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을 막 구매했었던 지인이 VRC에 적응을 못해서 결국 겉돌다가 

다른 VR도 그닥 흥미를 못느꼈고, 최종적으로 돌고 돌아 브챗을 다시금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흥미를 느끼며 깊게 빠져드는걸 보면서 

VRC에 빠져들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 몇가지 고민을 해보게 되었음. 


브챗 자체를 길게 즐기면서 이 게임으로 뭘 하는지 아는 유저가 아니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브챗에 흥미를 느낄려면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함. 


1. 나 자신이 인게임에서 이쁜가, 만족스러운가 

2. 같이 시간을 보내고 놀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3. 본인이 그 공간 안에 있는 것에 대해 만족을 하는가 


하나씩 제대로 살펴보고자 함. 


1. 나 자신이 인게임에서 이쁜가, 만족스러운가

조금 우스겟소리이긴 하지만 현실에 분노하고 현실을 회피하려는 사람들, 사회에 적응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평소에 알게모르게 자기 자신의 외모나 기타 여러 이유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음. 

이런 사회 풍자적 관점이 아니라 게임적 관점으로만 보자고 하면 

게임 캐릭터가 자기 눈에 이쁘고 만족스러워야지 그 게임에 조금 더 몰입하고 감정 이입을 할 수 있게 됨. 


PC주의에 범벅되면서 사람들이 게임의 스토리나 내용에 점점 집중하지 못하고, 

또 반대로 캐릭터가 이쁘게 생긴 게임들이 평론가에게 욕을 처먹을지언정 유저 평가가 높은 부분들을 생각하면 

이는 무조건 아니라고 하기에는 분명히 어느 구석에서든 맞는 부분들이 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음. 


실제로 최근 업데이트로 포켓몬 고의 캐릭터가 빻게 변하자 유저들이 분노하기도 했고, 

또 스카이림같은 게임이 아무리 명작이라곤 해도 결국 모드를 통해서 원하는대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음. 

비슷하게 아무리 야숨이 훌륭한 명작이라고 한들 원신이 더 낫다는 사람이 나오는 이유도 

이런 캐릭터 외모에 대한 만족도에서 온다고 할 수 있고, 

소울류 게임에서 게임을 오랫동안 하는 망자들의 외형이 기괴하게 뒤틀린것 역시 

게임을 오래하면서 뒤틀린 외모를 만들었다기 보다는 뒤틀린 외형을 만들고 거기에 만족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게임을 고일 정도로 오랫동안 붙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함. 


사실 개인적으로도 이 부분은 얘기해볼만 한게 

뉴비들에게 마이너 아바타보다 옷 종류가 많은 인기 아바타를 추천하는 이유 역시 

의상 종류가 적으면 커스터마이징 옵션이 적어진다는 이유 말고도 

그냥 인기 많을 정도로 이쁜 아바타를 쓰면 그만큼 게임에 몰입을 더 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이쁜 아바타 쓰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어서 그렇게 하라고 하는 부분도 있음. 

실제로 게임을 나름 초기부터 했다고 할 수 있지만 

무료 아바타, TDA 아바타 쓰던 시절보다도 

마이너라곤 해도 부스 아바타 쓰던 시절이, 또 그 시절보다도 키쿄로 바꾼 현시점에 더더욱 

브챗을 오래, 그리고 더 만족스럽게 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인기 아바타를 쓰는게 맞다고 생각을 함. 


결국에는 브챗같은 게임은 자기 아바타를 자기 스스로 직접 꾸며서 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아바타를 꾸며서 입어야 만족스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할 수 있음. 

대놓고 말하면 이 게임, 거울보는 시간이 전체 플탐의 못해도 20%는 차지할건데 

거울 볼때마다 기분 나쁘면 오래 못하는 게임인것도 맞음. 


2. 같이 시간을 보내고 놀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브챗은 혼자서 노는 싱글플레이 게임도, 

또 멀티가 주력이라도 싱글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 게임도 아니다. 

순수하게 친목위주로, 친목의 게임의 전체이자 핵심 아이덴티티를 차지하는 게임이다. 


막말로 일반적인 MMORPG는 혼자서도 게임플레이의 전체를 즐길 수는 있게 설계되어 있지만 

브챗은 월드의 대다수가 기본적으로는 타 유저와의 대화나 활동을 위해서 만들어져 있는 게임이다. 

