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만틋녀
개념글 모음

"중국은 그 많은 대가리수 어쩌고 귀환자가 한명도 없다는건데?"
오른손에 담배를 꼬나쥐고 왼손으론 에스프레소 더블샷을 들이켜며 짜증을냈다. 날카로운 인상의 남성이었다. 수염이 더럽게 난걸보니 몇일동안 쉬지도 못하고 일한 모양이다.
입냄새에 적이라는 커피와 담배를 동시에 피고 마신다니 근처에 가기도 싫어졌다.
그러나 그 앞에서 짜증을 온전히 받아내는 후배격으로 보이는 뿔테안경을 쓴 여성은 아랑곳 하지않고 지옥같은 냄새를 견디며 말했다.

"중국의 전생자 혹은 빙의자들은 죄다 무협,선협,삼국지,대체역사 삼국지 세계에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게뭐?"
"그 세계를 정복했던 전쟁에 휘말려 죽던 했단거겠죠."
그말에 여태 빛이 돌지 않던 남자의 눈에 뭔가가 지나갔다.
"그 많은인간들이 전부?"
"예."
"귀환 가능성은?"
"그쪽은 한국이랑 다르게 죄다 고아나 현대에서 잃을게 없었던 인간들만 전생했으니 돌아올리가 있겠나요?"
"또 병신같은 천마같은거 떨어져서 재앙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런말하냐? 서울 반쯤 무너졌던거 기억 안나?"
"그건 한국 빙의자가 현대에 자길 괴롭히던 무리에게 복수하기위해 귀환했던거니 상황이 좀 다르긴 하죠. 그때도 분명 그 무리를 제외한 민간인의 피해는 전무하지 않았습니까?"
"어쨋던 그 인간들도 맘만 먹으면 넘어와서 깽판 칠 수 있다는거 아냐."
남성은 꽁초가 무슨 죄인지 힘을 가득 실어 재떨이에 비볐다.
"하... 그래서 일본은?"
"그쪽도 가능성 없어보입니다."
"거긴 또 왜?"
"예비 귀환자들 하나하나 붙잡고 물어보니 '슬로우 라이프 해야하니 방해하지마라' 라고 하고는 현대와 연락을 끊었다 합니다. 일방적으로."
"쯧- 라노벨이 인간들을 망쳤네."
"좋은거 아닐까요? 피해도 끼치지 않고 자기들끼리 조용히 산다는데."
"야 임마 그 생산력이나 무력이 국가에 얼마나- 염병 말 해봤자지."

그렇게 시답잖은 대화가 오고가던 중 언제부터인가 공중에 균열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방금 꺼버린 담배가 다시 생각나는듯 남성은 품을 뒤적여 살짝 찌그러진 담배갑에서 한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 돛대였다.
"끝나고 편의점이나 들려야지"
치익-
"스흡... 그래 그래서 이번 귀환자가 몇번째인데?"
"서류상으론... 이만...하고 스물한번째입니다."
"인증마크 받은 사람만 이만명이 넘는다는거지?"
"예."
"많이도 넘어갔네 그 인간들은 가족도 없데냐?"
"있으니까 그 판타지나 무협 세계관을 던져버리고 귀환하는거겠죠"
"그런가? 어. 시작하나보다."

균열이 점점 벌어지더니 그 속에선 자그마한 소녀가 하나 떨어졌다.
정확히 설치된 에어백이 말랑함과 폭신함을 뽐내며 풀썩였다.
소녀는 아무리 많이 쳐줘봐야 13세에서 15세정도?
은발은 빛나고 눈은 고양이같은 황금색 짐승눈이었다.
정신이 없는건지 아니면 아무런 상관이 없는건지 알몸인데도 자리에서 고개를 들더니 주변만 두리번 거렸다.


남성은 가져온 확성기를 작동시켜 말했다.
"아~ 거기 작은 소녀분? 여긴 한국입니다 귀환 하신거 맞고요 몇번째인지 모르겠는데 본인이 생각하셨던 세계가 맞을겁니다." 아마...
마지막 한마디는 혹시모르니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저희는 한국 귀환자 관리협회에서 나온 요원들입니다. 최대한 전에 있었던 사회적 지위를 돌려드리기 위해 노력할테니 협조 부탁드립니다."


작은 소녀가 그 말을 듣더니 생각에 잠겼다.
다른 안내멘트를 쳐야하나 하고 다시 확성기를 든 순간 소녀의 입이 열리며 옅은 파동같은게 느껴졌다.

"응애 나 방금 귀환한 아가 틋붕이... 밥줘..."
자리의 모든 인물들이 빠짐없이 그 말을 들었다.
뭐가 잘못된건가 다시한번 생각에 빠진 소녀는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아 또 사고쳤다.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표정이 전부 읽혔다.
"죄...죄송합니다아!!!"
피할곳도 없건만 소녀는 에어백에 엎드려 시선회피에 온 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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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 틋녀들이 20021명이나 있는 현대 판타지 세계관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