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0. 내가 만났던 북한 유학생들은 아마 대부분 북중혼혈, 북한국적 화인(華人) 내지 화예(華裔)가 아니었나 싶음. 토종 북한인이라기엔 너무 문화적으로 개방적...이고, 중국어도 엄청 유창함. 그 중 한명은 어릴적 북한과 단둥을 오가면서 자라왔다고 했음. 즉 실제로 북한에서 파견한 북한 유학생들이랑은 상당 부분 다를 수 있음.


1. 의외로 남한인과의 접촉을 그닥 꺼리지 않음. 내 위챗 친구 리스트에 있는 북한사람 셋 모두 상대방이 먼저 나한테 친추건거임. 신입생 단톡방에서 여러 나라 사람들이랑 얘기하는것도 그닥 거리낌이 없고.


2. 다만 남한사람이랑 교류가 있다는걸 대놓고 공개하거나, 한국어를 쓰는건 좀 꺼리는듯. 절대 한국어로 말 안걸고, 친구 말로는 한국어로 말 걸어도 중국어로 대답한다고. 위챗 친구중에 한명은 나한테 되도록 위챗 모멘트(카카오스토리 비스무리한거)에 좋아요나 댓글 달지 말아달라고 부탁함.


3. 걔네들도 대학생이고 현대인인 만큼 스마트폰 노트북 이런것들 잘만 씀. 대신 한국이나 미국 제품은 아무래도 좀 그렇다보니 가급적 중국 브랜드를 쓰는것같은데, 아이패드를 쓰는 사람도 봤고 내가 잘못 본걸수도 있지만 갤럭시 노트9(!) 쓰는 사람도 봤음.


4. 평소에 공부 말고는 아무것도 안할 줄 알았는데 핫플에서 인증샷도 찍고 방탈출도 하고 씹덕질(...)도 하더라. 그래도 북한사람은 북한사람인지 한번은 강의 앞자리에서 아는 북한사람이 노트북으로 로동신문 읽는거 봄.


5. 이쯤 되면 아니 혼혈이니까 그냥 북한에서 딱히 감시 안하는거 아님? 싶겠지만 아님. 동아리에서 만난 북한사람이 한명 있는데 절대 자신이 나온 사진 sns에 올리지 말고, 공개적인 명단에도 자신 이름 기재하지 말라고 부탁함. 아무래도 동아리 활동이 원칙상 금지인듯. 그리고 주기적으로 북한대사관도 가야한다는데, 거기서 뭘 하는지는 걔도 말 안함.


6. 근데 이것도 다 사바사인게 유독 한명은 남한사람들이랑 한국어로 잘만 얘기하고 내 모멘트에 좋아요도 가끔 눌러주고 학과 홍보영상 모델도 함. 사실 규정이란게 따로 없고 그냥 대부분 혹시 몰라 조심해서 지내는건지, 걔만 출신성분이 좋아서 대사관도 손을 못쓰는건지, 그냥 아오지가 두렵지 않은 깜냥인건지는 잘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