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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 인간다운 너니까. 시련을 잘 해쳐나갈 수 있을거야."]


시계의 똑닥거림이 멎는다. 기운찬 물방울을 내뱉던 거대한 조개들도 잠잠해져간다.


숨이 막힐정도로 고요한 분위기.

모두가 숨죽여 그녀의 탄생을 바라보고 있었다.


'신격을 이어받고, 세계를 구원으로 이끌 자.'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그녀는 그저 이 세계의 규칙을 만든 하늘의 규율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뿐이었다.


그녀는 계획을 짰다. 운명을 직조했다. 더 나아가 그 그물을 자신의 분신에 덧씌운다.


완벽해, 그리고 잔혹해.

이것이 정의의자, 그녀의 미래, 그녀의  삶.


아아, 이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감정은 무엇일까.


환희일까, 공포일까, 아니면 광기일까.


그녀는 앞으로 일어날 미래를 상상하며 입맛을 다셨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만들어낸 피조물을 혐호하지 않는다. 어느쪽이 더 가깝다고 한다면, 사랑한다는 쪽에 더 가까웠다.


"이 아이의 이름은 뭘로 하는게 좋을까."


무거운 운명을 짊어지고, 자신의 말을 대신 전할 자의 이름.


인간의 정신과 몸으로는 못버틸것이 분명하다. 그녀도 그 사실을 잘 알고있다. 하지만 방법은 이것뿐이었다.


목숨을 건 도박.

지금 그녀가 하는 '불경한'생명 창조는 세계의 운명을 건 거대한 도박판에 규격 외의 카드를 꺼내든 것과 같았다.


그녀는 백성을 사랑했다. 끔찍할정도로 아꼈다. 

그때문에 규율을 어기고 싶었다. 이유는 단지 그뿐이었다.


단순한 이유가 큰 결과를 만들어낸다.

마치 나비의 날갯짓처럼, 자그마한 힘이 나중에 큰 폭풍을 몰아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 이 아이의 이름은-"


그녀의 목소리가 떨린다. 

기쁨일지, 아니면 흥분일지, 아니면 두려움일지 모르는 감정이 교차한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건 알 수 있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눈 앞에 만들어진 피조물을 사랑했다.


그렇기에-


"'푸리나'라고 짓자."


이 잔혹한 운명을, 그녀에게 짊어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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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들도 쓰다보면 스토리 하나 뚝딱 만들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