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 일행의 리더인 용사 틋붕이. 일행에는 다양각색의 인원이 있을 테고, 그 중에는 여성도 있겠지만, 딱히 연심이나 애정을 가지는 관계가 아니라 단지 소중한 동료일 뿐인 관계인 게 좋겠지.

 마왕을 쓰러트리기 위한 여정을 떠나서, 마족의 권역까지 도달하여 기나긴 여정도 어느덧 끝이 다가올 즈음일까? 용사 일행은 고위 마족을 마주치고, 분전 끝에 처치하는데에 성공할 거야.

 고위 마족은 역시나 강력해서, 일행 대부분이 자잘하고 큰 부상을 입은 채였어.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했던 건 역시, 고위 마족이 발악으로 쏘아낸 약체화 저주에 당해버린 용사였어.
 강건한 육체의 성인 남성의 몸에서 잘해봐야 14세 소녀 정도 되는 몸으로 변해버린 거야. 도저히 세계를 구할 용사라고는 할 수 없는 모습이었지.

 용사에겐 특별한 능력은 없었지만, 용사의 가호와 강인한 신체 능력으로 전위 역할을 수행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왔을 거야. 하지만 신체 능력을 잃고, 신체변화의 여파로 가호 역시 대부분의 힘을 잃어버린 마당에, 동료들은 더 이상 용사를 싸우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돌아가자고 용사에게 말할 거야.

 용사는 그럼에도 나는 용사니까,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 하는 생억지에 불과한 말을 하며, 돌아가자는 일행의 말을 거부하고 계속 싸우기로 했어. 용사다운 초인적인 정신력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럴수록 동료들은 걱정만 쌓여가겠지...

 본래 용사가 쓰던 무기는 강력한 화염을 내뿜는 대검이었어. 정확히는 마검이었지. 너무나 강력한 위력에, 사용자마저 불태운다는 마검. 틋녀로 변하기 전에는 가호가 주는 강력한 신체 능력 강화와 속성 내성 등등... 마검의 과출력을 버틸 수 있는 능력이 되었기에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쥐기만 해도 손에서 타는 냄새가 진동하고, 어떻게든 제대로 휘둘렀다간 바로 팔에 온통 화상을 입을 정도였어. 그나마 가호에 남은 미약한 신체 능력 강화와 파티의 치유사 덕분에 이 정도에 그쳤을 거고, 본래라면 휘두르자마자 죽어버릴지도 몰라.
 그걸 동료들도 알고 있고, 틋녀 본인도 알고 있겠지. 알면서도 계속 싸울거야. 용사니까.

 그래도 처음에는 괜찮았어. 틋녀가 제대로 싸우지 못하더라도 동료들이 대신 싸워줄 수 있었고, 틋녀가 싸우더라도 즉시 치유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을 정도로 싸울 일은 없었으니까.
 그리고 당연히 그럴 일은 오게 되겠지. 또다른 고위 마족을 마주친 틋녀 일행은 용사의 힘의 부재로 이전보다 훨씬 고전할 거야. 틋녀 역시 제 한몸 불살라 싸우겠지. 오랜 싸움 끝에, 결국 승리하게 될 거야.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어. 마검의 반동 끝에 틋녀의 우반신은 말 그대로 깡그리 타 버린 거야. 나머지 반신도 무사하진 못했지만, 완전히 타고 끊어져 바스라진 오른팔과 짓물러져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된 오른쪽 얼굴만 하진 않겠지. 이 정도 중상이면 당장 돌아가서 제대로 된 치유를 받아도 완치는 커녕 어느 하나라도 돌아올지조차 의문이었어.

 동료들은 더 이상은 무리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돌아가야 한다, 하며 틋녀에게 따지겠지. 틋녀는 거부할 테고.
 근데 거부하면 뭐 어쩔건데? 저번이면 아직 사지 멀쩡했고 틋녀가 인간성 제로급의 진중한 태도로 나와서 순간 기가 눌려버려서 크게 말하지 못했다지만, 지금은 반신이 날아갔고 거의 넋두리 수준의 다 죽어들어가는 목소리 뿐인데 어디에서 틋녀의 말을 들어줘야 할 이유가 있는데?

즉시납치귀환후혹시모를치유거부하고혼자마왕잡는다고탈출할경우를대비한감금까지프리패스로직행.

갑자기 삘받아서 딸깍이다 빨이 떨어져서 던졌어
솔직히 진부한 소재에 글도 잘 못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