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산 모음집】


원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9494748#3


의역 많음! 번역기 사용 양해!











"..."



"..."



나와 슈발은 낚시를 하러 왔다.



"...앗."



낚시찌가 내려갔다. 내려간 건 내 낚싯대였다.



반쯤 당황하며 낚싯대를 쳐들었지만...



"아차..."



아쉽게도 도망쳐 버렸다.



내 옆에 있는 슈발은 한 마리 더 낚았다고 한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낚싯바늘에 걸린 물고기를 조심스럽게 떼어낸다. 아직 시작한 지 한 시간 남짓인데 벌써 슈발의 아이스박스는 가득 찼다. 내 건 기껏해야 서너 마리인데...



"...하지만 바다낚시도 좋네. 그리고 슈발은 역시 잘하네."



"아, 고맙습니다."



슈발은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낚시가 취미라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 가끔 이렇게 다양한 장소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슈발은 낚시를 아주 잘했다. 본인은 그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아마추어인 내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집에 가면 트레이너실에서 밥 먹을까?"



"...저 같은 게 정말로 같이 가도 되나요?"



"물론이지. 슈발이랑 같이 먹는 거니까 괜찮아."



"네, 함께..."



슈발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에 갔을 때도 트레이너실에서 잡은 물고기를 먹었는데, 슈발의 모습에서 데자뷰를 느꼈다.



"...싫었어?"



"아, 아뇨! 그... 정말 기뻐요!"



"그럼 다행이네."



그 후, 우리는 몇 마리를 더 낚아 올렸다.






=====






"오늘도 많이 잡았네."



"아이스박스가 가득 차게 될 줄이야..."



"그만큼 슈발이 잘한다는 뜻이야. 그리고 피까지 뽑아줘서 고마워."



"그런... 감사를 받을 만한 일도 아닌데!"



실제로 슈발이 잡은 생선을 손수 손질해줬기 때문에 안전하게 조리할 수 있다. 고마울 따름이다.




"좋아, 이제 다 정리했으니... 이제 차를 타고 돌아갈까?"



"그렇게 하죠..."



그리고 차키를 꺼내려는 순간, 스마트폰으로 메시지가 한 통 왔다.



'여친에게서...?'



나는 슈발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스럽게 알림창을 열었다.



『오늘도 수고했어~ (/・ω・)/』



『고마워.』



나에게는 여친이 있다. 동갑내기, 소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다. 수줍음이 많은 내게 말을 걸어주고, 항상 방과 후엔 같이 놀아줬다.



그리고 내가 중앙 트레이너가 되겠다고 했을 때, 그녀는 무시하지 않고 솔직하게 응원해줬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내가 고백을 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나는 트레이너, 그녀는 해외 유학으로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지금도 이렇게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트레이너 씨...?"



"어이쿠..."



위험했다.



담당에게 이런 대화를 보여줄 뻔했다.



"저기, 방금 메시지를 주고 받던 사람... 누구, 인가요?"



"음..."



하지만 이번엔 운이 나쁘게도 슈발이 먼저 질문을 던졌다.



"왠지... 트레이너 씨가 즐거워 보이는 것 같아서..."



아무래도 얼굴에 드러났던 것 같다. 여친과 메시지를 주고 받으면서 웃고 있었나 보다. 조금 부끄럽다.



그리고 얼버무릴 수도 없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내 여친이야."



"...에?"



"자, 차 타러 가자."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가능한 그렇게 넘어가고 싶었지만...



"저기, 트레이너 씨."



"어, 왜 그래?"



"여자친구... 있었군요."



슈발은 말을 곱씹듯이 재확인했다.



"그래."



"그렇군요... 그런데 이름이 뭔가요?"



"...그래, 이름은..."



나는 여친의 이름을 말했다. 솔직히 조금 부끄러웠지만, 눈을 부릅뜨고 물어봐서 함부로 거절할 수 없었다.



"그렇군요. 언제부터 사귄 사이인가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부터였지."



"혹시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동창이고, 2년 반 동안 사귄 거라는 건가요?"



"...일단은 그런 셈이긴 한데."



"저기, 일단이 무슨 뜻인가요?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아니, 아니야. 말이 잘못 나왔네. 미안해."



"아, 그리고 고등학교는 어디였나요?"



"OO 고등학교야."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슈발이 갑자기 말이 많아졌다. 이렇게 말 많은 슈발은 본 적이 없어서 조금 당황스럽다.



"저기, 갑자기 말이 많아졌는데... 왜 그래?"



