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방문부터였나, 그는 어디선가 하늘색의 꽃을 꺾어와서 내 손에 쥐어주곤 했다. 그에게 무슨 꽃인지 물어볼 때는 자신도 모르겠다며 어물쩍 넘어갔다. 꽃의 푸른 빛깔이 나와 잘 어울릴것 같아 가져왔다나 뭐라나. 그래도 기분은 좋아서 꽃을 받을 때면 꽃병에 꽂아 장식해두었다. 꽃이 시들 때 즈음이면 그가 다시 나타나 새로운 꽃을 선물하는 것이었다. 매주 그런 일이 반복되자 나는 어느새부터 꽃병의 꽃이 시들기를 기다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