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게이다

어제 리뷰 풀려고 했는데 술 한 잔 했다가 개같이 취하고 머리도 울려서 화면을 못 보겠더라.

시발 레몬 사워 반잔에 취해서 휘청거리는 건 상상도 못 했음. 상상 이상의 알쓰련;;;

그래서 오늘 쓴다. 극장판 내용이나 중요한 부분은 영화 보면서 조용히 노트에 필기해놨으니, 웬만한 건 그 당시의 감정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보면 된다.


스포일러는 최대한 배제하면서 쓰려고 노력했어. 

다만 역사적 사실로 알 수 있는 부분은 그대로 넣었어.



"최강을 거머쥐어라"

우마무스메 프리티 터비

BEGINNING OF A NEW ERA

새 시대의 문



목차

1. 상영 전

2. 전체적인 스토리

3. 연출에 관해

4. 정글 포켓

5. 아그네스 타키온

4, 5-1) 두 사람의 관계성

6. 티엠 오페라 오

7. 새 시대의 문



1.  상영 전

역시 '우마무스메'라는 IP 답게, 관객층은 대부분 20대~50대의 남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젊은 층은 오타쿠 문화와 더불어 경마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 층

중장년 층은 당시의 경마를 직접 경험한 층

나는 이 정도라고 생각해.

젊은 여성 관객도 조금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여성들도 경마를 즐기곤 한다는 걸 생각하면 그리 이상한 건 아냐.

상영 전 광고도 대부분 오타쿠를 타겟으로 한 애니메이션 광고가 많았어.

실사 영화 광고는 1, 2개 정도만 나왔던 것 같아.

심지어 영화관 매너 광고도 히로아카로 나오더라고.

히로아카 극장판이 올해 8월에 일본 개봉한다고 해서, 그거랑 같이 하는 것 같아.



2. 전체적인 스토리

역사적인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 

정글 포켓의 데뷔부터, 호프풀 스테이크스, 교도통신배, 사츠키상, 일본 더비, 재팬 컵까지.

중간중간 정글 포켓이 뛰진 않지만, 정글 포켓의 서사를 만들기 위한 경기들이 들어가 있어.

예를 들면 후지 키세키의 야요이상이라던가, 아그네스 타키온과 맨하탄 카페의 야요이상이라던가.

그 과정에서 아그네스 타키온의 굴건염에 의한 은퇴 등등 굵직한 사건들이 주된 갈등 요인이 돼.

어떻게 갈등이 이루어지는가 하는 건, 스포니까 남기지 않을게.

다만 조금만 검색해보면 알 수 있는 경마의 역사들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사전 공부로 알아가면 더 이해하기 쉬울 수도 있어.



3. 연출에 관하여

이번 극장판에서 내가 정말 반한 부분이 바로 연출이야.

몇 가지 부분에서 풀어보려고 해.


음향) 인게임에서는 경주 할 때 음악이 있지? 그 뒤에 말딸들의 발소리가 들리는 정도고.

그런데 이번 극장판에는 경주 씬에 음악이 전혀 없어. 숨막힐 듯한 정적에 가깝지. 특히 게이트인 후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까지의 몇 초 동안은, 그야말로 정적 그 자체야. 아무것도 들리지 않거든.

대신 그 자리를 말딸들의 발소리와 숨소리로 채워 넣었어. 그것도 인게임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우퍼를 꽝꽝 울릴 정도로 묵직한 소리가 미친듯이 울리지.

이것 덕분에, 레이스 장면만 들어가면 심장이 빨라지고 호흡마저 가빠지는 것 같았어.

실제로 경마장에서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고 해야 하나.

난 경마를 본 적이 없지만서도.


작화) 일상 파트와 레이스 파트에서 작화가 완전히 갈려.

일상 파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말딸 애니의 작화에 가까운, 둥글둥글하면서도 샤프한 느낌이야.

하지만 레이스 파트에서는, 완전히 스포티하고 샤프하다 못해 칼날처럼 날카로운 작화로 변해. 스탭 롤에 협력 업체로 가이낙스, 샤프트, 트리거가 있던데, 아마 이 쪽 영향인 것 같아.

심지어 달리는 장면들에서는 인체 구조를 일부러 박살내고, 그만큼 스피디한 연출에 갖다 바쳤지.

말딸은 '말'을 '의인화'해서 '달리기'를 시키는 작품이니, 이 '달리기'를 어떻게 '말'의 그것에 가깝게 할 지가 관건이겠지.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번 극장판은 완전히 성공했다고 봐. 특히 아그네스 타키온의 달리기에서는 '말'이 보일 정도로 다리가 호쾌하게 뻗거든.

