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에..."


 건물 뒤에서 미타마와 남편이 알콩달콩 지내는 것을 염탐하는 사람은 캐슬리였다.


 저도 모르게 바보같은 소리를 낸 그녀는, 순간 미타마가 부럽다고 생각했다.


 자신도 저런 순수한 사랑이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남자를 대해본 적이 없어 남자가 말을 걸 때마다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남자 경험이 전무한 것 때문에 결혼은 커녕 노처녀가 되어버리게 생긴 캐슬리는, 변태마냥 미타마를 엿보는 것을 그만두고,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무척이나 심란했다.


 자신도 저런 분홍 기류가 이리저리 굽이치는 사랑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다가오는 사람들이란 진정성이 없었다. 다정함도 보이지 않았다.


 성녀의 눈에는 보였다.


 캐슬리 그녀는 저주인 것 같이 여겼다.


 일부 인물들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칠흑이 꿀렁거리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본래 성악설을 믿지 않았던 그녀였지만, 그 마음들이 흉의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성악설이 진짜인 것처럼 여겼다.


 냥코같은 동물들은 대게 순수해서 흰색으로 점칠된 마음을 볼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순백의' 미타마가 있다.


 그녀는 지금까지 사람에게서 흰 마음을 본 적이 없었다.


 흑과 백. 그녀가 세상을 단정짓는 시선이었다.


 색안경이었다.


 그녀는 몰랐다. 사람의 선과 악에는 선이 애매모호하다.


 상대성이다.


 예를 들면 길가를 가다가 쓰레기를 버리면, 어린아이에게는 분명 나쁜 짓으로 인식되겠지만, 어른의 눈에는 눈엣가시조차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 것을 몰랐던 그녀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무조건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짓는 죄를 탓했다.


 편견 가득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그녀의 눈에, 성에 찰 사람이 존재 하기는 할까.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필시 성(聖)스러운 사람일 것이었다.


 사람의 마음은 선행을 할 때마다 조금이지만 하얘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이 검었던 것은 탁해지는 빈도가 순수해지는 빈도보다 더 잦았기 때문이었다.


 신도 참 무정하셔라. 이런 사실을 성녀인 그녀에게 알려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 성녀라는 장본인인 캐슬리는 오늘도 이가 부서져라 바득거리며 저벅저벅 걸어가고 있었다.


 검은색, 검은색, 회색, 검은색.


 그녀의 눈에는 온통 탁한 색깔만이 들어왔다.


 위선같았다.


 반전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내가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하고 그녀는 염원을 담아 속으로 기도할 뿐이었다.


.

.

.


 오늘도 그녀는 혹시나 하여 걸어다니며 사람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오늘도 흑색과 짙은 회색만이 즐비한 세상이었다.


 오늘도. 어라? 그녀의 눈에 이상한 게 띄었다.


 이상한 것이 아니라. 아니, 이상한 개 맞긴 하지만.


 사람에게서. 영롱한 흰색 빛이 그 주위를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은 언뜻 보면 평범했다. 그렇게 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었다. 그저 주변에서 잘생겼다 소리를 종종 들었을 외모였다.


 캐슬리 그녀에게는 외모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머리를 감싼 듯 휘광(輝光)을 뽐내는 광륜(光輪)이 아름다워서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한 사람의 성자와도 같은 그에게 접근해. 이름을 물었다.


 "당신. 이름이 뭐죠?"


 퍽이나 친절한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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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슬리는 정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