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먹은 식사들은 그릇째로 위장에 처박혀 있어.
하늘은 회색에서 돌아오지 않고 아스팔트가 내 눈만 채우네.
집에 들어오는 길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만 쳐다보고 눈을 흘깃하거나 대놓고 쳐다보고 수근거리지.
그 시선에 말에 찔리고 다쳐 피가 솟구치듯이 나는 걸 피하면서 집에 들어와.
아무도 없는 방.
차갑고 어지러져 있으며 환기조차 되지 않아 공기도 탁하고 갑갑하지.
그런데 바깥에 비하면 여기는 나를 숨겨줄 수 있는 유일한 장소.
침대 위에 올라온 책들과 쓰레기 그리고 옷들을 치우고 구석에 누워.
그리고 폰을 켜서 들어가보니까
어제 올린 글에서 비난과 핍박이 쏟아졌고 그 댓글들에 사과를 올리며 얼굴을 찢듯이 쓰다듬지.
마른 세수를 하는거야.
몇 시간 동안.
밥도 굶은 채.
그러다가 그냥 물만 마시고 누우니까 속이 더 아파와. 살려줘.
누구라도 나에게 도움을.. 도움을?
담배냄새가 화장실 환풍기에서 슬그먼히 들어온다.
담배.. 폐가 안 좋아서 절대로 손을 안 댓지만..
라이터를 사버렸다. 1000원짜리 싸구려 라이터.
담배. 사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