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얀붕이가 여자친구인 재벌 얀순이를 위해서 식당에서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5성급 호텔 레스토랑 종업원들에게 일일이 이벤트를 위한 준비를 부탁하는거지.


근데 얀순이는 꿈에도 얀붕이의 생각을 모르고 그날 너무 일에 치여있었고 그저 얀붕이랑 단둘이서 즐거울 시간만 보내고 싶은거야.


얀붕이는 당연히 얀순이의 사정을 모르고, 항상 얀순이가 자기가 만들어준 음식들이 맛있다고 칭찬해줬기 때문에 자기 요리 실력을 믿고 직접 얀순이가 좋아한다고 말했던 음식들을 직접 요리하고, 이벤트 맨 마지막 순서 때 청혼을 하기 위해 반지를 숨겨놓는거지.


그렇게 바빴던 하루가 끝나고 머리 끝까지 짜증과 피곤함이 차올라있던 얀순이는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던 호텔 레스토랑 앞에서 서있는 얀붕이를 보고 언제 짜증났냐는듯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얀붕이에게 달려가.


"얀붕아, 오늘 일이 조금 늦게 끝나서... 많이 기다렸지.. 미안해.."


"아니에요, 누나. 저도 방금 나왔어요. 그리고 어차피 실내인데요.. 헤헤."


얀붕이의 귀여운 미소와 사랑스러운 말에 얀순이는 못참겠다는 듯이 얀붕이를 포옥 끌어안아.


그리고 얀붕이랑 저녁 식사 내내 단둘이서 즐겁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생각에 들떠있었어.


그런데 왠걸, 자꾸 식당 종업원들이... 그것도 거슬리게 여종업원들이 자꾸 자기 테이블 근처에 서성거리면서 시키지도 않은 서비스들, 이벤트들을 해주는거야.


얀붕이는 그걸 만족스럽다는듯이 지켜보고 있고...


얀붕이가 만족하면 얀순이도 좋았지만, 자신은 얀붕이와 단둘이 있을 수 있는 시간들만 기다려왔는데 너무 짜증나는거야.


여종업원들이 자꾸 얀붕이를 바라보며 어떤 신호를 보내는 것 같은것도 짜증나 미쳐버릴 것 같았던 얀순이.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어.


"다음 코스 요리입니다.."


"얀붕아, 이거 너가 준비한거야?"


순간 얀붕이는, 종업원의 말을 끊고 말하는 얀순이가 자신의 계획을 눈치챘나 싶어서 깜짝 놀라 고개를 마구 저어.


얀순이는 얀붕이가 고개를 젓는걸 보고, 종업원들 자기들 맘대로 자기들만의 시간에 침범하고 있다고 확신해.


"저기요, 이제 그만해주시겠어요?"


"..네, 네...?"


"저희가 VIP라고 이러시는건 알겠는데, 솔직히 많이 불편하네요. 이런 말씀 안드리려고 그랬는데, 음식맛도 오늘따라 최악이구요. 제 남자친구한테 이런 음식 먹이는 거 너무 불편해요."


꿈에도 얀붕이가 레스토랑 조리실에서 직접 요리 했을거라고 상상도 못하는 얀순이의 입에선 거침없는 독설이 이어져나왔어.


"그리고 저희가 VIP라고 이런 이벤트 준비하신것 같은데 어떤 생각으로 준비하신건지도 모르겠어요. 너무 부담스럽거든요? 저, 오늘 남자친구랑 단둘이서 식사하고 싶으니까 이제 더 이상 관심 꺼주셨으면 좋겠어요."


".....네, 죄송합니다. 고객님."


종업원들은 본인 기분보다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한 얀붕이의 눈치가 너무 보여서 조용히 물러났어.


얀붕이는 상처를 입긴 했지만, 얀순이의 기분이 안 좋아보이기도 했고 자기가 준비했을거라는 걸 꿈에도 모를테니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넘어갔어.


"미안해, 얀붕아.. 너 앞에서 짜증내고 싶지 않았는데... 나는 그냥 너랑 단둘이서 밥 먹고 싶었던건데 저 사람들이 자꾸 귀찮게 굴어서 짜증내버렸어. 미안해?"


얀순이가 진심으로 사과를 하기도 했고 말이야. 물론 사과할 방향이 다르긴 했지만.


얀순이는 그렇게 자기 바람대로 즐거운 얀붕이와의 대화시간을 늦게나마 보낼 수 있었어.


그리고 밥을 다 먹고, 얀순이는 계산하기 전에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했고 얀붕이는 얀순이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종업원들에게 원래 프로포즈 할때 주려 했던 청혼 반지를 다시 받아냈어. 얀붕이는 오늘 자기의 기획력을 반성하고, 다음엔 꼭 제대로 청혼하겠다고 다짐해.


그렇게 얀순이는 화장실에서 나와서 얀붕이를 향해 가려는데 자기 반대방향 홀에서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고 있는 종업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말아.


"VIP 남자분이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어떡해..."


"여자는 아려나? 자기가 최악이라고 말한 음식... 그 남자분이 한거라는거.."


"얼굴은 예쁜데 성깔은 상당하더라. 이런 이벤트 어떤 생각으로 했냐느니..."


"그래도 자기 남친한테는 지극정성이던데? 그러니까 더 알고 싶다. 우리한테 쿠사리 줬던 이벤트... 그거 다 자기 남친이 기획했던거라는거.."




툭--


얀순이는 멍하니 빛이 없어진 눈으로 얀붕이가 작년 자기 생일 때 선물해줬던 지극정성으로 아끼던 명품백까지 떨어트리고 말아.


이때 얀순이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얀붕이에게 달려가 할 행동은?