그리고 표정에도 주목했으면 좋겠어. 특히 아그네스 타키온은 특유의 광기를 잘 살려 놨거든.

그런 스피디하고 기괴할 정도로 필사적인 레이스 파트를 넘기고 나면, 또 다시 일상 파트로 돌아와.

하지만 그렇게 갑자기 작화의 분위기가 바뀌는데도, 전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아.


그 외 이것저것) 신데렐라 그레이에서 '존'이라 부르는 개념이 있었지. 정사는 아니지만, 이번 극장판은 그것과 비슷한 연출을 많이 사용해. 그리고 인게임의 고유 스킬을 의식한 연출도 많이 보이지. 고유 스킬 연출을 그대로 쓴 건 아니지만, 각 캐릭터의 특징에 맞는 연출을 새롭게 창조해냈어.

예를 들어 후지 키세키는 길 위에 스포트라이트가 깔리고, 그 번쩍이는 길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

이건 정말 직접 봐야 알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맨하탄 카페의 '친구'도 어떤 느낌인지 연출이 되어 있어. 

나름 하나의 장치로써 작용하기도 하니까, 주의 깊게 봤으면 해.



4. 정글 포켓

정글 포켓의 키워드를 나름대로 꼽아보자면,

힘, 열정, 연대, 혈기, 최강, 존재, 개척, 천성, 프리즘, 후지 키세키

난 이렇게 생각해.

맨 처음 중앙의 말딸들을 무시하면서 "아가씨들의 달리기, 구경이나 해볼까?"라며 경마장에 왔지만, 후지 키세키의 달리기를 보고 완전히 매료되어서 "나도 저렇게 달리고 싶다"면서 트레센 학원에 오게 되거든.

즉, 이 극장판에서 정글 포켓은 혈기 넘치는 도전자이자, 후지 키세키와 트레이너의 꿈이라고 할 수 있어.

천성의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최강을 개척하기 위해 뛰는 캐릭터지.

그와 동시에, 이 넘치는 혈기와 챌린지 정신이 정글 포켓의 최대의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해.

도전자로써 혈기가 넘친다는 건, 도전할 상대가 사라졌을 때 완전히 꺼져버리는 동기가 되기도 하거든.

이 부분을 보여주는 장치가 바로, 정글 포켓이 가진 프리즘 목걸이야.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직접 보길 바래.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명대사는 "먼저 간다"



5. 아그네스 타키온

아그네스 타키온의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지성, 광기, 천부, 집착, 가능성의 한계, 의미, 재능, 운명, 실험실, 맨하탄 카페

이렇게 생각해.

정글 포켓과 완전히 대비되는 것도 있고, 일치하는 부분도 있어. 

정글 포켓의 '천성'과 달리 아그네스 타키온에게는 '천부'라고 했는데, 나는 천성과 천부는 다른 개념이라고 보는 쪽이야. 천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존재하는 '성질'이지만, 천부는 발견되고 발현된 '재능'이라는 느낌이야. 이해 못 했으면 그게 정상이야. 나도 이해 못 했거든. 철학이라는 건 보통 이런 식이야. 이래서 철학자가 개새끼들인 거임.

아무튼, 아그네스 타키온은 '광기'라는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 캐릭터지만, 갈수록 광기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보여져. 자신을 뛰어넘고 자신보다 한 층 더 나아가, '우마무스메의 본능 그 너머에 있는 것'에 도달할 우마무스메를 찾고 있다는 느낌을 계속해서 주거든.

그래서 아그네스 타키온의 대사를 보면, 레이스 전후의 대사보다는 실험실에서 하는 대사가 훨씬 많은 편이야. 레이스는 타키온에게 있어서 '실증의 과정'일 뿐이지, 승패는 중요치 않거든.

하지만 그 '한계'에 도달하기 직전에 굴건염이 찾아오면서 타키온의 서사는 대전환기를 맞이하게 돼. 이 부분은 직접 영화로 보길 바래.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명대사는 "불타버린 시체의 잔광"



4, 5-1. 두 사람의 관계성

이번 극장판은 사실상 정글 포켓 vs 아그네스 타키온이 중점이야.

하지만 이 두 캐릭터가 실질적으로 맞붙는 건 단 2번의 레이스에 불과해. 극장판에 나오는 레이스는 후지 키세키의 레이스와 정글 포켓의 데뷔 과정을 제외해도, 적어도 5번은 족히 넘는데 말이야.

이 2번의 레이스가 정글 포켓과 아그네스 타키온의 거의 모든 서사를 담고 있어. 개인의 레이스에도 중요한 서사가 담겨있긴 하지만, 이 둘의 충돌은 이 단 두번의 레이스가 결정 짓는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야.
나는 이 둘의 관계를 이렇게 정리하고 싶어.

