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아무것도 없으면 섭섭하니까 대충 아무 거나 올리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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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새로운 마술식의 개발에 한참 몰두하고 있을 때였다.


-찌애애애액!!!


거실에서 참으로 듣기 거슬리는, 새된 경고음이 또 울려 퍼졌다.


이번에도 오작동인가. 아, 결계도 다시 짜야겠네. 결계 짜는 건 서투른데.


경종을 끄려 거실까지 나가보니, 오작동이 아니었다. 거울 너머에서 침입자들의 모습이 어렴풋이나마 비치고 있었기에.


cctv정도의 저해상도라 제대로 알아볼 순 없었지만, 보통의 옷차림을 한 남자가 피칠갑을 한 무리에게 쫓기고 있는 모양새였다.


저건… 시귀잖아. 저게 왜 내 땅 안쪽까지 기어 들어온 거지?


시귀라는 존재 자체가 세계적으로 드문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이 한국 땅에선 드물어야 했다.


시귀는 흡혈귀의 노예 같은 존재인데, 이 한국땅은 흡혈귀가 살기엔 지옥과도 같은 곳이니까.


지천에 깔린 십자가와, 그런 십자가 아래에 숨어 들은 교회의 인간들. 게다가 피 좀 빨려고 하면, 마늘을 안 먹는 인간이 없어 밥도 마음대로 못 먹는다.


…적어도 스승님께서는 그렇다고 말씀하셨다.


고위 흡혈귀마저도 눈가를 찌푸리며 도망치는 게 바로 이 대한민국이었다. 그런데, 시귀?


이건 좀 궁금해지는 걸.


원래라면 적당히 결계를 조작해서 침입자를 전부 밖으로 내쫓으려 했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가만히 앉아있을 순 없었다.


시귀라니. 그것도 한국 땅에서? 이건 직접 가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챙모자와 케이프를 챙긴 뒤, 서둘러 저택 밖으로 나섰다.


그런 뒤, 정신을 집중해 결계를 비틀어 침입자와 시귀들이 내 쪽으로 오도록 만들었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혈도를 따라 마력을 돌리며 몸을 예열하고, 미리 주문을 외우며 침입자들이 나타나자마자 구속할 준비를 마쳤다.


잠시 기다리자, 마침내 하늘을 날며 순찰중이던 까치의 시야에 그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러니까, 3…2…1!


"헉, 허억…! 으, 우왓?!"


침입자와, 그 뒤를 쫓던 시귀들까지. 소나무의 뿌리가 솟아 오르며 단박에 그들을 구속했다.


"이곳은 마녀의 영토. 그 땅을 넘본다는 건, 목숨을 내건다는 것. 각오는 하고 왔…"


잔뜩 폼을 잡으며 침입자와 시귀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침입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말을 마저 이어갈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침입자의 얼굴이 정말로 낯익었으니까.


"…정훈아?"


"누구세요…?"


네가 왜 여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