있는 게임 월드도 거의 대부분이 혼자서 할 수 있는게 매우 제한적이거나 없고, 

때문에 브챗은 혼자서 하려고 하면 이거 할 시간에 차라리 다른거 하는게 훨 나을 게임임. 

차라리 브챗 게임 킬 시간에 아바타 만지는 실력 늘려서 커미션 받는게 차라리 돈이라도 벌고 더 나을 수준일 정도로. 


그렇기 때문에 내가 평소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가 게임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즐기냐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음. 

주변에 브야스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그런쪽에서 놀면서 아바타도 그런쪽으로 특화될 수 밖에 없고, 

또 가면라이더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나면 자연스럽게 아바타도 그런쪽 기능을 더 넣는 식으로 만들어 갈거임. 

브챗은 게임 내에서든, 그리고 브챗에서 만난 사람과 브챗 밖에서 만나든 결국에는 그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하는 컨텐츠나 놀이, 대화 주제 등이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임. 


가령 유희왕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유희왕 이야기를 하거나, 실제로 유희왕에 입문하거나 즐길거고 

유희왕 관련 월드를 다니며 유희왕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놀 것이고, 

또 브챗 밖에서 만난다고 쳐도 마스터듀얼을 하거나 할 것이고 

오프에서 만나게 되었다고 쳐도 카드샵을 가거나 오프 듀얼을 하거나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임. 


하지만 결국 이 모든게 "사람을 만난다"는 첫번째 퍼즐로 부터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브챗이 같이 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음. 

그렇기에 친구 없는 사람들은 친구사귈 수 있게 교류회라도 가보는게 맞고 

리스크를 짊어지더라도 사람 많은 월드의 퍼블릭 인스턴스도 가보고 해야하는거임. 


내가 말했던 지인도 결국 화본역, 한튜에 적응을 전혀 못했었지만 

결국 추천받은 포피 스트릿이나 저팬슈라인 돌면서 게임에 재미를 붙였고, 

또 다른 지인은 아예 처음부터 JHP를 다니면서 그쪽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관계를 넓혔기에 

각자 방식대로 친한 친구를 사귀고, 또 자연스럽게 게임을 오래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 나섰다고 할 수 있음. 


결국 내가 브챗 들어가서 만날 사람이 없다=이 게임 계속 할 이유가 없다는거임. 

이건 슬프지만 팩트임. 


3. 본인이 그 공간 안에 있는 것에 대해 만족을 하는가

글에서 말한 지인이 화본역, 한튜 적응을 못했다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을거임. 

하지만 결국 내가 그 장소에 있으면서 대화나 교류가 편하냐의 문제도 있겠지만 

내가 VR을 할때의 만족감도 어느정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의 영향이 있다고 생각을 함. 


일단 브챗 내부적인 부분부터 보자고 했을때 상황 예시를 좀 들어볼까 함. 


예시 1: 친구 따라 들어간 프플방인데 친구와 친구의 전 과몰입, 그리고 친구의 전 과몰입의 현 과몰입이 

삼자대면을 하면서 나름대로 좀 진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 

월드는 각종 미니게임도 있고 영상 플레이어도 있으며 다른 사람들도 일단 그 내에 있긴 하지만 

삼자대면의 대화 내용이 살벌해서 거기서 다른 유저와 대화하거나 다른 놀이를 할 분위기가 아님. 


예시 2: 외국인 친구를 따라 들어갔더니 내가 알아먹을 수 없는 제 3국어로 내부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 상황. 

자신있게 영어 (혹은 일본어 등)로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 이야기의 목소리 톤이나 분위기가 

나름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듯 하여 말을 걸어볼지 말지 좀 애매함. 


예시 3: 유일하게 온라인인 사람의 방에 들어갔더니 모두가 앉은 상태로 거울만 보고 있거나 

누워서 눈을 감고 있는 상황. 


위 예시의 모든 상황들이 일단 내가 거기 있을때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는 것임. 

그리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브챗이라는 게임의 전체 경험의 평균이 이렇구나 하고 고정되어버림. 

그럼 여기서부터는 게임이 재미가 없어지는거임. 


