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면서도 애절하고 아련하면서도 고동치는...
내가 오래토록 시달리면서 고통받으면서 동시에 위안받았던 이 기분
향수인가봐
아주아주 어렸을 적
친한 애들하고 뛰어놀고 나뭇가지로 칼싸움하던 때가 생각났어
아주 어렸을 적
불장난하고 쌈박질하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던 때가 생각났어
어렸을 적
책을 읽으면서 슬슬 성장해가기 시작하던 때가 생각났어
예전일 적
축제에 가서 사진찍고 진심으로 기뻐하던 때가 생각났어
그 모든 때에 관련된 기억이 떠오른다면
이 기분이 내 영혼에게 노크하는 것 같아
그 때로 돌아갈 수도 돌아간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겠지만
그리워
그 풍경들이 보고싶어
그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그 사람들을 재회하고 싶어
허무하면서도 애절하고 아련하면서도 고동치는...
내가 오래토록 시달리면서 고통받으면서 동시에 위안받았던 이 기분
향수인가봐
난 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살아온 걸까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이 익숙한 풍경조차도
나중에는 향수가 되어 내 영혼에게 찾아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