"아뇨, 아무 것도 아닌데...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말이 많아졌어요."



"괜찮아. 그냥 궁금해서 그랬어."



"...고, 고맙습니다."



나와 슈발은 차에 탔다.



차에 탄 뒤로 슈발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차 안에서 열심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차 안에서 스마트폰 하면 멀미날 거야."



일단 가볍게 주의를 주려고 했지만...



"네... 알아요... 지금만은..."



"...알았어. 지금만이야."



라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트레센 학원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만지작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슈발은 멀미가 났다.





=====







몇 달 후...



"트레이너, 씨. 좋은 아침이에요..."



"하아... 끝났어."



"트레이너 씨! 괜찮으세요...!?"



"응... 일단 괜찮을 거야."



"저, 저기... 누가 봐도 괜찮지 않은데...!"



"...그렇구나..."



"트레이너 씨..."



"슈발. 아침 트레이닝은 내가 준 스케줄대로 해줘. 끝나면 바로 돌아가서 오늘은 푹 쉬어. 트레이너실에는 들르지 않아도 괜찮아."



"하지만..."



"미안하지만, 부탁이야."



"앗... 알겠습니다..."



슈발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트레이너실 밖으로 나가 아침 트레이닝을 하러 갔다.



오늘 이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젠장."



혼자 트레이너실에서 한탄했다.



손에 쥔 스마트폰에는 여친의 메시지가 떠 있었다.



거기에는...



『역시 이제 안 되겠어. 헤어지자.』



그렇게 적혀 있었다.



자각은 있었다.



지난 몇 달 동안 바빠서 여친과의 연락을 못한 적이 종종 있었는데, 길게는 3주 동안 연락을 못했을 정도였다.



여친이 일본에 한 번 돌아왔을 때에도 담당과의 레이스에 동행해야만 했고, 연락이 적다 보니 여친으로부터 연락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어젯밤, 그 날도 연락을 하지 않은 채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이 지경에 이르렀다.



내 탓이다. 일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정나미가 떨어지고 말았다. 나는 여전히 여친을 사랑하고 있는데...



너무 슬프고, 그리고 분했다.



다행히 오늘은 쉬는 날이다. 오늘은 하루 동안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겠지...






=====






혼자 트레이너실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데, 문 쪽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이 시간에... 누구지.'



나는 문을 열었다.



"저... 실례합니다."



문을 두드린 사람은 아침 트레이닝을 마치고 온 슈발이었다.



트레이너실에 들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슈발이구나... 무슨 일이야?"



"트레이너 씨... 정말, 괜찮으세요...?"



"...."



"저, 저기... 저는 트레이너 씨가 걱정돼요."



"...미안해."



"아, 아니에요! 사과하지 않아도 돼요...!"



"미안해..."



"...."



"그러니까, 트레이너 씨... 저를 의지해 주세요!"



"슈발..."



"항상, 저는... 트레이너 씨에게 도움을 받기만 했어요... 하지만..."



"...."



"가끔은 저를 의지해 주세요!"



"...!"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좋으니까...!"



...나는 모든 것을 슈발에게 말했다.



"...그, 그런 일이."



"맞아... 개인적인 일에 관여하게 만들어서 미안해."



"아뇨, 괜찮아요. 이렇게... 이야기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되니까요..."



"...그렇구나."



"트레이너 씨."



"...뭐야?"



"같이... 밖에... 나가지 않을래요?"






=====






나는 슈발에게 이끌려 강변길을 걷고 있다.



"일부러 와주셔서, 고마워요."



"아냐, 아냐, 감사는 내가 해야지. 이렇게 초대해줬으니... 정말 고마워."



"아뇨... 천만에요... 에헤헤..."



그리고 15분 정도 걸었을 무렵, 슈발은 강변의 잔디밭으로 향했다,



"여기에 앉아요."



그 자리에 앉았다.



"여기로 괜찮아?"



"네, 저도... 트레이너 씨하고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거든요."



"...그렇구나. 그런데 수업은 어쩌고? 벌써 9시인데..."



"아... 그, 그건... 문제 없어요."



"...알았어."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평일 오전 시간대라 그런지 강변에 있는 사람은 우리 말고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의 내 기분과는 반대로 햇볕이 잔디밭을 밝게 비추고 있다.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데 슈발이 말을 걸었다.



"트레이너 씨."



"... 뭐야?"



"헤어진 건 연락을 소홀히 한 잘못이라고 했는데... 정말로 그런가요?"



