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후타나리 용사 파티 x 서큐버스 틋녀
개념글 모음



 정조대가 채워졌을 땐 좋았다.


 더 이상 이 미친년들한테 강간당하진 않을 테니까.


 사타구니에 차가운 감각이, 금속으로 된 기저귀 찬 느낌이라 끔찍하지만, 강간이 더 싫었다. 




 그 생각은 하루를 채 가지 못했다. 





 마법사가 말하길, 서큐버스는 인간의 식사를 못한다고 했다. 


 그런 쪽으로 거짓말하지는 않으니까 믿을 수 있겠지.... 아닌가. 모르겠다. 속인다고 해서 내가 뭘 하겠어.


 입맛이 변하고 안맞는 걸 떠나서 못한다고 했다. 


 아예 못먹는다고. 그래서 배설도 안한다더라. 좋다기 보단, 진짜 인간이 아니라는 소리 같아서 우울했다. 


 그래서 서큐버스가 살아가기 위해선 오로지 착정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니까. 착정이 곧 식사인 셈이다. 


 그러니까. 정조대는 입을 틀어막은 것과 같았고.

 


 "헤에, 헤엑....."


 하루 동안 관계를 하지 않은 건, 하루 동안 쫄딱 굶은 것과 같았다. 


 평소보다도 빨리 지쳤다. 아니, 당장 쓰러질 거 같진 않은데. 속이 허전해. 출출해. 배고파. 슬슬 자ㅈ.....


 짝짝-


 손뼉으로 양볼을 쳤다. 


 내가 무슨 미친 생각을 한 거야.


 "하아....."

 

 이 몸 진짜 싫어. 


 거대한 가슴. 이렇게 불편할 줄 몰랐어.

 가슴이 두드러질 뿐이지 긴 머리카락이며 짧은 팔다리, 엉덩이고 허벅지고 간에 불편해. 

 진짜. 차라리 마법사처럼 삐쩍 마른 게 나을 텐데.


 사실 그것보다도 이 '서큐버스의 습성'이 더 싫어.


 아까처럼. 자연스럽게 배고프다고, 그런 생각해버리는 거.  


그래. 눈 돌아갔을 때. 그럴 때는 어쩔 수 없다고 치자고. 


 맨정신으로 받는 것보단 낫잖아. 


 가장 무서운 건, 지금처럼 그나마 '인간성'을 유지하고 있을 때. 좆같은 서큐버스의 본능에 잠식당하지 않았을 때.


 이런 맨정신에서 그..... 걸 달라고 할까 봐. 그게 너무 무서워.


 한 손으로 배를 만졌다. 가슴에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대충 음문이 있을 위치.


 손가락을 따라 말랑한 배가 꾸욱꾸욱 눌렸다. 


 이 바로 아래에 그게 있으니까. 살짝. 아주 살짝. 기분이......


 "핫."



 순간 뭐하는 짓인가 싶어 손을 뗐다. 


 제발. 나는 남자였다고. 남자니까. 이 모양 이 꼴이더라도 인간이었고, 남자였으니까. 


 정신 차리자. 잡아먹히지 말자. 제발. 


 마왕 잡고 나서 소원 빈다고 하니까. 그 때까지만 어떻게 정신 차리자.



 마음을 다잡지만 솔직히 아직도 불안하다. 


 방금 손을 뗀 부위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괜찮겠지. 하루이틀 굶는다고 죽는 거 아니니까. 인간도 아니고, 서큐버스니까. 

 설마 내가 제정신일 때 그 소리를 하겠어. 그러니까. 조용히, 괜히 이 미친년들에게 눈 띄지 말고. 정조대도 찼으니까..... 











 "헤엑.... 헤엑..... 헤엑....."


 배고파. 배고파. 죽을 거 같아. 당장 배고파. 배고파. 당장 채워야 하는데. 아무 거나. 당장. 뭐라도. 너무 배고파. 진짜.


 "후우.... 후우..... 후우...."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한 손으로 머리카락을 뜯을 것처럼 잡았다. 


 낯선 고통에 그나마 정신이 드는 거 같다. 그래. 정신 차리자. 

 잠깐이야. 이제 멈췄잖아. 배고파. 그러니까 곧 자자. 정조대 채웠으니까 건드는 사람이 없을 텐데 배고파. 잠들고 나면 배고파. 잊을 수 있을 거야. 

 정신 차려. 발정난 거 아니잖아. 정신 차리라고, 아일렛.


 "어.....?"


 원래 이름이. 왜. 내가. 아일렛이.

 당황스럽다. 나는 대한민국 국적의 인간이었고 남자였으니까. 

 뭐야. 왜 내가 아일렛이야.


 내 이름은, 아일렛ㅡ


 "그, 그만."


 갑자기 어지러워. 그거 이름 아니야. 아냐. 뭐였지? 배고파. 배고파서 생각이 안나는 거야. 배고픈 거 해결 해야해. 


 "미, 미친. 개, 개소리 하지마."


 내가 들으라고 하는 말. 허기에 미친 정신을 가라앉히려고 하는 말. 하지만 배고파. 텅 비었어.

 어디가 텅 비었다는 거야. 그야 음문 아래에.  꼬르륵거린다고. 정조대 찼잖아. 안 돼. 절대로 안 돼.

 내가 풀지도 못하잖아. 그러니까 풀어달라고 하자. 용사님 힘 세. 레인저님도 힘 세니까. 풀어달라고 하자.


 그만. 더 중요한 게, 내 이름이, 기억 안나. 

 기억 안나는 건 배고파서야. 배부르면 기억 날 거야.


 그딴 소리에 넘어가지 않아.


 배부른다는 건, 그거잖아.



 "맞아."


 그게 왜 나빠?


 서큐버스잖아.



 "아냐. 아니."



 내가 인간이었으니까. 남자였으니까. 


 지금은 서큐버스잖아. 여자잖아.



 "그, 그만. 제발. 위, 위험해."



 그래 위험해. 배고파서 위험해. 더 배고프면 쓰러져. 죽어.

 죽으면 인간 못 돼. 죽으면, 인간으로 못 돌아가.



 "아, 아?"



 나는 인간이야. 남자야 그니까 절대로. 서큐버스 아냐.

 하지만 배고프면 안돼. 배고프면 죽어. 인간 못돼. 서큐버스야. 



 "그, 그러면. 그러면."


 배불러야 해.


 풀어달라고 하자.


 "하아... 하, 하아..."


 정신을 차려보니, 나도 모르게 용사님의 천막 바로 앞에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