최강(본성) VS 재능(이성)

이성에 의한 좌절 VS 본성에 의한 좌절

사실상 서로가 서로의 카운터가 되는 건데, 반대로 자신이 자기 자신의 카운터가 되기도 해.

어떻게 전개되는 지는, 영화로 직접 보길 바래. 이 좌절을 넘어가는 과정도 정말 멋있게 표현되거든.



6. 티엠 오페라 오

오페라 오에 관해선, 정말 별로 할 말이 없어.

왜냐하면 꾸준히 오페라 오의 '세기말 패왕' 이라는 속성을 강조하긴 하지만, 이것이 영화 내에서 직접적으로 묘사되는 건 초반부의 레이스와, 가장 마지막의 재팬 컵 한 파트 뿐이거든.

초반부의 레이스는 어떤 레이스였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G1급 중상이었던 건 분명해.

하지만 그 짧은 분량이 30분짜리 서사로 느껴질 정도로 장대한 분위기 속에 오페라 오를 보여줘서, 충분히 '패왕'으로써의 위엄을 보여줬다고 생각해. 

그러면서도 패왕으로써 우쭐대며 다른 이들을 무시하지 않아. 

다른 이들에게도 충분히 '패왕'의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라이벌들도 "패도"를 걷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거든. 그러면서 "자랑스러워 해라! (나의) 패도의 궤적의 한 페이지가 되는 것을."이라고 하며 자신감을 드러내지. 



7. 새 시대의 문

https://www.youtube.com/watch?v=jkGNCfSLVtE


영화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2001년 일본 더비야.

후지 키세키가 이루지 못한 꿈이자, 후지 키세키와 정글 포켓의 트레이너인 나베 트레이너가 꿈꾸던 더비마의 탄생 현장이기도 하지.

이 중계 안에 이번 영화의 타이틀이 들어 있어. 그래서 타이틀이 '새 시대의 문'이 된 것 같아.

"새 시대의 문을 열어 젖힌 것은 국산마 정글 포켓!!!!"

이 '새 시대의 문'이라는 것은, 그 동안 엄청난 성적을 남겨오던 후지 키세키, 아그네스 타키온의 시대, 즉 구 체제의 붕괴를 의미해.

하지만 그와 동시에 최강을 향해 달려가는 정글 포켓, 그와 함께 하는 단츠 플레임, 그리고 친구를 따라잡고자 뛰는 맨하탄 카페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의미하지. 이 셋의 관계성은 여름 합숙 파트부터 본격적으로 묘사되는데, 나는 이 셋의 서사를 이렇게 표현하고 싶어.


단츠 플레임 - (정글 포켓을) 따라잡고 싶다

맨하탄 카페 - (친구를) 따라잡아야만 한다

정글 포켓 - (아그네스 타키온을) 따라잡고 말겠다


사실 아그네스 타키온, 정글 포켓, 맨하탄 카페, 단츠 플레임의 원본마의 출생 년도는 모두 1998년이야. 즉, 세대는 완전히 똑같지. 하지만 '최강의 세대 교체'라는 면에서는 충분히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런 면에서 보자면, 새 시대의 문이라는 제목은 당연하면서도 끝내주는 작명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마지막 위닝 라이브는 신곡으로 마무리 돼. 라이브 영상이니 즐겁게 감상하면 될 것 같아.

위닝 라이브가 끝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면서 스탭롤이 올라가는데, 이 곡은


정글 포켓 1위 버전 우마뾰이야. 




이렇게 영화는 끝나게 돼.

개인적으로 우마무스메 영상화 작품 중에서 원탑이라고 생각해. 

돈을 대체 얼마나 쏟아 부은 건지 가늠조차 안 될 정도야.

중간중간 카메오처럼 다른 우마무스메들도 나오니까, 최애가 있는지 보면서 봐도 재밌을 거야.

스윕 토쇼? 의 어렸을 적 모습도 나오더라. 정말 스윕 토쇼가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또 다른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우마무스메 라는 식으로 나온 것 같아.

나는 라이스 샤워를 좋아하는데, 우리 라이스 그래도 대사 있는 한 컷 나와서 행복했어.

꽤 자주 화면에 비치는 카메오는 나리타 탑 로드, 카렌짱, 어드마이어 베가, 메이쇼 도토, 하루 우라라 정도야.

아무튼, 한국에도 개봉한다는 것 같던데, 개봉하면 즐겁게 봤으면 한다.


맞다 입장자 특권 코드 입력해봤는데

머니 120,000개

중거리 슈즈 60개

빛나는 꿈 3개

호프풀 스테이크스 우승기 50개

터프니스30 2개

당근 젤리 2개

여신상 10개

이렇게 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