그런 말을 했다.



내 여친... 아니, 전 여친에 대해 질문한 것 같다.



"...아마도."



"하지만 트레이너 씨. 여자친구 분은 트레이너 씨가 이런 길을 걷게 된 것에 대해 처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었죠?"



"...그랬었지."



"여자친구 분은 해외로 유학을 언제 갔었나요?"



"사귄 지 1년 정도 됐을 때였던 것 같아."



슈발이 평소보다 더 유창하게, 더 빠르게, 연달아 질문을 던지고 있다. 뭔가 슈발답지 않다. 슈발의 외모를 가진 다른 사람이 들어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슈발은 내 의심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뱉었다.



"여자친구 분은 트레이너 씨의 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



"아, 아뇨...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우선 트레이너라는 직업이 고된 일이라는 것을 여자친구 분도 알고 있을 거에요."



"..."



"그러니 트레이너 씨가 여자친구 분과 연락을 자주 주고받기 어려운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너 씨와 연락이 안 된다고 헤어진다는 건 너무 이상해요!"



"...슈발?"



"게다가 트레이너 씨 혼자 남겨두고 유학을 간다는 건... 매정하다고 생각해요!"



"...어, 어어..."



"그래서 트레이너 씨의 사정이나 마음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고 생각해요."



"..."



기관총처럼 발사되는 슈발의 주장이 계속 이어진다.



"트레이너 씨, 저기, 어디까지나 제가 권유하는 것 뿐이지만... 이번 기회에 단호하게 결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어?"



"트레이너 씨.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해요. 우울하다는 것도 잘 알아요."



"..."



"하지만 한번 리셋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일단 마음을 정리하고... 새로운 만남을 찾으면 되는 거에요!"



"확실히... 그렇겠지."



역시, 평소답지 않다... 평소와 다르긴 하지만, 슈발의 주장은 틀리지 않았다.



전 여친은 확실히 내가 트레이너가 되는 걸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나와의 소통이 적은 것에 대해서 잔소리가 많긴 했다.



"저기, 저 같은... 우마무스메도... 있고..."



"응? 뭐라고 했어?"



"어...!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호, 혼잣말이에요..."



"...그렇구나."



게다가 슈발은 나를 격려해줬다. 역시 슈발답지 않은 구석이 있었지만, 리셋을 해야 한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 나도 미련을 버리자. 질질 끌어서 좋을 건 없다. 슈발의 말을 듣고 깨달았다.



"알았어."



"...트레이너 씨?"



"지금까지의 여친과의 관계는 리셋할게."



"정말요...!?"



"정말 고마워. 나도 새로운 만남을 찾아볼게."



"그, 그렇군요! 고마워요... 가 아니라...! 으, 응원... 할게요!"



그리고 슈발이 자리에서 일어난 그 순간...



"실례합니다! 혹시 슈발짱과 그 트레이너 씨인가요?"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 슈발의 동기인 키타산 블랙이었다.



"히에에에엣...!?"



"슈발, 일단 진정해."



"녜, 녜에... 저기, 그... 우으..."



"저기, 혹시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면 죄송해요!"




"괜찮아. 별 거 아니었어."



방금 전의 당당함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슈발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나는 그런 슈발을 어떻게든 달랬다.



"키타산, 말 걸어줬는데... 미안해."



"아니, 괜찮아! 그보다 슈발짱은 괜찮아?"



"나, 나는... 으응..."



"그러고 보니 키타산도 트레이닝?"



"네! 곧 레이스가 있어서 워밍업으로 이렇게 달리고 있어요!"



"그렇구나. 저쪽 트레이너는 잘 지내고 있지?"



"네! 특별히 컨디션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래, 그럼 다행이네."



"아, 아뇨! 그러고 보니 슈발짱도 트레이닝 중인가요?"



"아니, 오늘은 외출하러 왔어."



순간, 슈발의 귀가 쫑긋 반응했다.



"어라, 슈발? 학원은 어쩌고?"



"...엣."



"응? 오늘 슈발이 수업 쉬는 날이라고 하던데?"



"힛... 아아아... 그..."



'...슈발? 괜찮아?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아... 아뇨, 아뇨!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래... 그럼 다행이지만."



"음? 제가 말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뭔가 숨기고 있..."






"....!!"






순간, 슈발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야, 슈발! 정신 차려!"



슈발의 얼굴에서 생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 나는 필사적으로 슈발의 등을 어루만졌다.