사실 나는 한튜, 화본 뿐 아니라 그냥 사람 많은 일부 서버 자체를 그닥 추천 안하는데 

그 이유가 내부에 들어갔을때 내가 대화에 끼거나 용기내서 인사 건내고 대화 참여를 해보려고 시도할 

그런 분위기를 안풍기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임. 


설령 그렇게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고 해도 대화 도중에 끼어들 제 3자가 나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 역시 

그렇게 좋은 경험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음.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그 공간에 있는게 만족스럽지 못함. 

(예1: 대화 도중 남자가 여캐 쓴다고 꼽주고 내 아바타에 대한 성희롱을 하기 시작함)

(예2: 대화 도중 제 3자가 갑자기 노래를 매우 크게 틀어서 대화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상황)


그렇기 때문에 이런걸 사전에 차단하거나,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때 적극적인 완장 개입으로 평화를 빠르게 찾을 수 있는 

그룹 퍼블릭이 빡세게 작동하는 월드나 그룹들, 혹은 이마저도 힘들면 아는 사람 타고 들어가기 때문에 

모두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프렌드 온리나 프렌드 플러스, 혹은 인바이트 플러스를 더더욱 추천하는 편이고. 

갤이나 챈 교류회도 여기서 잘못 찍히면 결국 추방처리 되거나 저격먹기 십상이기에 

대부분이 어느정도는 선을 지키고 눈치를 챙기니까 이쪽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런거 전혀 없는 쌩야생에서 사람 만나는거 추천 안하는 이유가 이거때문임. 


이제 브챗 밖을 보자고 하면 말 그대로 내가 브챗을 하는 동안의 만족감이고 

여기에 들어오는게 보통은 VR 기기 유무, 풀트의 유무가 다 포함이 됨. 


결국 풀트는 현시점에서 브챗을 빼면 의미가 없는 기기이며 

풀트의 구매는 브챗 경험에 대한 만족감이 없으면 구매로 이어지는게 쉽지 않은 것 역시 사실임. 


그럼에도 결국엔 내가 브챗하는 그 과정에서 물리적인 만족감, 편안함이 있어야 오래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음. 

예를 들면 지인 꼬셔서 브챗하는데 지인은 VR이 없어서 차렷상태로 있는데 

내가 이 지인 끌고는 손 없으면 할 수 있는게 없는 월드만 다니면 어떻게 되겠음? 

"아, 손이 없어서 꼬우니까 VR 사야지" 할 정도로 재력있는 사람은 없음. 보통 그정도 재력이 있다고 치면 다른거에 돈을 쓰겠지. 

보통은 "아, 손없으면 못하는 게임 쳐 델고다니는 이새끼랑 손절해야지"가 일반적인 반응임. 


때문에 VR 추천에 대해서도 

이런 아카콘 달면서 이걸로 추천하라고 하는게 괜히 나오는 소리가 아님. 

괜히 이상한걸로 입문했다가 이거 안돼, 저거 안돼, 무슨 오류 터져서 고치느라 몇주 걸려, 고장나서 새로 사야돼, 

이딴거 계속 경험하면 그냥 VR이고 자시고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가 됨. 


여기에 더해서 위의 2개까지 만족감이 제대로 형성이 되면 

그때부터 다른 욕구가 생긴다. 풀트나 이런거. 

그럼 그때 풀트를 구매해서 본격적으로 입문하던 하는거지 

결국 내가 VR을 하는 상황, 혹은 브챗 내에서의 상황에서 만족감 없이 불쾌함만 경험하면 아무것도 안됨. 


그리고 이것도 은근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본인 홈월드 뭘로 해놨냐도 은근히 이 공간적 만족감에 들어가기도 함. 

그래서 만약 주변 지인이 기본 홈월드에 불만있다고 하면 데리고 다니면서 홈월드로 괜찮을법한 월드들 추천좀 돌려주면서 

홈월드 바꾸는법 알려주면 은근 오랫동안 혼자서 월드 탐험하면서 홈월드 바꾸고 만족하면서 오래 하더라.


4줄 요약 

브챗 깊게 빠져들려면 아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함. 

1. 나 자신이 인게임에서 이쁜가, 만족스러운가 

2. 같이 시간을 보내고 놀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3. 본인이 그 공간 안에 있는 것에 대해 만족을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