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tsfiction/103584558?mode=best&target=all&keyword=%EB%9F%B0%EC%A1%B0&p=1 - 1편


아카데미에는 음모론이 꽤 많다. 괴담으로 취급되나, 드물게 학생 모두가 사실적시 진실로 생각하는 음모론도 있었다.


그런 음모론 중에 하나가 바로 암행 교수. 음모론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아카데미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부패와 비리가 만연했고, 그 탓에 테러범이나 몬스터의 습격에 굉장히 취약했었다.


그러나 현 총장이 부임되자 그러한 문제들은 반년이 채 지나기 전에 말끔히, 그 어떠한 잡음도 없이 해결되었다.


교수들을 물갈이하느라 전력이 비어버린 순간을 노린 테러범이 습격을 해오긴 했으나, 수상하게 강한 학생이 나타나 막아버렸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납득이 어려운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자 학생들 사이에서 두 사건을 엮은 암행 교수 음모론이 유행했다.


총장이 아무리 유능하다고는 하나, 총장 혼자서 그 어떤 잡음도 없이 순식간에 개혁한다는 건 사실 말이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총장은 첩보전에 능한 강자를 내부 감찰관 겸 비밀 수호자로 임명, 그를 학생으로 위장시켜 입학하게 했다. 


다만 암행 교수가 학생으로 위장한 이상 언젠가는 졸업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다른 인물이 암행 교수직을 맡거나, 동일 인물이 새 신분을 쓰고 입학한다.


대충 이런 내용이 암행 교수 음모론이다. 그리고 참 공교롭게도 초대 암행 교수로 의심되던 학생이 졸업하니 신입생으로 들어온 것이 바로 튼녀였다.


평소에는 힘을 숨기다가, 교수가 빈 사이에 발생한 몬스터 습격 때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드러낸 튼녀. 


누가봐도 암행 교수 같지 않은가? 당사자는 몰라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튼녀를 암행 교수로 생각했다.


"에잉, 쯧. 세상이 말세여 말세."


쉬는 시간에 다리를 꼬며 신문을 읽는다거나,


"괜찮습니다. 살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요. 반성하고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되는 거예요."


최대한 숨기려고 해도 말투에서 아재의 냄새가 풍기는 등. 속된 말로 행동거지 하나하나에서 틀니 쉰내가 났다.


분명 외모는 평균치가 높은 귀족들 중에서도 특출나게 예쁜 편이고, 고양이 수인에 검은 똑단발이라 차갑고 우아한 미녀 느낌인데.


뭔가 경멸하는 얼굴이 예쁠 것 같고, 그 경멸하는 얼굴로 고백하는 남학생들의 가슴을 찢어버릴 거 같은데.


"그, 그때 사람들을 구하는 모습을 보고 반했어요!"

"허허, 미안합니다. 아쉽게도 그 고백은ㅡ"

 

왜 하는 짓은 집에 있는 신문을 가주님, 아니 아버지 같은 걸까. 아카데미 학생들은 혼란스러웠다.


*



튼녀의 외형은 남학생 교복 입은 키류 키쿄 생각하면서 썻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