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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파괴 많음

좆대로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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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침은 어느덧 오후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와의 약속시간으로부터 무려 30분이나 지났다.


그런데도, 그는 문자는 커녕 그림자초자 보이질 않고 있었다.


이 새끼는 이번엔 또 어디서 싸돌아다니고 있는 거야. 딴년이랑 놀아나고 있는 건가?


어디 있냐고 보낸 문자 옆에 사라지지 않는 1 표시를 보니 짜증이 치솟았다.


얼굴에 발톱자국이라도 남겨야 성이 풀릴 것 같았다.


"이제야 납셨네. 자, 이제 내가 납득할만한 이유를 대봐. 먼저 약속 잡아놓고 30분이나 늦은 걸 용서할만한 이유. 설마, 뭐라도 있겠지."


민호를 있는 힘껏 째려보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게… 말이지, 블랑카. 들어줘. 사정이 있었어."


"그러니까, 말하라고. 지금 들어준다잖아."


민호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하나도 와닿지 않는 변명이었다. 데이트하러 가다가, 하필이면 빌런을 만났는데 거기서 또 지나가던 설화랑 협공해서 빌런을 쓰러뜨리고 오는 길?


지금 저걸, 여자랑 한 약속에 늦어놓고 변명이랍시고 하고 있는 건가?


"요약하자면, 내 약속에 늦은 것도 모자라서 딴 년 만나고 왔다는 거네?"


"…죄송합니다."


"너, 인간적으로도 최악이라는 자각 정도는 가지고 있는 거지?"


민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손톱을 날카롭게 세우고서.


"…다음번에도 그러면, 죽어?"


"그렇지만, 시민들이 위험-"


"그게 내 약속보다 중요해?"


민호는 참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듯이 입을 다물고만 있을 뿐이었다.


…하아, 내가 도대체 왜 이런 되다만 놈한테 콩깍지가 씌인 건지.


이렇게나 칠칠맞은데.


그의 손을 낚아채듯이 잡으며 어딘가로 이끌었다.


"어, 블랑카? 지금 어디-"


"닥치고 따라와. 오늘은 내가 가고 싶은 데로 갈거야. 할 말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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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뭔가뭔가네


뭐 대충 모텔갔다고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