그렇게 슈발은 어떻게든 정신을 차렸지만...



"저기! 저는 먼저 가볼게요!"



"아, 이봐! 슈발! 일단 진정해..."



"죄송해요!"  


이번에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트레센 학원 쪽으로 달려가 버렸다.



"슈발짱! 저기, 제가 따라갈까요?"



"...아니, 괜찮아. 말리지 않아도 돼."



"...하지만 슈발짱이..."



"괜찮아. 지금 말린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보다 뭔가 말려들게 해서 미안해."



"아, 아뇨!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꼭 얘기해주세요!"



"고마워. 그럼 나도 이만 가볼게. 다음에 또 같이 달릴 때 잘 부탁할게."



"네!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나도 슈발의 뒤를 전력 질주하며 쫓아갔다.






=====






몇 달 후. 아침 미팅이 끝나고...



"트레이너 씨... 왠지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



"좋은 일이 있었거든."



"좋은 일이라니... 무슨..."



"아, 음..."



나는 그 말을 하려다가 그만뒀다. 슈발에게 말할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는 전 여친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얼마 전, 전 여친이 유학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우연히 길거리에서 마주쳤고, 거기서 지금까지 미안했어, 친구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을래? 라는 갑작스러운 고백을 받았다.



처음에는 그 고백을 꺼렸지만, 그녀의 진심어린 태도와 그동안 연락을 너무 많이 요구했던 것에 대한 반성도 느껴져서 일단 승낙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다. 비록 친구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고백이었지만, 일단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아무리 싸웠다고 해도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게다가 그녀는 더 이상 해외에 오래 머무를 일도 없을 테니, 다시 잘만 하면... 재결합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하지만 결코 마음 놓고 기뻐할 상황은 아닐 것이다.



"트레이너 씨... 역시 뭔가, 좋은 일이... 있었나요? 아뇨, 하지만... 그... 갈등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음..."



"...."



"아무튼... 트레이너 씨. 저한테 얘기 좀 해주겠어요?"



"...!"



나는 등골이 오싹하게 오싹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 기분 탓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슈발이 뿜어내는 부정적인 아우라가 무시무시했다.



나는 마지못해 말하기로 했다.



"에엣...? 재, 재결합인가요...!"



"어디까지나 그럴지도 모른다는 것 뿐이지만."



"그, 그렇군요...."



왜인지 슈발은 효과음이 나올 정도로 침울해졌다.



뭔가 기분이 나빠질 만한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도 슈발 덕분이야."



"...저, 말인가요?"



"슈발이 리셋을 해야 한다고 말했었잖아. 그 덕분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



"네에..."



이번엔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것 같다. 아니, 역시 기분 탓일까?



"트레이너 씨."



"어, 왜?"



"왜 다시 사귀려고 생각한 건가요?"



"반성하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야."



"...그걸 어떤 부분에서 느꼈나요?"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했을 때야. 만나자마자 바로 사과를 하더라고."



"그렇군요..."



"슈발."



"핫, 네..."



나는 한 가지 작은 의문을 슈발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사실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녀는 괜찮은 사람일까?"



"어, 괜찮은...이라니, 저기... 어떤...?"



"고민 중이야. 다시 사귈까, 친구로 지낼까, 아니면 그냥 헤어질까 고민 중이야."



"...."



"지도하는 입장에서 이상한 질문을 해서 미안해. 역시 대답하지 않아도 돼."



솔직히 연애는 잘 모르겠다. 한 번 사귀어봤지만 상황이 상황이고, 커플은 이래야 한다는 거창한 말을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게다가 슈발은 항상 나를 걱정해주고 있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오늘만큼은 슈발에게 의지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뇨, 대답할게요."



"정말!? 아니, 진짜로 괜찮아, 이런 나쁜 질문을...?"



"네, 그냥... 제 생각이지만...."



"아니, 괜찮아. 이렇게 조언해 주는 것 자체가 기뻐."



"고, 고마워요... 에헤헤..."



참으로 다행히도, 슈발이 자신의 생각을 말해준다고 한다.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이것만이라도 듣도록 하자.



"트레이너 씨, 그 사람과는..."



슈발은 잠시 입을 닫고, 곤란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인연을 끊어야 해요."



그렇게 말했다.



각오를 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이렇게 대면해서 말하니 조금은 마음에 걸린다.



"...그래, 그렇구나."



"그 여자는 이미 관여해서는 안 되는 타입이에요."



"...왜 그런지, 이유를 말해줘."



