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전국시대에 보수와 개방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보수의 수도 아카라이브 순챈에서 등에 글자가 써있는 거북이가 발견되었다. 거북이의 등에는 "保守同月輪, 開放如月新(보수는 보름달과 같고, 개방은 초승달과 같다.)"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주딱이 두 무당을 불러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내게 했다. 첫 번째 무당은 "보름달 같다는 것은 보수의 기세가 가득 차서 천하를 가지게 될 것이며, 초승달 같다는 것은 그 기세가 빈약하여 필시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주딱은 크게 기뻐하며 무당에게 상을 내렸다. 그러나 두 번째 무당이 말하기를, "보름달 같다는 것은 가득 찬 것이니 가득 차면 기울며, 초승달 같다는 것은 가득 차지 못한 것이니 점점 차게 됩니다."라고 해석했다. 주딱은 이 말을 듣고 분개하여 무당을 멀리 유배 보냈다. 첫 번째 무당의 말만 믿은 주딱은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은 채 방탕하게 지냈고 그렇게 신탁처럼 보수는 멸망하고 말았다. 이후에 개방이 전국을 통일하여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니, 어찌 경사가 아닐 수 있겠는가? 보수의 멸망을 통해 교만을 경계하며, 견우대왕의 위대한 공을 기리고자 이렇게 글로 남기는 바이다.


미라주 <사기, 견우백서(牽牛百書) 2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