고 싶었던건데 뺏겨버렸네~⋯.


말 안해도 기분 좋다는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시로코, 이어 선생 너머에서 자신을 흘겨보며 차게 웃는 시로코를 쳐다보는 호시노는⋯


반대로 웃고있었지만, 입꼬리는 억지로라도 올라와있었지만. 손아귀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버린 탓에 쥐고있던 젓가락이 구부러진것도 아닌.


뚝.


‘‘ 어라~ 젓가락이 부러졌네⋯? ’’


‘‘ ... 나 참. 나중에 시집가서 그러면 시댁에게 미움받는대도. ’’


아주 짧게 뚝- 쇠 끊어지는 소리가 귀에 들어오자... 나지막히 이야기하던 선생은 한숨을 내쉬더니, 호시노를 제 무릎 위에 앉혀선.


‘‘ 언젠간 남자도 만나고 그럴거 아니냐, 행동을... 그래. 현모양처의 표본이 바로 옆에 계셨네. ’’


‘‘ ‘‘ 응⋯? ’’ ’’


순순히 응석받이가 되진 않겠다고, 선생은 시로코를 잠깐 쳐다보더니 바로 앞에 있는 먹음직스런 군함말이를 젓가락으로 집은뒤 호시노에게 먹여주며 설교를 시작했다.


‘‘ 봐라, 얌전해. 차분해. 예전에 가정방문을 했을땐 집은 얼마나 정리가 잘 되어있어. 내조를 잘 하는거지. 시로코는 남편에게 사랑 엄청 받을게다. ’’


‘‘ 응⋯ 맞는말이야, 선생님. ’’


‘‘ 물론 거기다 남편뿐만 아니라 시댁에까지 사랑받을 스타일이지.. 이번엔 참치구나, 봐라 이렇게 지극정스그으윽...?! ’’


‘‘ 선생, 당사자 앞에서 비교는 엄청 실례되는 행동인거 알면서⋯. ’’


옆구리에 느껴져오는 격통. 겉으론 차분해보이지만 화를 억누르는게 보이는 목소리를 들어보면 알수있듯이.


호시노는 속상해하는거다. 물론 이건 다시봐도 내 잘못이 맞으니 직접 풀어주는 수밖에.


‘‘ 으뜨그으.. 잘 커줬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거지. 호시노는 곧 어른이 될 나이고. ’’


‘‘ ⋯. ’’


‘‘ 그런만큼 같이 있는 동안엔 선생님이 챙겨주고 싶은 마음도 앞서 그런것도 있고. 호시노는... 그렇지,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무엇보다 소중하니까. ’’


‘‘ 소중하다고⋯ 알았어, 그러니깐 더⋯ ’’


식사가 다 끝날때까지 양팔로 호시노를 끌어안은채, 그녀가 아쉽지 않도록. 팔이 저려도 계속해 쓰다듬게된 선생.


현모양처라고 칭찬받아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한듯 평소대로의 무표정이 아닌 미소를 짓는 시로코.


선생에게 안긴채 그 무엇보다. 누구보다 소중하다는 말을 되뇌이며 배시시 웃는 호시노.


잠재워놔서 다행이었지만, 본인이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 꼴이 되었기에 점심 약속은 신중히 잡아야겠다고 선생은 생각했다. 



下편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