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의 어느 거리.


잡다한 사람들로 붐비는 큰길에, 난감한 얼굴의 노신사가 있었다.



노집사 "저, 실례합니다. 좀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노집사 "아무리 작은 거라도 상관없습니다. 이 소녀에 대해 뭔가 알고 있지 않습니까?"


노신사는 누군가를 찾는 모습으로 거리의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러나 노신사가 아무리 정중하게 말을 걸어도 난폭자, 무법자만 있는 마계의 주민이다.


그들은 노신사의 질문에 거의 귀를 기울이지 않고 냉담하게 지나간다.


노집사 "이런이런. 이래서야 언제 아가씨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을지......"


그렇게 노신사가 한숨을 쉬었다.


그의 직업은 집사이다.


섬기고 있는 것은, 음마족 중에서도 "화려한 일족"으로서 알려진 명가.


음마족 대간부 암브로스.


전신 모리건.


자애로운 아가씨 리샤.


등 쟁쟁한 음마를 배출한 명가에서, 그는 충실한 집사로 근무해 왔다.


그런데 최근.


그런 일족의 막내 여동생·알브가 저택을 뛰쳐나가, 행방을 감추고 말았다.


이 사건에 마음이 상한 것은 암브로스다.


암브로스 『그 애는......솔직히, 강하니까 그렇게까지 걱정은 되지 않지만.』

암브로스 『하지만, 그 애가 날뛰어 건실한 자들에게 폐를 끼친다면 미안하지.』

암브로스 『그러니까 당신! 그 애를 좀 찾아와 줘!』


라는 암브로스의 말에, 노집사는 아가씨를 찾아 떠난 것이었다.


그리고 현재 노집사는 이 거리에서 알브를 수색 중.


이 거리는 "불명不明의 땅"과 환몽경의 영지, 그리고 홍혈경 영지의 경계에 위치한 교통의 요충지로, 또 저택에서 튀어나온 알브의 목격 정보가 있던 장소.


알브가 어디로 향했든, 여기서 정보를 모으는 것이 우선이다──.


노집사는 거리의 사람들에게 탐문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이다.


노집사 "그럼, 오늘 얻은 정보를 정리하자면......아가씨는 '인간계로 향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까요."


그렇게 노집사가 궁리한다.


알브 같은 여자애가, 이대로 가도를 나아가 게이트 시티로 향한 것 같다.


그리고 게이트 시티에는 인간계로 통하는 "마계의 문"이 있다.


예전부터 알브는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를 듣고 인간계에 흥미를 품었던 것 같고, "문"을 빠져나가 요미하라로 향했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노집사 "......그렇다면, 저도 그쪽으로 가야겠군요."


암브로스는 그렇게 말했지만, 알브 아가씨는 아직 어린아이.


아무리 강해도, 악당에게 속아 넘어갈 수 있다.


특히 인간계는 외도들의 둥지.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를 속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노집사 "물론, 그런 외도에게는 제가 직접 철퇴를 내리칠 생각입니다만......응?"


문득 무언가를 눈치챈 노집사가 거리의 광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거기에는──.


위병들

"수상한 계집들!"

"저항하면 재미 없을 줄 알아라!"


스네이크 레이디 "어머어머? 의외로 큰일이 되어버렸네. 어떻게 할 거니, 로라?"

로라는 "어떻게고 뭐고, 카리야 씨 때문 아닙니까!? 히에에에──!?"


살기등등한 거리의 위병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두 명의 여행 메이드──카리야와 로라의 모습이 있었다.


***


스네이크 레이디 "싫다 참. 누추한 남자들이 뭉쳐서 갸갸 떠들어대고──."

스네이크 레이디 "보다시피, 우리는 평범한 메이드야. 그러니 빨리 길을 열어주길 바라는데."

위병 "다, 닥쳐라! 너처럼 수상한 메이드가 있겠냐!"


로라 (화, 확실히!)


로라도 저도 모르게 수긍했다.


지나친 노출에 오만한 태도까지, 아무리 봐도 카리야는 단순한 메이드가 아니다.


로라 "아, 아니, 납득할 때가 아니에요!"

로라 "카리야 씨 때문에 점점 사태가 악화되고 있어, 이럴 땐 어떻게 해야......?"


위병에 둘러싸인 로라가 필사적으로 머리를 돌린다.


두 사람은 홍혈경 영토를 빠져나와 게이트 시티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 거리는 홍혈경 영토와 게이트 시티가 있는 "불명의 땅", 그리고 홍혈경 영지의 경계에 있는 교통의 요충지.


여행자들이 많이 찾아, 여관 등도 잘 갖춰져 있었고, 두 사람도 이곳에서 하룻밤 묵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거리에 들어서자마자 두 사람은 위병들에게 둘러싸이게 되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갑자기 카리야가 지나가던 위병 중 한 명을 후려갈긴 게 원인이다.


정규병 "어쨌든, 여기서 떠들 만한 거 아니야! 초소까지 따라와라!"

스네이크 레이디 "어머? 벌레 주제에 나한테 손대려는 거야? 뭐, 그래도 상관없지만──."


로라 (와아아아, 위험해요!)


소동을 들었는지, 정규병들도 달려왔다.


여기서 카리야가 난동을 부리면 틀림없이 거리를 쫓겨난다.


로라 (에에, 어짜지 어쩌지!? 이럴 때, 리나 선배라면......)


