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이 교관 하던 시절 본인. 요새도 이거 교육자료로 쓰려나... 작년 임관자들은 내 앞에서 수류탄 던진 사람들도 있을 거야ㅋㅋㅋㅋㅋㅋ


수류탄 과목 교관하면서 수류탄을 정말 지겹게 던져봄. 내가 던질 때 느끼기로는 안전손잡이를 잡고 있는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주먹을 꽉 쥔 상태로 투척하려고 하면 원하는 대로 수류탄을 던지기가 어려웠음. 던지는 동작 중 정확히, 멀리 던지기 위해서 주먹을 풀어야 하는 위치보다 손이 더 앞으로 나갔을 때 주먹을 풀어서 수류탄을 바닥을 향해 내리꽂는 느낌이랄까.


대충 이런 느낌. 조금 과장했지만 손을 높은 위치에서 놓아야 멀리 날릴텐데 그렇지 않고 오랫동안 쥐고 있으니 땅바닥에 처박는 느낌이었음. 교육생들도 연습용 수류탄을 잘 던지는데도 실수류탄을 잘 못 던지는 경우엔 위 예시와 같은 상황이 많았음.


실수류탄 투척 상황(또는 실수류탄이 아니더라도 연습용 수류탄으로 평가를 하는 상황)에서의 긴장 때문에 근육이 굳는 것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이 듬. 원래 공 같은 거 잘 던지는 사람들은 상관이 없고, 또 계속 숙달하다보면 긴장감도 줄어서 잘 던지게 될텐데 한국군은 전투원이 충분히 숙달할 만큼 실수류탄 투척을 안 하지...?


여담 / 원래 잘 던지는 사람 하니까 생각났는데 창던지기 선출 교육생이 한 명 있었는데 한 방에 웅덩이 넘겨서 건너편 담장 때릴 만큼 던지더라... 덕분에 물 밖에서 수류탄 터지는 소리도 들어봤다.


아무튼 나도 교관 초기에 숙달이 안 된 건 매한가지였고, 다행히 직접 시범을 보일 일은 없었지만 교탄 소모 등으로 던질 일은 많아서 계속 하다 보니 조금 기량을 빠르게 올리는 방법을 하나 고안함.


그건 바로 던지기 전에 시한신관 시간 조절할 때처럼 안전손잡이를 날려버리고 투척하는 것임. 던지기 전에 손잡이를 날려버리면 아무리 쫄더라도 안전손잡이를 꽉 쥐어서 바닥에 패대기칠 일은 안 생기더라. 또 손잡이가 없으면 나머지 수류탄은 둥근 모양이니 잡을 때도 조금 더 편하고 안정적이었음.


다만 양성과정 중에는 따라하지 않는 편이 좋을 듯. 교육 중에 실제로 그렇게 하는 애들이 몇 있었는데 나 빼고 모든 교관이 존나 놀라면서 혼내더라... 자대 가서 연습용 수류탄으로 연습해보고 실전에서나 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