"애초에 그런 여자는 한 번 사과하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그렇구나."



"애초에! 오랜만에 만나서 첫 마디로 사과를 하다니 이상하지 않나요? 그러니까... 오랜만이었다고 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렇긴 하네..."



슈발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이 실려 있다. 평소 슈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자신감과 무게감이 느껴져 눈이 휘둥그레졌다.



슈발의 주장이 계속된다.



"게다가 그 여자가 트레이너 씨와 사귄 건 돈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으음..."



"앗... 에에엣... 저기..."



"아니, 괜찮아. 계속해줘."



"...네. 그러니까, 그 여자는 트레이너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음."



"트레이너라는 직업은 연봉이 아주 높아요. 주변 여자들이 얼마든지 접근해 올 수 있어요.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돈이 목적이고, 그 여자도 마찬가지에요!"



"일단, 왜 돈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지 말해줘."



"그녀, 명품을 좋아하지 않나요?"



"확실히 그랬지. 유학 가서도 액세서리 같은 걸 사서 쓰고 있다고 했었는데..."



"바로 그거에요! 역시 트레이너 씨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하는 거죠! 그 가방과 액세서리를 갖고 싶다고 은근슬쩍 말해서 트레이너 씨에게 그런 마음이 들게 하고... 그리고 마지막에 돈까지 요구하는 모습까지 훤히 보여요!"



"큭... 그런 일이..."



슈발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그녀는 명품에 관심이 많았고, 사진을 찾아내어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었다. 어쩌면 그 징조였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슈발은 책상을 쾅쾅 두드리며 일어서서,



"그러니까, 트레이너 씨! 지금 당장 그런 여자와는 인연을 끊어야 해요!"



이렇게 마무리했다.



"고마워요. 슈발의 의견은 잘 알겠어."



슈발의 텐션이 이상했던 건 신경 쓰이지만, 참고가 됐다.



"부, 부디... 검토 해주세요..."



슈발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다. 조금이지만 땀도 흘리는 것 같다.



"슈발, 물 좀 줄까?"



"괘, 괜찮아요... 제, 제 물병이... 있으니까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은데?"



"에엣!? 무, 물병은? 에엣!?"



"...내 거 줄까?"



내 제안에 슈발은 갑자기 멈칫했다. 오늘 슈발의 감정 변화가 격렬한 것 같다.



"엣, 저어... 정말로... 에에... 괜찮은가요?"



"그래, 괜찮아."



"고, 고맙습니다...!"



나는 가방에서 물병을 꺼내 슈발에게 건넸다. 입도 대지 않았으니 분명 괜찮을 것이다.



슈발은 열심히 음미하듯 물을 마시고 있었다. 역시 목이 말랐나 보다.



슈발이 물을 다 마신 후, 노크 소리를 듣고 문을 열었다.



"실례합니다! 슈발짱 지금 있나요?"



손님은 키타산이었다.



키타산을 알아챘는지 슈발은 벌벌 떨고 있었다. 괜찮다고... 믿고 싶다.



"그래, 있어."



"슈발짱이 물병을 떨어뜨렸다고 해서 가져다 주러 왔어요!"



"...앗! 내, 물병..."



슈발이 이쪽으로 달려왔다.



"자! 슈발짱! 이거 슈발짱 거 맞지?"



"...으, 으응! 맞아, 그거... 내, 거야...!"



"찾아서 다행이네, 슈발."



"어... 저기... 아, 고마워...!"



"괜찮아! 또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의지해!"



"으, 으응...!"



"그러고 보니 슈발짱, 그거 성공했어?"



"...엣."



"응? 그거라니? 키타산?"



"분명, 트레이너 씨에게 좋아... "아아아아앗! 그그그그그걸... .지지지금! 아, 안 돼!!" 앗! 확실히... 지금 트레이너 씨 앞이었지... 슈발짱! 정말 미안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왠지 사이가 좋아 보인다.



"음, 그럼 이만 실례할게요!"



"아...! 저, 저도...저, 실례하겠습니다...!"



"오, 수업에 늦지 않도록 해!"



"네...!"



그리고 두 사람은 복도로 달려갔다.



'아... 내 물병...'



아무래도 슈발이 내 물병을 그대로 가져가 버린 것 같다.



'아니, 뭐, 됐어.'



슈발이니까 내일쯤에 다시 돌려주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대로 자료 정리를 시작했다.



앞으로의 전 여친과의 관계는 아직 미정이다.











= 끗 =


봇치야, 그게 무슨 소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