로라 "그, 그렇지! 이럴 땐 노래로 넘기는 수 밖에! 여러분, 제 노래를 들어주세요!"


로라가 존경하는 선배 기사 리나는, 순찰 중 영문 모를 노래를 불러 "노래하는 마계 기사"로 유명하다.


리나의 노래를 들은 어둠의 주민들은, 그 태평함에 전의를 잃어버리고, 마을에는 평화가 찾아온다고 한다.


이번 경우에도, 로라의 노래를 들은 위병들은 틀림없이 전의를 풀어줄 것이다.


위병들

"가, 갑자기 노래하기 시작했어!? 이 메이드, 머리가 이상해!?"

"이야기는 나중이다! 잡아!"


로라 "아앗!? 역효과!?"

스네이크 레이디 "너, 뭐하는 거니......"


로라의 기행이 방아쇠가 되어 병사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그때.


키이잉!!!!


위병들

"네, 네놈!?"

"누구냐!!"


노집사 "──실례.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여성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그다지 보기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노집사 "외람되지만, 제가 대신 상대해 드리겠습니다."


위병들

"뭐라고!!"

"이 에로녀의 동료인가!?"


갑작스런 방해에 병사들이 격앙한다.


난입자는 단정한 양복을 입은 노신사.


스네이크 레이디 "어머......?"


노신사의 모습을 보고 카리야가 즐거운 듯이 뺨을 느슨하게 한다.


위병들

"어, 어쨌든 방해한다면 용서하지 않겠어!"

"총원, 덤벼라!"


우렁찬 함성을 지르며 병사들이 노신사에게 쇄도하다.


노집사 "그럼 실례──하앗!!"


격투 자세를 취한 노신사가 병사들을 차례차례 때려눕혀 간다.


로라 (우왓!? 이 사람, 엄청 강해요......!)


로라가 놀람에 숨을 삼킨다.


노마드에서 수많은 강자를 본 로라가 봐도, 노신사의 움직임은 틀림없이 달인 클래스.


그런 노신사의 강함을 경계하며 병사들이 주춤거리면, 한 정규병이 소리를 질렀다.


정규병 "아, 아니, 기다려......! 혹시 당신은, 마계기사 게오르기오스 님이십니까!?"


로라 (마계기사......!?)


놀란 로라가 노신사를 돌아보자, 그는 잔잔하게 웃으며 주먹을 내려놓는다.


노집사 "예......그것은 옛날 이름입니다."


게오르기오스──그것이 노신사의 이름이었다.


선대 환몽경 카마데바를 섬겨, 그 용명을 마계에 떨친 마계기사.


퀸·쿵푸나 개변태 착정 마법 등 음마족에게 예로부터 전해지는 전투술에 숙달해, 카마데바 제일의 충신으로서 수많은 무훈을 쌓았다.


늙어서 현역에서 물러난 뒤에는, 집사로서 음마족의 젊은이들을 돌보고 있다.


정규병 "세상에......게오르기오스 님인 줄 모르고, 실례했습니다!"


병사들이 일제히 숙인다.


아무래도 싸움을 계속할 상황이 아니게 된 것 같다.


노집사 "여러분, 긴장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그저 집사일 뿐이니까요──그것보다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노집사 "왜 여러분은 저쪽에 있는 여성 분들을 둘러싸고 있던 겁니까."

위병 "그, 그건......저 메이드가 갑자기 저희 동료를 때려눕혔습니다."


라고 병사들이 사정을 말한다.


거리를 순찰하던 도중, 갑자기 메이드 차림의 여자가 병사 한 명을 때려눕혔다.


그것이 소란이 되어, 병사들은 메이드 두 명을 에워쌌다.


노집사 "확실히, 저쪽에 쓰러져 계신 분이 있네요."


노집사가 보니, 근처 벽가에 정신을 잃은 병사가 쓰러져 있다.


노집사 "그런데, 그녀는 왜 갑자기 그런 일을?"

위병 "그게......성희롱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병사가 씁쓸하게 말하자, 즐거운 듯 웃던 카리야가 이야기에 끼어든다.


스네이크 레이디 "후후, 맞아♪ 그쪽 병사가, 갑자기 내 엉덩이를 쓰다듬어 왔어."

스네이크 레이디 "그러니까 나도, 조금 돌려준 것 뿐♪"

위병 "그, 그럴 리가! 우리는 임무 중이었다!"

스네이크 레이디 "바보 아냐? 야한 기분은, 『하면 안 되는』 시간일 때 더욱 타올라. 당신도 경험 있지?"

위병 "화, 확실히......아니, 없어! 나는 임무 중에는 항상 성실하게......!"

노집사 "자아자아. 그래서는 결론이 나지 않을 테니, 제게 맡겨 주시겠습니까?"


노집사가 말을 이었다.


노집사 "이쪽 여성은, 아마......여러분의 성실한 일처리를 보고 놀리고 싶어졌을 겁니다."

노집사 "그녀에게 제가 잘 타이르겠습니다. 지금은 넘어가 주실 수 있나요?"

정규병 "믓......뭐, 당신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마지못해 병사들은 납득. 기절한 동료를 업고 떠났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메이드 두 명과 노집사가 남겨졌다.


노집사 "자, 어떻게든 수습했습니다만......여전히 말썽꾸러기군요, 카리야 님."

스네이크 레이디 "후훗. 당신은 여전히 고지식한걸, 게오르기오스."

로라 "에엣? 혹시 두 분 아는 사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