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난 얀데레가 싫다.


자고로 히로인이란 수 많은 매력을 가진 등장인물들로.


적어도 2~3명에서 많으면 7명까지 다양하게 나와야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맛도 다양해지고.


독자들도 각자 자신들이 응원하는 히로인이 주인공과 정실로써 이어지길 간절히 응원하게 되거늘.


얀데레라는 것들은 뭔놈의 다른 여자랑 스킨쉽이 있던 것도 아니고 고작 눈 하나 마주쳤다고.


아무 잘 못 없는 여자는 물론이고 남자마저 죽이거나 죽기 직전까지 만들어 버리는 미친년들인데.


도대체 이런 정신병자 같은 것들은 어떻게 좋아할 수 있는가?


아마 얀데레를 좋아하는 녀석들은 제대로 된 여자 한번 못 만나본 방구석 망상 찐따들이 분명하다.


...라고 생각 했던 게 분명 어제인데..



"흠..그렇다면 이걸로 계약 준비는 다 끝났고..이상한 내용이나 빠진 내용은 없는지 확인 한번 해보시죠?"


"...알겠습니다.."



그 정체만큼이나 도저히 속내를 알아 차릴 수 없는 깊고 어두운 두 눈동자가 인상적인 여자.


그녀는 스스로를 이야기를 좋아하는 악마인 파샤 시커라 불러 달라 했다.



"그나저나 정말 후회 안 하시죠? 본인이 싫어하는 창작물 장르 속에 빙의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겪게 되실텐데..정신이 망가질 수도 있답니다?"


"후회 안 합니다 그리고 싫어하는 이야기일 수록 더 많은 돈을 준다면서요? ntr 고어 bl 같은 작품만 아니면 상관 없습니다"



그녀와 내가 한 계약은 이러했다.


이야기의 악마인 그녀는 다양한 이야기를 맛보는 것을 좋아하기에.


인간들 중 무작위로 한 명을 뽑아 그 대상의 선호도가 매우 떨어지는 장르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이야기 속으로 대상을 보내고.


이후 대상이 그녀가 만족할 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의 끝을 보게 된다면.


처음 그 대상이 선호하지 않았던 정도와 경험한 이야기 수에 비례해 돈이 지불되는 구조.


내 경우에는 얀데레라는 작품을 비호감 3대장인 NTR 고어 BL 다음으로 싫어했기에.


10개의 이야기만 경험하더라도 10억이라는 엄청난 거금을 받을 수 있었다.



[계약서]

[갑:파샤 시커]

[을:이호연]

[1.을은 계약서에 서명하는 즉시 계약이 이행되며 도중에 그만 둘 수 없다]

[2.을은 갑이 만족할 때까지 이야기를 직접 체험하게 되며 해당 이야기의 엔딩을 볼 때까지 벗어날 수 없다]

[3.을은 이야기에서 겪게 될 정신적 피해를 받을 수 있으며 이는 갑이 책임지지 않는다]

[4.을이 갑이 제공한 모든 이야기의 엔딩을 보게 될 경우 갑은 을에게 경험한 이야기 수 하나 당 1억을 지불한다]



이미 몇 번이나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정말 그냥 이야기를 한번 경험하는 것 만으로도 하나 당 1억을 준다니.


물론 내가 싫어하는 얀데레 장르긴 하지만.


꼭 엔딩에 얀데레와 이어져야 한다는 말은 없었으니.


어떻게 든 그녀가 만족할 만한 엔딩을 자유롭게 보기만 하면 될 것이다.



"그러면 준비 되셨나요?"


"네...!"



잠시 후 계약서에 빠진 것이나 문제는 없는지 확인한 그녀는 마지막으로 내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을 던졌고.


이제 와서 없던 일로 할 수도 그럴 이유도 없었던 나이기에.


난 그녀의 두 눈을 응시하며 당당하게 의사를 밝혔다.



"후후..기대되네요 부디 맛있는 이야기를 보여주세요"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손 끝에서 뿜어져 나온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얀 빛으로 인해.


난 갑작스러운 현기증을 느끼며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죽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